[국민연금 주주권 행사]한솔케미칼, 주총 '동행' 행보…외부주주에 열린경영총수 일가와 지분 차 '1.52%P'…2014년 이후 주총서 반대표 행사 없어
박기수 기자공개 2019-02-08 11:11:44
이 기사는 2019년 01월 31일 14: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민연금의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가 예고된 가운데 국민연금이 13.51%의 지분을 갖고 있는 한솔케미칼의 경우 그동안 모든 안건에 대해 찬성했다. 외부 주주의 경영 참여와 자문에 비교적 관대한 문화를 갖고 있는 한솔그룹이 사전에 연기금측의 견해와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솔케미칼은 국내 기업 중 국민연금 보유 지분율이 세 번째(한라홀딩스 13.92%, 풍산 13.55%)로 높다.◇최대주주와 지분 차이 '1.52% 포인트'
3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솔케미칼은 오너 일가의 지분율이 15.03%(조동혁 명예회장 14.47%,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 0.31%, 조 명예회장의 부인 이정남 씨 0.13%, 조연주 부사장 0.02%, 박원환 사장 0.09%)다. 국민연금과의 지분율 차이가 1.52%포인트밖에 나지 않는다.
국민연금이 한솔케미칼의 지분을 취득하기 시작한 것은 2007년 말이다. 당시 국민연금은 한솔케미칼의 지분 5.81%(65만6000주)를 취득하며 5% 이상 주주가 됐다. 이후 현재까지 지분을 차곡차곡 늘리며 최대주주와 지분율 차이가 거의 없는 2대주주가 됐다.
'지분율'로만 놓고 해석하면 오너 일가의 영향력과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비슷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이에 스튜어드십 코드가 정례화되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이전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질 경우 한솔케미칼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있다.
하지만 한솔그룹은 외부 주주에게 늘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왔던 곳이다. 한국기업지배구조펀드(KCGF)가 지분을 매입했던 2007년 이후 이 펀드가 추천한 인사를 사외이사에 임명했고 사외이사의 의견을 경영에 자주 반영했다. 한솔건설 자금 지원 중단 결정도 외부주주의 요구가 큰 영향을 줬다. 당시 펀드 관계자는 "조동길 회장이 열린 경영을 했고 의견을 많이 존중해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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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 '동행' 행보…2014년 이후 반대표 행사 전무
국민연금은 지금까지 한솔케미칼이 의사 결정을 할 때 걸림돌이 아닌 '예스맨' 역할을 해왔다. 국민연금은 최근 몇 년간 한솔케미칼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사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액 승인 등 모든 안건에 찬성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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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이 곧 '국민연금=최대주주 반대 세력'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주주 가치가 제고되는 방향으로 국민연금은 우군이 될 수도, 적군이 될 수도 있다. 우군이 될 경우 보유 지분율이 낮은 한솔케미칼의 오너 일가는 든든한 지원군을 얻는 셈이다.
특히 한솔케미칼은 최대주주의 낮은 지분율 탓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기업으로 곧잘 지목돼왔다. 이 리스크는 2015년 7월 KB자산운용이 지분 18.0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 자리에 올랐을 때 특히 불거졌다. 물론 KB자산운용의 지분 투자 목적이 경영 참여가 아닌 단순 투자였기 때문에 경영권이 흔들리는 일은 없었다.
현재 한솔케미칼의 우호 지분으로 볼 수 있는 것은 5.48%의 지분을 보유 중인 우리사주조합뿐이다. 조 명예회장을 비롯한 오너 일가 지분을 합치면 20.51% 수준이다. 다만 여기에 국민연금 지분이 합쳐지면 우호 지분율은 34.02%로 높아진다.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한솔그룹 내부에서는 우선 지켜보자는 분위기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우선 주주 가치 제고에 최선을 다하자는 게 목표"라면서 "스튜어드십 코드가 어떻게 적용할지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주 가치 제고의 결과물인 주가의 경우 한솔케미칼은 장기적으로 상승세에 있다. 2009년 주당 4470원에 그쳤던 주가는 한솔그룹이 지주자 전환을 거친 이후 급등해 2015년 중순 10만3500원까지 치솟았다. 이후 조정 과정을 거쳐 현재는 8만원대 중반(29일 종가 기준 8만6200원)을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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