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케미칼, 한솔씨앤피 왜 팔았나 실적·현금창출력 하락에 보유 매력↓…상장후 재무구조는 개선
박기수 기자공개 2018-08-20 08:24:17
이 기사는 2018년 08월 17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년 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며 글로벌 코팅 솔루션 기업으로의 도약을 다짐했던 한솔씨앤피가 한·중 합작펀드에 매각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스닥 상장 이후 실적과 현금창출력이 급격히 하락하며 캐시카우로서의 구실을 해내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상장 이후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한 덕에 매각 절차는 순조로웠던 것으로 보인다.지난 14일 한솔케미칼은 자회사인 한솔씨앤피의 지분 전량(50.08%)을 SBK파트너스와 스카이루트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전체 매각가는 262억원이다. 처분 예정 일자는 다가오는 11월 30일이다.
2007년 12월 한솔케미칼은 IT 코팅소재사업 진출이라는 계획을 세우고 한솔씨앤피(당시 대영고분자)의 지분 90%를 112억 5000만원에 인수했다. 이후 잔여 10% 지분을 인수하며 100% 자회사로 삼고 사명을 한솔씨앤피로 탈바꿈시켰다.
2000년에 설립된 한솔씨앤피는 모바일, IT 기기의 코팅재 등을 생산하는 IT 디바이스 코팅재 전문 업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 등을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코스닥 상장 당시만 해도 한솔씨앤피의 평균 주가는 1만 4000~8000원 정도에 형성됐다. 2016년 4월에는 2만 8000원까지 뛰어오르기도 했다. 그러다 지난해 초부터 주가가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매각 발표 전날인 13일 종가 기준 한솔씨앤피의 1주당 가격은 7810원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주가가 반 토막난 셈이다.
오히려 한·중 합작펀드로의 매각이 발표되면서 주가가 소폭 상승했다. 16일 종가 기준 한솔씨앤피의 주가는 8360원이다. 사흘만에 7%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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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무상태는 안정적이었다. 상장 이후 재무구조 안정화에 힘을 쏟았던 덕을 봤다. 한솔씨앤피의 올해 상반기말 기준 자산총계는 438억원이다. 부채총계와 자본총계는 각각 126억원, 31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40.24%다. 통상 200% 이상이면 양호한 수준이라고 평가되는 유동비율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255.13%다.
차입금 의존도도 낮은 상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한솔씨앤피의 총 차입금은 35억원에 그친다. 총 현금 및 현금성자산 36억원보다 낮은 수치라 순차입금과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 상태다. 차입 상환에 대한 여력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2016년 말 이후 이익잉여금이 감소세이긴 했지만 여전히 곳간에 103억원을 쌓아둔 상태다.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순차입금비율은 코스닥 상장 이후 모두 긍정적인 방향으로 움직였다. 코스닥 상장 전 한솔씨앤피는 부채비율 142.94%, 유동비율 135.88%, 순차입금비율 24.09%를 기록하고 있었다. 상장 이후에 재무구조를 크게 개선하면서 상장 첫 해 유동비율을 237.24%로 끌어올리고, 부채비율은 47.32%로 현저히 낮췄다. 순차입금비율은 마이너스(-)대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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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창출력을 비롯해 점차 약화하는 실적이 고민거리였다. 모회사 한솔케미칼에게 캐시카우로서 매력이 떨어졌을 만한 대목이다. 코스닥 상장 이후 한솔씨앤피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하락세를 보였다. 상장 첫해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554억원, 62억원을 기록했던 한솔씨앤피는 이듬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3%, 87.1% 하락한 458억원, 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했다. 한솔씨앤피는 올해 상반기 누적 매출 165억원, 영업이익은 -30억원을 기록해 적자 전환했다. 영업이익률은 상장 첫해 11.15%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1.76%, 올해 상반기에는 -18.02%로 수직 낙하했다.
현금창출력도 시간이 갈수록 악화했다. 한솔씨앤피는 상장 직전 해인 2015년 영업활동으로만 약 77억원을 창출해냈다. 상장 첫 해에도 79억원을 영업활동으로만 뽑아내며 시장의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지난해(25억원), 올해 상반기에는 -29억원으로 고꾸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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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씨앤피 매각으로 모회사인 한솔케미칼의 재무지표도 한층 더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한솔케미칼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자본총계와 부채총계가 각각 4154억원, 4182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00.68%다. 지난해 말 기준 85.06%보다 15.62%포인트 높아진 상태다.
한솔씨앤피는 결국 11년 만에 한솔의 품을 떠나게 됐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새로운 신규 사업 모색을 위한 자금 확보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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