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2월 11일 07: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할까요?"삼성전자 유럽법인의 한 고위 임원은 최근 기자와 만나 이같이 물었다. 트럼프 정부가 들어서고 미중 무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그 여파가 유럽으로 오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업체들이 판로를 찾아 유럽으로 거세게 몰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 스마트폰 사업에 대한 우려가 컸다. 유럽은 북미와 함께 스마트폰 사업의 성패를 가르는 전통의 프리미엄 시장이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내수를 넘어 인도, 동남아시아 등 중저가 시장을 공략하던 때와 차원이 다르다고 말한다.
가성비폰은 옛말이다. 기술 혁신에 집중 투자하면서 화웨이, 샤오미, 오포 등은 빠르게 프리미엄 시장을 파고들고 있다. 삼성이 유럽 프리미엄 시장까지 중국에 뺏겼다간 삼성의 무선사업 자체가 휘청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 유럽법인은 전체 매출의 약 70%를 스마트폰에서 내고 있으며 이 중 프리미엄 비중이 절반이다. 지난해 IM부문이 전체 스마트폰 판매량 감소에도 영업이익 10조원의 벽을 지켜낸 것도 북미와 유럽 덕분이다.
삼성은 오는 20일(현지시간) 공개되는 갤럭시S 10주년 기념작에 사활을 걸고 있다. 상향평준화된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별화를 위해 풀스크린 완전판, 디스플레이 지문인식 등 중국 업체들이 따라잡기 힘든 기술을 탑재했다.
언팩 장소도 유럽이 아닌 미국으로 옮겼다. 애플의 본고장인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처음으로 언팩이 열린다. 삼성의 혁신을 각인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유럽으로 몰리는 중국 업체들을 피하기 위한 것도 있다.
화웨이와 샤오미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개막 전날인 24일 각각 폴더블폰과 5G폰을 공개한다. 그동안 삼성이 주로 언팩을 열던 일정도 과감히 포기했다. 중국 업체로 관심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언팩이 유럽에서 열리진 않지만 지난달 프랑스 파리 콩코드광장의 옥외광고로 S10 출시를 알렸다. '미래를 펼치다'는 한글 문구였다. 한국 기업이라는 자부심과 혁신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기 위해 처음으로 한글 마케팅을 실시했다. 갤럭시S10이 유럽시장에서 '펼쳐나갈 미래'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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