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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 우회적 1조 몸값 기대…IB업계 '회의적' 증권사에 조단위 주관 실적 확인…내년 순이익도 400억 제시

이경주 기자공개 2019-02-18 11:31:42

이 기사는 2019년 02월 15일 17: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추진에 나선 블랭크코퍼레이션(이하 블랭크)이 1조원 이상의 몸값에 대한 기대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보기에 따라서는 주관사 후보들에게 암묵적으로 고밸류 제시의 압박을 가하는 모양새로 비춰질 만도 하다.

블랭크는 IPO 주관사 선정을 위해 증권사들에게 보낸 입찰제안서(RFP)에 조 단위 딜 경험을 묻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그 결과 적격후보(숏리스트)도 모두 빅딜 경험이 있는 초대형IB들로 구성됐다. 더불어 블랭크는 상장 목표시기인 2020년까지 당기순이익이 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자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단위 기업가치(밸류)가 제시되길 바라는 또 다른 근거라는 평가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블랭크는 지난달 증권사 8곳에 보낸 RFP에 1조원 이상의 IPO딜을 주관한 적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내용을 담았다. IB업계 관계자는 "RFP에 기대 밸류를 직접적으로 적시한 것은 아니지만 1조원 이상 딜을 했었던 증권사들의 실적을 원하는 내용을 담았다"며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기업가치를 1조원 이상 제시해야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적격후보도 모두 빅딜 경험이 있는 초대형IB들만 됐다. 주관사 선정을 위해 이날 진행한 PT(프레젠테이션)에는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만 적격후보로 참여했다. 중형 하우스인 대신증권은 최근 들어 괄목할만한 활약을 보이고 있지만 빅딜 경험이 많지 않아 제외됐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IPO시장 주관실적(4252억원) 2위였다. 같은 해 NH투자증권(2827억원)이나 한국투자증권(3669억원)보다 실적이 좋았다. 그만큼 블랭크가 빅딜 경험을 중요하게 따졌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2017년 역대 공모 규모 2위인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를 대표주관한 경험이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해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7억원) IPO를 대표주관하고 오렌지라이프(1조1055억원)를 공동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넷마블게임즈, KB증권은 오렌지라이프 공동주관사로 활약했다.

블랭크는 더불어 상장 시기 수익성이 크게 개선될 것이란 자신감도 보이고 있다. 블랭크는 증권사들에게 2020년 순이익 가이던스(전망치)를 약 400억원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실화만 된다면 1조 원대에 가깝게 밸류 산정을 할 수 있다.

IPO를 추진하는 기업 밸류를 산정할 때 활용지표로 통상 EV/EBITDA, PSR, PER 등이 사용된다. EV/EBITDA는 감가상각비가 큰 제조업체에 사용되는 경우가 많고, PSR(주가를 주당 매출로 나눈 비율)은 성장성은 높은나 아직 이익이 나지 않는 기업에 주로 사용된다. 일명 '테슬라요건상장' 기업들에 해당된다.

PER(주가수익비율)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비율로 IPO시장에서 가장 일반적으로 쓰인다. 블랭크는 순이익 확대에 자신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PER을 선호할 가능성이 있다. 최근 상장하고 있는 일반적인 기업들의 PER 멀티플은 20~25배 수준에서 결정되고 있다. 블래크가 전망한 2020년 순이익 400억원에 PER멀티플 25배를 적용할 경우 기업가치가 1조원으로 산정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1조원 대 몸값을 기대하고 400억원대 순이익 전망을 제시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순이익 등은 어디까지나 전망치이지 현재로선 블랭크가 기대하는 수준으로 몸값을 산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블랭크는 매출과 순이익이 가파르게 상승하는 추세긴 하다.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블랭크는 2016년 41억원이던 매출이 2017년 477억원으로 1060.9% 증가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6억원에서 154억원으로 2066.6% 증가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400억원 대 순이익을 실현하려면 과거와 비슷한 속도로 2020년까지 실적이 개선돼야 한다.

블랭크코퍼

한 IB관계자는 "PT에 참여한 일부 증권사는 내부적으로 산정방식에 대해 격론을 벌일 정도로 결론을 쉽게 내리지 못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PT에선 높은 몸값을 제시한 증권사가 대표주관사가 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결국엔 정밀한 실사를 거치면서 현실적으로 눈높이를 맞춰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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