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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랭크코퍼의 선택은 '한국증권'…IPO 주관 비결은 초대형IB 경합, 밸류 차이 영향 無…솔직함으로 접근, 실무진과 조화 중시

이경주 기자공개 2019-02-28 08:21:37

이 기사는 2019년 02월 27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투자증권이 블랭크코퍼레이션 기업공개(IPO) 대표주관사 자리를 꿰찼다. 쟁쟁한 경쟁자들을 제치고 낸 성과다.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 KB증권 등 모두 초대형IB(자본규모 4조원 이상)들과 경합을 벌였다.

당락을 가른 것은 경험도, 높은 밸류(기업가치) 제시도 아니었다. 4개사는 모두 빅딜 경험이 풍부했으며, 1조원 이상의 밸류를 내세웠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최우선으로 본 것은 실무진과의 '궁합'이었다.

27일 IB업계에 따르면 블랭크코퍼레이션은 한국투자증권 선정 이유에 대해 '핏(fit)이 가장 잘 맞을 것 같기 때문'이라고 IB관계자들에게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이틀 전(25일) 한국투자증권 선정 사실을 공식화 했다.

밸류는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것이 공통된 목소리다. 앞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적격후보(숏리스트)였던 4개사(NH, 미래, 한투, KB)를 상대로 이달 15일 주관사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을 진행했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우회적으로 1조원 이상의 몸값을 드러내왔던 만큼 4개사 모두 PT에서 만족할 만한 고밸류를 제시했다. IB업계 관계자는 "모두 1조이 넘는 밸류를 제시했으며 증권사간에도 큰 차이는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경험도 대동소이했기 때문에 당락 요인이 아니었다는 분석이다. NH투자증권은 2017년 역대 공모 규모 2위인 넷마블게임즈(2조6617억원)를 대표주관한 경험이 있다. 미래에셋대우도 같은 해 셀트리온헬스케어(1조87억원) IPO를 대표주관하고 오렌지라이프(1조1055억원)를 공동주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넷마블게임즈, KB증권은 오렌지라이프 공동주관사로 활약했다. 다만 NH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가 대표주관 경험은 더 풍부하다.

일부 증권사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했지만 블랭크코퍼레이션은 결과적으로 마다했다. 또 다른 IB관계자는 "한 증권사는 IB대표와 중국 법인장까지 총 동원해 PT에 참석했다"며 "더불어 PT에서 직접 투자를 병행할 의지가 있고, 중국 최대 미디어 기업 텐센트 투자 유치까지 할 수 있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블랭크코퍼레이션은 실무진간 '궁합'을 가장 최우선 순위로 뒀다는 평가다. 한국투자증권은 수년 전에는 다소 과도한 마케팅으로 시장에 부담을 준다는 지적을 받았다. 내부적으로 성과주의 문화가 강했던 탓이다. 반면 지난해 말부턴 분위기가 바뀌어 진중하고 성실한 이미지를 쌓아 가고 있다. 이번 PT에서도 경쟁사들 대비 과도한 마케팅은 자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블랭크코퍼레이션이 오히려 이 같은 면을 높게 샀다는 평가다.

앞선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제안을 하는 등 포장을 너무 많이 하면 되레 신뢰가 떨어지고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며 "한국투자증권이 솔직 담백한 모습을 보인 것이 블랭크측 마음을 움직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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