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코 '금융 플랫폼 도약'…흑자 전환도 눈앞 [NHN 분할 5년 리뷰]③적자 서비스 → 간판 서비스로…금융위 핀테크 규제 완화 수혜 전망
정유현 기자공개 2019-03-06 08:18:19
[편집자주]
NHN엔터가 네이버와 분할한 지 5년이 지났다. NHN엔터는 네이버와 결별 후 게임 사업 비중을 낮추고 사업 다각화에 나서며 빠른 성장을 보이고 있다. NHN엔터는 3월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에서 '엔터'를 떼어 내고 기술 기업 NHN으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NHN은 검색부터 게임, 간편결제와 클라우드로 변신을 거듭했다. 치열한 IT 산업 환경 속에서 성장을 해온 NHN의 비결과 노하우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3월 05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 신사업의 핵심인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PAYCO)'가 올해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기업이 신규 서비스 출시 후 흑자 전환 목표를 5년으로 세운다. 페이코는 이보다 1년 빨리 흑자전환 달성이 유력하다.연간 500억원대의 적자를 보던 페이코는 매분기 적자폭을 줄이더니 지난해 4분기 약 1400억원 대의 매출을 냈으며 영업손실을 4억원까지 축소했다. 페이코 매출 증가와 효율적인 마케팅 집행 뿐 아니라 NHN한국사이버결제 (NHN KCP)와 인크로스가 연결로 편입된 효과가 컸다.
올해는 오프라인 결제액 증가와 더불어 정부의 금융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 추진으로 인해 핀테크 결제 시장의 자체 성장이 기대되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다. 페이코는 올해 간편 결제 서비스를 넘어 대출, 보험, 채널링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선보이는 '간편 금융 플랫폼'으로 한단계 도약할 방침이다. 자체 수익성 개선 노력을 통해 자회사 연결 편입 효과를 넘어서 서비스 자체로 흑자 전환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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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無 플랫폼 전략 통했다…2018년 말 누적 거래액 8조4000억원
페이코는 NHN엔터가 2013년 8월 네이버와 계열 분리를 단행한 이후 가장 집중했던 신사업이다. 간편 결제 시장의 성장성을 본 NHN엔터는 정연훈 NHN페이코 대표를 필두로 2014년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온라인 결제 시스템 확보를 위해 NHN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 하고 결제 서비스 확대를 위해 다양한 업체에 투자를 단행하며 페이코 사업을 확장시켰다.
문제는 간편결제 시장이 초기단계에 있어 자리를 잡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는 점이었다. 특히 네이버페이나 카카오페이와 같은 종속 플랫폼이 없었기 때문에 공격적인 마케팅은 필수였다. NHN엔터는 페이코 확장을 위해 TV CF 및 할인 서비스 등을 제공하며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했다. 대규모 마케팅비 지출은 NHN엔터의 실적 저하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적자 속에도 NHN엔터의 페이코 사업에 대한 자신감은 흔들리지 않았다. 페이코는 2016년 12월 기준 월 거래액은 1000억원,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페이코의 성장가능성을 본 NHN엔터는 페이코 사업을 분리했고 2017년 4월 1일자로 페이코는 독립 법인 'NHN페이코'로 출범했다. 분사 후 GS홈쇼핑, 한화인베스트먼트 등 외부 투자를 유치하면서 NHN엔터가 페이코 투자에 대한 비용 부담 등을 덜어낼 수 있었다.
NHN페이코는 공격적으로 사업 확장에 나섰다. 페이코는 간편결제에서 출발해 점차 간편송금, ATM 입출금, 포인트, 상품권, 카드, 멤버십 등 금융과 소비 행태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온라인 분야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가맹점도 T머니, 편의점, 카페 등 다방면으로 늘어나고 있다. 특히 지난해 삼성페이와 제휴를 통해 오프라인 결제 가맹점을 270만 곳까지 확장했다.
분사 후 NHN페이코는 2017년 4월~12월까지 8개월 간 약 366억원의 영업적자를 냈지만 마케팅 비용을 효율적으로 집행하며 지난해는 증권가 추산 연간 190억원의 손실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종속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강점으로 작용해 다양한 업체와 제휴를 진행하며 비용 감소세가 가팔라졌다. 페이코 앱 자체가 금융 플랫폼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성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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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분기 1조5000억원 수준이었던 누적 거래액이 지난해 말 기준 누적 거래액 8조4000억원, 연간 거래액 4조5000억원을 돌파했다. 실제로 결제하는 이용자수(PU· Paying User)는 2015년 8월 100만명에서 지난해 900만명으로 증가했다. 올해는 세밀하게 타깃팅된 대출 서비스, 보험 채널링, P2P 대출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로 확대하며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NHN페이코 관계자는 "지난해 한화생명과 제휴해 출시한 소액신용대출 서비스 '한화생명크레딧'을 출시했고 올해 대출 상품을 지속적으로 구성해 선보일 예정이다"며 "페이코 결제를 유도할 수 있는 특색 살린 대출 상품을 선보이기 위해 개발 중이며 향후 페이코 내에서 보험 채널링, P2P 대출도 고려중으로 간편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핀테크 후불 결제·한도 확대…간편 결제 전체 시장 규모 확대 전망
금융 당국의 핀테크 관련 규제 완화 분위기가 조성되며 페이코 뿐 아니라 올해 간편 결제 시장에 훈풍이 불고있다. 지난달 25일 금융위원회는 △핀테크 결제 사업자에 소액 후불 결제 서비스 허용 △간편결제 이용·충전한도 확대 방안이 포함된 '핀테크 및 금융플랫폼 활성화를 위한 금융 결제 인프라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간편 결제 서비스는 선불 기반으로 계좌에만 현금이 있어야 사용이 가능했다. 후불 결제 서비스의 허가를 받기 위해서는 자기자본 200억원 이상을 보유해야만 발급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중소 핀테크 기업들에게 사실상 허용되지 않는 영역으로 통해왔다.
신용카드 위주의 후불 결제에 익숙한 소비자들이 굳이 오프라인에서 간편 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었기 때문에 오프라인 간편 결제 시장 성장세가 더뎠다. 후불 결제가 가능해지면 매월 30만~50만원 정도를 계좌 잔액 없이도 간편결제 앱에서 신용결제를 할 수 있게된다. 오프라인 결제 대금 확대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기존에 200만원 이하로 묶여 있던 간편결제 이용·충전 한도를 최대 500만원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냉장고나 TV등 고가의 전자제품도 간편 결제 서비스를 통해 구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충전 한도가 확대된다는 것은 간편 결제 사용 금액 자체가 커지면서 소비자 입장에서 주요 결제 수단으로 채택될 수 있는 확률이 높아져 시장 전체가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 외에도 공동 결제시스템(오픈뱅킹)을 구축해 핀테크 기업이 현행 API이용 수수료보다 90% 이상 낮은 비용으로 금융결제망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페이코도 금융위의 규제 완화를 반기는 분위기다. 회사 측은 "규제가 완화되면서 전체 간편 결제 시장 판이 커지고 페이코도 혜택을 입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거래대금 증가 뿐 아니라 핀테크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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