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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코, 생활 밀착 플랫폼 성장…누적 거래액 6조원 [간편결제 시장 점검]⑦종속된 플랫폼 없다는 게 단점이자 강점…빅데이터 확보한 디지털 광고회사 '비전'

정유현 기자공개 2018-10-19 08:05:22

[편집자주]

2015년부터 개화한 간편 결제 시장이 진화하고 있다. 초기에 난립하던 ICT분야 간편 결제 사업자는 네이버·카카오·페이코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간편결제는 금융과 ICT, 유통을 아우르며 새로운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간편결제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운 패러다임이 될지도 관심사다. 페이 사업의 현 주소와 미래 전략을 진단해 본다.

이 기사는 2018년 10월 18일 11:1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NHN엔터테인먼트(이하 NHN엔터)는 2013년 8월 NHN(현 네이버)에서 게임 사업부문이 분할 돼 설립됐다. 분사 후 NHN엔터는 PC와 모바일 중심의 게임 사업을 펼치지만 한게임의 효자 상품이었던 고스톱,포커 게임(고·포류)게임이 사행성 규제로 제약을 받으며 매출과 영업이익이 하락하기 시작했다.

NHN엔터의 수장인 이준호 의장은 변동성이 큰 게임사업을 대신할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수익 확보를 위해 공격적 투자를 단행하기 시작했다. 종합 IT 회사로 변화하기 위해 NHN엔터는 취업포털부터 벅스, 티켓링크 등 비(非)게임 분야의 기업 인수합병에 나섰다. 클라우드 등 다양한 기술 을 보유하거나 유망한 업체에 투자도 단행했다.

이 의장이 주목한 것은 핀테크 사업이었다. NHN엔터는 궁극적으로 디지털 광고 회사로 거듭나는 것이 목표다. 게임, 쇼핑, 보안, 음악, 결제 등에서 확보한 이용자 정보를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사업에 활용하는 그림이다.

특히 데이터 중에서 활용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결제 데이터'가 꼽힌다. 타겟팅 광고를 위해서는 결제 이력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필수다. 구글이나 애플과 같은 글로벌 업체들도 소비 행태 관련 빅데이터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있고 네이버나 카카오도 페이 사업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NHN엔터는 전자결제대행 전문 기업인 한국사이버결제를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간편 결제 사업을 신사업으로 추진했다. 2015년 8월 간편 결제 서비스 '페이코'를 출시했다. 그동안의 M&A는 결제 사업 강화를 위한 서비스 데이터를 쌓는 일련의 과정이었다. 페이코를 통해 얻은 결제 데이터를 바탕으로 쇼핑 검색,광고, 금융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해 수익을 내는 것이 목표다.

◇ 지난해 4월 1일 NHN페이코 분사…2분기까지 누적 거래액 6조원

페이코 실제 결제자
페이코 실제 결제 이용자 수 (단위=만 명)

NHN엔터는 본격적으로 본격적인 사업 확장을 위해 NHN페이코 주식회사를 지난해 4월 1일자로 설립해 분리했다. 페이코 사업본부와 빅데이터 기반 광고 사업 부문을 분리해 간편결제 및 광고 사업을 고도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정연훈 당시 페이코사업본부장이 회사를 이끌고 있다.

페이코는 2016년 12월 기준 월 거래액은 1000억원, 누적 거래액은 1조원을 돌파했다. 페이코의 성장가능성을 본 NHN엔터는 전략적으로 회사를 분리해 독립적이고 전문적인 의사 결정 체계를 마련했다. 2017년 4월에는 월 거래액이 1500억원을 넘었고 누적 거래액이 1조5000억원을 넘었다.

올해 8월 분기 거래액이 1조1000억원을 넘었고 누적 거래액은 6조원을 돌파했다. 실제로 결제하는 이용자수는 2015년 8월 100만명에서 2018년 8월 기준 800만명으로 증가했다.

후발주자였던 페이코는 공격적 마케팅을 통해 결제 서비스를 기반으로, 결제, 금융, 쇼핑을 아우르는 '생활밀착형 결제 플랫폼'으로 발전하기 위해 서비스를 확대했다.

블락비 멤버 지코, 가수 이진아 등을 앞세워 '니나노송'으로 TV 광고 캠페인에 돌입하며 브랜드를 각인 시켰다. 간편결제에서 출발해 점차 간편송금, ATM 입출금, 포인트, 상품권, 카드, 멤버십 등 금융과 소비 행태 전반으로 서비스를 확대했다. 오픈마켓 같은 온라인 분야는 물론이고 오프라인 가맹점도 T머니, 편의점, 카페 등 다방면으로 늘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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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노력으로 페이코는 ICT기반 페이 사업자중 최다 결제처를 제공한다. 온라인에서는 10만 가맹점에서 결제가 가능하고 오프라인에서는 기존 페이코 티머니 사용처 10만곳과 페이코 오프라인 가맹 4만 여곳에서 결제가 가능했다. 지난 8월 삼성페이와 제휴를 하면서 오프라인 결제처가 전국의 신용카드 가맹 270만 곳으로 대폭 확대됐다. 서울시와 정부가 추진하는 서울페이 사업에 참여하는 협약을 체결하며 향후 오프라인 사업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 無 플랫폼 사업…단점→장점으로…제휴 통해 준(準)플랫폼 인프라 구축

[페이코_이미지] 페이코X현대백화점 결제
현대백화점에서도 페이코를 통해 결제가 가능하다 (사진=NHN페이코)

페이코의 장점이자 단점은 종속된 플랫폼이 없다는 점이다. 카카오가 카카오톡 플랫폼 기반으로 '카카오페이'를 네이버가 쇼핑 검색을 기반으로 '네이버페이'를 내놓으며 자사 플랫폼 위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가장 늦게 시장에 뛰어든 페이코가 플랫폼 없이 시장에 나오자 업계에서는 성공 여부에 대해 의문을 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이 점이 페이코의 강점으로 꼽혔다. 간편 결제 서비스 시장이 커지며 제휴를 원하는 업체들이 많지만 플랫폼 기반에서 결제를 하는 서비스와 손잡기는 쉬운일이 아니었다. 페이코는 중립자 위치에 있기 때문에 자체 결제 서비스를 운영하는 유통 쇼핑몰 등과 손을 잡는데 문제가 없었다. 페이코는 기존 플레이어들과 부딪히지 않고 가맹점과 협력을 통해 사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 삼성페이와 제휴를 맺게 된 것도 이같은 배경이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페이코는 온라인은 PG, 오프라인은 VAN사, POS사와 제휴를 맺고 금융권과도 협력 관계를 맺으며 플랫폼에 준하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자사 플랫폼은 없지만 페이코 자체가 NHN엔터 다수 자회사 및 계열사의 서비스를 엮는 플랫폼으로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페이코는 결제를 통해 수수료를 얻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NHN, 한게임 사업을 통해 경험한 데이터 분석 능력을 바탕으로 빅데이터 기반의 광고 사업을 페이코의 결제 성과와 연동한 사업 모델로 수익을 내는 것을 준비 중이다. 이를 통해 공격적 마케팅에 비용을 쏟으며 악화된 수익 구조를 개선할 계획이다.

페이코 측은 "다양한 서비스로 축적된 결제 데이터에 당사가 보유한 데이터분석 기술을 접목시켜, 가맹점 대상으로 타겟을 정교화한 쿠폰 사업을 펼치는 등 페이코 관련 사업모델도 지속적으로 발굴해 나갈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페이코를 마케팅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방침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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