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훈 클리오 CFO "손실 다 털었다…올해 20%↑" [thebell interview]반등 키워드, 글로벌 다각화·스킨케어…200억 CB 발행, 이커머스 신사업 재원
전효점 기자공개 2019-03-18 09:26:55
이 기사는 2019년 03월 15일 07:2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클리오는 지난해까지 이어진 중국 수요 침체로 국내 화장품 브랜드들이 직격탄을 맞은 가운데 누구보다 발빠르게 국내외 시장 채널 구조조정을 치러낸 화장품 회사다. 지난해 실적은 암울했다. 연간 200%씩 성장해오던 매출은 1873억원으로 처음 하락했다. 영업손실은 8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전환했다. 하지만 저조한 실적은 클리오가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한 '다이어트'의 결과물이기도 하다는 점에서 그 과정을 재조명할 만하다.14일 서울 강남구 본사에서 만난 윤성훈 클리오 경영전략본부 CFO·COO(사진)는 "지난해까지 털어낼 손실은 모두 털었다. 올해는 반등만 남았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클리오는 리스크는 줄이고 트렌드에는 발 빠르게 사업을 이끌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클리오는 오프라인 매장 중심 기업에서 온라인 기업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중국 의존적인 글로벌 사업도 일본과 동남아시아로 다변화를 예고했다.
◇원브랜드 로드숍서 '온라인' 화장품사로 재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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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는 지난 한해에 걸쳐 중국 60여개 클럽클리오 매장 전체를 접은 데 이어 지난해 말에는 올 상반기 내 현지 CKA(H&B 스토어) 입점 물량 전체 철수를 결정했다. CKA 철수는 올초부터 본격화돼 현재는 남은 30여곳 입점처에서 재고 정리가 진행되고 있다. 현지 오프라인 사업은 지방 3~4성급 도시의 CS(화장품 전문 소매점) 채널과 대도시의 프랜차이즈 채널 일부만을 남겨두고 대부분 접는 셈이다.
윤 전무는 지난해 결정에 대해 "클럽클리오 매장 하나를 운영하기 위한 최수 SKU(품목수)가 300~400개인데 팔리지 않으면 모두 재고로 간다"며 "반면 온라인은 20~30개 SKU가 매출 전체를 이끌고 가는 심플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당초 클럽클리오 매장 철수에서 나아가 CKA 철수까지 단행한 이유는 중국 주링허우 세대의 지갑을 열려면 오프라인을 통한 브랜드 각인 보다는 온라인 채널과 인플루언서를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클리오는 럭셔리와 저가로 분리된 중국 오프라인 채널에서는 길을 잃었다. 주링허우 세대는 현지 왓슨 매장에서는 저가 화장품을 사고 세포라 매장에서는 고가 화장품을 사는데, 클리오는 양쪽 사이에 끼어 있었다"면서 "CKA 유지 비용을 생각하면 비효율적이었다"고 밝혔다.
대신 온라인 채널과 왕홍을 통한 SNS 판촉으로 눈을 돌렸다. 지난해 말 알리바바 T몰과의 제휴를 추진한 데 이어 이달부터는 현지 대리상을 교체해 징동닷컴에도 재입점한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온라인몰 사업도 확장할 예정이다.
최근에는 아예 기획 단계에서부터 왕홍과의 협의를 거친 마스크팩 신제품을 론칭하기도 했다. 윤 전무는 "왕홍을 통해 돈 많은 주링허우 세대들의 소신 구매를 이끌어내자는 전략"이라며 "SNS뿐만 아니라 온라인 자사몰이나 타오바오 등에서 구매가 늘어나는 추세에도 맞는 프로모션"이라고 밝혔다.
◇'리스크 관리'는 클리오의 힘…신속한 국내 구조조정 배경은
클리오는 국내에서도 지난해 대대적인 매장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이나 스킨푸드 등이 지난해 매장을 대거 철수하면서 가맹점주의 격렬한 반대에 부딪친 것과 달리 클리오의 국내외 클럽클리오 매장 구조조정은 순조롭게 이뤄졌다.
대리점주가 본사 제품을 사입해 판매하고 재고 부담도 떠안는 일반 프랜차이즈 방식과는 다른 독특한 대리점 운영 시스템 때문이다. 윤 전무는 "클리오는 '대리점 밀어내기'라는 구조가 없다"고 단언했다. 클리오의 대리점 운영 시스템은 임대료는 본인이 부담하되 본인이 일으킨 매출의 수수료를 통해 수익을 얻는 구조다.
본사에게도 이같은 시스템은 이득이다. 어렵게 구축해온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서는 본사가 재고 조정 권한을 갖는 것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윤 전무는 "본사가 프랜차이즈 가맹점에게 제품을 팔아버리면 당장 이득은 볼 수 있다"면서 "그러나 대리점주는 남는 재고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떨이 세일을 하게 되고, 그런 일이 매장마다 일어나면 브랜드도 죽고 점주도 죽게 된다"고 설명했다.
재고 관리를 위해 수요예측 시스템(SCM, Supply Chain System)과 재고관리 시스템 WMS(wearhouse management system)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기도 했다. 재고를 개인 점주가 떠안는 프랜차이즈 방식을 채택했다면 필요 없는 투자이기도 하다.
이렇게 누적된 본사와 대리점간 신용 체계는 지난해 클리오가 조용하고 신속하게 대리점 구조조정을 진행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됐다.
◇글로벌 사업 확대 본격…V커머스 벤처 지분투자 검토
올해 성장은 지난해 본격적으로 확장한 기초 스킨케어 브랜드 '구달'과 '힐링버드' 등과 해외 시장에서 비롯될 예정이다. 클리오는 올해 목표치로 전년 대비 20% 늘어난 2300억원을 제시했다.
윤성훈 전무는 "구달 등 기초 스킨케어 라인이 올해 200억원 정도 추가 매출을 일으킬 예정"이라면서 "IPO 할 때도 기초를 왜 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결국 안착했다고 본다"고 밝혔다. 지난해 클리오 매출 비중 15%를 차지한 기초 제품군은 올해 판로를 추가로 확보했다. 구달 세럼은 특히 일본 시장에서 입소문을 탔다.
지난해 바닥을 다진 글로벌 사업도 올해 확대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윤 전무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일본 등 시장에서 100억원, 중국 시장에서 100억원을 더 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지난해 첫 매장을 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올해 추가 매장 개장 및 H&B 채널 입점을 가속화할 예정이다.
최근 발행한 200억원 규모 CB(전환사채)를 통해서는 추가 신사업도 예고했다. 윤 전무는 "차세대 11번가나 쿠팡 같은 플랫폼으로 발전해나갈 수 있는 이커머스 플랫폼이 있다면 협업을 하고 싶다"면서 "특히 5G 시대가 다가온 만큼 VC를 통해 동영상 V커머스 쪽 벤처기업 리스트를 받아 지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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