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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한정의견 '쇼크'…투자적격 아슬아슬 [Rating Watch]자본시장 접근성 후퇴…재감사 후 추가 조정 주시

양정우 기자공개 2019-03-26 11:48:22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2일 15: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아시아나항공(BBB-)이 대기업 집단에서 이례적으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았다. 회계감사에 따라 영업실적을 낮추면서 투기등급 하락 가능성이 커졌다. 한정의견 쇼크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크게 위축됐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22일 지난해 재무제표에 대해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은 감사보고서를 공시했다. 삼일회계법인은 "운용리스 항공기의 정비의무와 관련한 충당부채, 마일리지 이연수익의 인식 및 측정과 당기 중 취득한 관계기업 주식의 공정가치 평가 등과 관련해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입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을 각각 1784억원, 104억원으로 공시(잠정실적)했다. 하지만 외부감사인의 회계감사를 토대로 결산재무제표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손실을 887억원, 1050억원으로 크게 낮춘 상태다. 매출액은 6조8506억원에서 6조7893억원으로 조정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개선 추세를 보였다. 물론 신용도에 즉각 반영될 수준은 아니었다. 항공 업황은 유가와 환율 등 거시경제에 따른 변동성이 높아 단기 조정이 이뤄지려면 드라마틱한 변화가 필요하다. 하지만 신용 위기에 놓여있는 만큼 이런 회복세가 시장의 신뢰를 지키는 버팀목이 돼 왔다.

하지만 회계감사에 따라 실적이 조정되자 영업이익은 지난 2017년보다 67.9%나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의 실적은 오히려 부진이 심화됐던 지난 2014년 수준(영업이익 422억원, 당기순손실 952억원)에 가까웠다.

국내 신용평가사는 항공사에 대한 등급 트리거로 'EBITDAR(EBITDA+항공기임차료)' 수치를 주로 활용한다. 영업이익이 1000억원 가까이 줄어든 만큼 이 수치 역시 급감한다. 그간 아시아나항공이 발표한 실적으로 'EBITDAR/매출액', '조정순차입금/EBITDAR', 'EBITDAR/조정이자비용' 등 주요 트리거를 재왔지만 이제 수정된 실적을 토대로 다시 판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

아시아나항공이 새롭게 제시한 결산실적 기준 지난해 EBITDAR는 1조3100억원 수준으로 파악된다. EBITDAR/매출액 지표(하향 요건 15% 이하)가 수년 만에 처음으로 2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총체적으로 등급 하향 수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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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회계감사 후 실적은 재조정 전망.

더구나 아시아나항공이 이날 새롭게 공시한 실적은 다시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회사측은 재감사를 신청해 회계법인이 제시한 한정의견 사유를 적정의견으로 바꿀 방침이다. 이 논의 과정에서 적정의견을 얻으려면 주요 실적에 추가적으로 손질을 가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추가 수정의 정도가 시장의 예상을 넘어설 경우 아시아나항공이 투기등급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재감사 과정에서 실적이 다시 조정될 여지가 크다"면서도 "어떤 식으로 반영될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어 "회계법인 재감사에 총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한정의견 쇼크로 자본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위축된 게 더 큰 문제라는 시각도 나온다. 아시아나항공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자산유동화증권(ABS)과 신종자본증권(영구채)은 물론 계열사 기업공개(IPO)까지 모든 조달 루트를 가동하고 있다. 회사가 625%에 달하는 부채비율과 4조원 수준의 순차입금을 짊어진 채 정상적으로 운영되려면 자본시장 창구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 하지만 감사의견 한정 소식에 증권업계를 중심으로 벌써부터 우려감이 확대되고 있다.

크레딧업계 관계자는 "이번 한정의견의 내막에 펀더멘털을 훼손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등급 평정의 토대인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가 흔들려 부정적 시각을 견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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