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TF팀까지 만든 한솔제지, '태림' 품어도 되나 재무 부담 우려…높은 매각가격도 의문
박기수 기자공개 2019-03-28 08:34:49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7일 14:5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가 내부 조직을 정비하며 태림포장 인수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다만 외부 자금을 끌어들인다고 해도 녹록치 않은 재무 상황은 우려점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무리한 인수·합병(M&A)보다 한솔그룹 내부의 급한 불부터 꺼야 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보낸다.27일 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최근 태림포장 인수를 위한 내부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위원장은 최원경 한솔제지 부사장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증권사에 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이후 주관사까지 선정한 한솔제지는 인수를 위한 특별 조직도 갖추면서 인수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한솔제지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미 한솔제지 내부에서 태림포장을 인수한다는 안건을 확정한 상황"이라면서 "최 부사장을 필두로 한 TF팀이 인수전의 최일선에 있다"고 말했다.
관건은 재원이다. 최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국내 사모펀드(PEF)들과 함께 컨소시엄을 이뤄 태림포장 인수전에 참가할 예정이다. 한솔제지 단독으로는 1조원에 달하는 태림포장을 인수하기에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연결 기준 한솔제지의 현금성자산은 51억원에 그친다. 유동화할 수 있는 매출채권도 2198억원 수준이다. 외부 차입금은 8313억원(단기차입금 4632억원, 장기차입금 3666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회사가 보유한 모든 자산을 동원할 경우 인수 성공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한솔제지의 단독 행동은 불가능한 시나리오라는 시장의 예측이 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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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F가 상당 부분의 자금을 대준다고 해도 인수 후의 모습을 걱정하는 업계의 염려가 짙은 상황이다. 현재 재무 부담이 가볍지 않은 상황에서 목돈 유출이 향후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솔제지가 태림포장 지분의 10%만 인수한다고 하더라도 수백억원대 이상의 자금이 소모될 예정이다. 한솔제지는 그룹 지주사 전환 이후 매년 부채비율을 낮춰가고는 있지만 지난해 말 연결 기준 207%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46%에 달한다. 만약 한솔제지가 인수를 위한 추가 인수 금융을 이용한다면 전체 자산 중 절반 이상이 외부 차입으로 이뤄질 수도 있는 가능성이 생긴다.
업계는 한솔제지 내부 사정 외 태림포장의 높은 몸값에도 의문을 품고 있다. 태림포장의 1조원대 몸값에는 견조한 실적이 한 몫한다. 물론 지난해 태림포장이 순이익 287억원을 내면서 유례없는 호실적을 낸 것은 맞다. 다만 이는 고지(폐지)의 최대 수요처인 중국이 지난해 수입 제한 조치를 걸어 원재료값이 극적으로 하락했기 때문이라는 시선이 짙다. 향후 외부 환경이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상황 속에서 지난해만큼의 실적을 매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한솔그룹이 대형 M&A 대신 내실을 다져야 할 때라는 의견도 내세운다. 한솔제지를 품고 있는 한솔홀딩스의 대주주 경영권이 불안정하다는 근거에서다.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을 비롯한 특수관계자들은 한솔홀딩스의 지분 20.4%만을 보유하고 있다. 주가는 26일 종가(4660원) 기준 441억원 수준이다. 자금력을 갖춘 국내 사모펀드가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경영권을 차지할 수 있는 불안한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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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26일 한솔제지 정기주주총회에서 기자와 만난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은 "태림포장 인수에 재무적 투자자(FI)를 유치할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노코멘트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인수를 포함한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 중이나 아직까지 인수에 대해 확정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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