쓱닷컴 FI 투자 유치, 1년3개월 여정 끝 '결실' MOU 체결후 무산 가능성도 제기…결국 성사
김혜란 기자공개 2019-03-28 08:07:06
이 기사는 2019년 03월 27일 17: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국판 아마존'을 키우기 위해 손잡은 신세계그룹과 재무적 투자자(FI) 간 거래가 마침내 종결됐다. 신설 온라인법인 SSG닷컴(에스에스지닷컴)이 지난 1일 출범한 데 이어 27일 재무적 투자자(FI)들의 7000억원 출자도 마무리됐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이하 어피니티)와 블루런벤처스(이하 BRV)가 신세계그룹과의 마라톤협상을 끝내고 1차 투자금을 납입하기까지는 꼬박 1년 3개월이 걸렸다. 물적분할 구조와 FI 지분 확정, 엑시트(투자금 회수) 방안 마련 등이 이번 협상에서 쟁점으로 작용했다.신세계그룹이 온라인 사업을 확대를 위해 FI의 1조원 투자 유치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건 지난해 1월이었다. 신세계그룹 측이 투자 유치를 위해 FI들과 접촉을 시작한 시점은 2017년 하반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2017년 8월 "온라인 사업과 관련한 깜짝 놀랄 만한 발표를 하겠다"고 밝혔는데, 당시 신세계그룹이 FI들과 접촉해 투자 유치 문제를 둘러싼 논의를 막 시작하던 단계였다고 전해진다.
이후 6개월여가 지난 뒤 MOU가 체결됐고, 거래 구조의 윤곽도 드러났다. 신세계가 백화점과 마트 등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는 온라인 사업부를 물적분할한 뒤 하나로 합쳐 신설 법인을 만들고, FI들은 이 법인의 지분 30%정도를 가져가기로 했다. 신설법인의 가치 산정에 따라 투자금액은 최소 1조원, 최대 1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당시 신세계는 하반기 신설법인 설립을 마친다는 구상을 밝혔다.
하지만 신세계그룹과 FI들의 실제 계약 성사가 이뤄진 건 MOU를 체결한 지 10개월이 흐른 뒤였다. 계약 세부 조건을 둘러싼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졌기 때문이다. 물적분할과 지분가치 산정 등으로 인해 계약 체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와 이마트가 내부적으로 신설법인으로 이관할 자산을 분류한 뒤 FI 지분 비율을 확정하고 엑시트 방안을 마련하는 데까지 마라톤 협상이 이어졌다. MOU 체결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으면서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길었던 협상이 결실을 맺었다. 어피니티와 BRV는 각각 5000억원씩을 투자해 총 1조원에 지분 25%를 인수하기로 했다. SSG닷컴의 지분가치를 약 4조원으로 평가한 셈이다. FI들은 1차로 7000억원을 납입하고, 2022년까지 3000억원을 추가 출자할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말 신세계와 이마트는 각각 이사회를 열어 온라인사업 부문의 분할·합병 및 신주 발행 안건을 의결했다. 이후 FI들과 맺은 계약에 따라 신세계그룹은 올해 3월 초 온라인 통합법인을 출범시켰다. 신설 법인의 이름은 에스에스지닷컴으로 확정됐다.
IB 업계 관계자는 "신설 법인을 만들어 투자하는 구조여서 단순한 딜은 아니었다"며 "양측도 급할 건 없었고 신설법인의 형태와 사업 구조와 내용 등을 비롯해 세부 조건을 두고 협상을 계속하느라 시간이 지체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이번에 유치한 투자금을 온라인 물류센터 건립 등 온라인법인 시설투자에 사용하기로 했다. 신세계는 현재 두 곳인 물류센터를 2020년까지 수도권에서 여섯 곳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SG닷컴을 핵심 유통 채널로 성장시켜 올해 매출 3조1000억원, 오는 2023년 매출 10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번에 FI들의 1차 출자금을 받은 신세계그룹은 SSG닷컴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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