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인밸류운용, 공모주투자 총책 이탈 '비상' [인사이드 헤지펀드]김동연 CIO, 운용사 설립 위해 사표…자문 비즈니스 타격 불가피
최필우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9-04-05 10:30: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인밸류자산운용의 공모주 투자를 총괄해 온 대표 매니저가 사표를 냈다. 파인밸류운용은 공모주 투자를 주력으로 삼고 있어 타격이 불가피하다. 쏠쏠한 수입원인 공모주 자문 비즈니스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김동연 전 파인밸류운용 CIO(상무)가 최근 회사를 떠났다. 김 전 상무는 향후 헤지펀드 운용사를 설립할 계획이다.
김 전 상무는 금오공대를 졸업하고 슈프림에셋투자자문을 거쳐 지난 2012년 파인밸류운용에 합류했다. 대리로 시작한 그는 2015년 이사로, 2016년에는 상무로 승진하며 승승장구했다. 주로 공모주 투자 경력을 쌓으면서 파인밸류운용의 간판 매니저로 발돋움했다.
고속 승진 배경에는 자문 실적이 있다. 파인밸류운용 자문계약고는 2013년 3월 70억원에 불과했으나 2015년 3월 525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2015년 12월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한 후에도 자문 계약고가 계속 늘었다. 펀드 설정에 집중하면서 계약고가 잠시 주춤하긴 했지만 2017년 말 835억원이 됐고, 2018년 말에는 전년 대비 두배를 웃도는 1726억원까지 증가했다. 김 전 상무의 정확한 공모가 예측 능력이 기관투자가와 프라이빗뱅커(PB) 사이에서 입소문을 탄 게 주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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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상무는 안정적인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펀드 외형을 키우는 데도 기여했다. 파인밸류운용은 간판 펀드인 '파인밸류IPO플러스전문투자형사모증권투자신탁'은 2017년과 2018년 각각 연 수익률 31%, 9%를 기록했다. 지난해 기업공개(IPO) 시장이 침체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탁월한 성과라는 평이다. 파인밸류운용의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말 기준 2420억원까지 늘었다.
하지만 운용을 총괄하던 김 전 상무가 이탈하면서 파인밸류운용의 운용 능력이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파인밸류운용은 삼성생명 패밀리오피스를 통해 500억원을 웃도는 판매고를 기록하는 등 초고액자산가 타깃 영업에 초점을 맞춰 왔다. 고객 1인당 투자 금액이 커 설정액이 가파르게 늘었지만 수익률이 부진할 경우 자금 유출도 빠를 것으로 보인다.
자문 계약고 확대에도 악재가 될 전망이다. 파인밸류운용은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를 타깃으로 자문 계약을 늘리고 있다. 한곳당 연 1500만원 안팎의 자문 수수료를 수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인밸류운용은 지난해 자문수수료 5억원을 기록했다. 주식 매니저가 없거나 공모주 전략을 세울 여력이 부족한 운용사에 투자 전략을 공유하는 것만으로도 쏠쏠한 수익을 챙긴 셈이다. 다만 공모주 투자 총책이 빠지면서 기존 계약 연장과 신규 고객 유치에 난항이 예상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김동연 매니저는 파인밸류운용 성장 주역으로 PB와 기관투자가 사이에서 인지도가 높다"며 "최호열 대표도 공모주 투자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CIO 이탈을 가볍게 여길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인밸류운용은 팀제 형태로 운용을 하고 있어 매니저 이탈로 인한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입장이다. 내부적으로 김 전 상무의 독립이 공론화된 지 오래돼 인수인계 시간도 충분했다는 설명이다.
파인밸류운용 관계자는 "전체 매니저가 투자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있다"며 "갑작스러운 이탈이 아니기 때문에 펀드 운용과 자문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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