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맨' 빠진 파인밸류, 공모주 최강자 자리 지킬까 [인사이드 헤지펀드]공모가 '바로미터' 김동연 상무 퇴사, 신생사 설립으로 시장 양분 가능성
김슬기 기자/ 최필우 기자공개 2019-04-05 10:40: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설립 이후 탄탄한 입지를 다져온 파인밸류자산운용이 핵심 운용인력 이탈로 위기에 직면했다. 핵심 운용인력이었던 김동연 전 상무가 나가면서 그동안 공모주 자문 최강자라는 명성에도 금이 갈 것으로 보인다. 김 전 상무가 올해 신생 헤지펀드 운용사를 차릴 예정이어서 새로운 경쟁자가 생기기도 했다.◇ 1억으로 100억대 회사로 성장, '키맨' 김동연 전 상무 '이탈'
파인밸류운용은 2006년 설립된 파인밸류투자자문에서 시작됐다. 당시 최호열 대표는 자본금 1억원으로 회사를 설립했다. 1974년생인 최 대표는 서강대를 졸업한 후 KPMG삼정회계법인에서 근무했다. 공인회계사(CPA) 출신으로 금융투자업계에 뛰어들었다. 당시 공모주 자문으로 가장 유명했던 브이엠투자자문에 몸담았고, 이후 본인의 회사를 설립해 공모주 전문 매니저로 이름을 날렸다.
파인밸류운용은 투자자문사 시절에도 꾸준한 성과를 내왔다. 2010년 이후 2012년(회계연도 기준)을 제외하고 한 차례도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적이 없었다. 자문사 시절에도 평균 16억원을 벌어들이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운용사 전환 전인 2015년(회계연도 기준)에는 2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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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실적 덕에 최 대표는 헤지펀드 운용사 전환 당시 굳이 자본금을 늘릴 이유가 없었다. 최 대표는 회사 설립 후 쭉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파인밸류자문은 2015년 12월에 헤지펀드 운용사로 전환했다. 당시 자본총계는 91억원이었고, 이 중 이익잉여금은 88억원 수준이었다. 당시 전문 사모 운용사는 자본이 20억원 이상 있어야 설립이 가능했다. 현재는 10억원으로 낮아졌다.
운용사 전환 이후 더욱 승승장구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자본총계는 136억원, 이익잉여금은 140억원까지 확대됐다. 당기순이익은 22억원을 기록했다. 3명으로 시작했던 회사는 현재 17명으로 늘어났다. 이같은 성장 배경에는 김동연 전 상무의 역할이 컸다는 게 회사 안팎의 평가다. 업계에서는 그가 공모주 전략을 총괄하는 동시에 프리IPO 투자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린 일등공신으로 보고 있다.
◇ 판매사 "인력유출 없는게 장점이었는데"…입지 축소 '불가피'
파인밸류운용은 최근 몇 년간 인력이탈이 없는 것으로 유명했다. 김 전 상무는 2012년 자문사 시절 대리로 입사해 상무까지 승진했다. 김 전 상무는 최 대표를 제외하고 운용인력 중에서 키맨이라고 할 수 있는 이상욱 부사장이나 박광열 전무보다 더 오래 회사에 몸담았다. 이 부사장은 2016년, 박 전무는 2017년에 합류했다.
대형 증권사 상품 담당자는 "파인밸류운용은 워낙에 공모주 대가로 유명한 하우스"라며 "운용인력 유출이 아예 없다는 것이 장점이었는데 핵심운용역이 나가게 되면 타격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공모주 시장에서 파인밸류운용 입지 축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파인밸류운용이 업계에서 공모주 시장에서 입지가 탄탄했던 것은 자문서비스 영향이 컸다. 파인밸류운용에서 제시하는 자문 전략으로 각 운용사들이 수요예측 시장에서 공모가를 베팅했기 때문이다. 파인밸류운용의 시각에 따라 공모가의 상·하단이 결정된다는 말도 돌았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 투자의 경우 경쟁이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데다 많은 헤지펀드 하우스에서 IPO 펀드를 설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핵심이력 이탈은 영향력 축소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특히나 김 전 상무가 신생 운용사를 차릴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시장을 양분할 수 있어, 기존 파인밸류운용과는 경쟁구도에 놓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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