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펜루트운용 잇단 악재, 판매사 '노심초사' [인사이드 헤지펀드]피투자기업 '버닝썬 사태' 연루…신금투·NH·한국증권, 1800억씩 판매
최필우 기자공개 2019-04-08 08:31:58
이 기사는 2019년 04월 04일 11시1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를 판매한 증권사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이 투자한 기업에서 잇단 악재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PB들은 빠른 속도로 늘어난 투자자들을 달래야 하는 상황이다. 일부 PB는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리스크가 있다며 환매까지 고려하고 있다.4일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곳은 신한금융투자다. 신한금융투자는 판매고 185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알펜루트자산운용 펀드 판매금액의 28.7%에 해당한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1835억원(28.44%), 1831억원(28.38%)의 판매고를 올려 뒤를 이었다.
2017년 말 7개였던 판매 채널은 지난해 말 11개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총 판매금액은 6451억원으로 약 5배 증가했다. 기존 판매사 중 한국투자증권이 작년 한해 동안 판매고를 1739억원 늘려 기여도가 가장 컸다. 지난해 새로 판매사가 된 곳 중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122억원으로 가장 높은 판매고를 올렸다.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드가 불티나게 팔린 데는 이른바 '방탄소년단 펀드'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4월 설정된 '알펜루트 몽블랑 V 익스플로러 전문투자형 사모투자신탁 제1호' 자금을 아이돌그룹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엔터테인먼트 비상장주식에 투자하면서 유명세를 탔다. 이어 2017년 투자했던 신선식품 배송업체 마켓컬리의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대세 기업'에 투자하는 회사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PB가 고객에게 운용사와 펀드를 설명하기 용이했던 것도 외형이 급격히 커진 요인이다. 복잡한 운용 전략을 납득시킬 필요 없이 피투자기업을 나열하는 것 만으로 고객의 관심을 사기 충분했다. 투자자문사 시절부터 돈독한 관계를 이어온 신한금융투자가 적극 판매에 나선 것도 운용사 전환 초창기 자금을 모으는 데 보탬이 됐다.
A 증권사 PB는 "과거 대표이사 구속 사태로 부침이 있었지만 일단 재기에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명 기업에 싼 가격으로 투자한다는 콘셉트가 자산가 고객들의 관심을 얻는 데 주효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펀드가 큰 변동성을 보이며 의구심을 갖는 판매사들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최근 알펜루트자산운용이 50억원을 투자한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전문 기업이 '버닝썬 사태'에 휘말린 게 대표적이다. 이 기업은 전 빅뱅 멤버인 승리가 콘텐츠 제작과 홍보에 참여해 이미지 타격을 입었고, 당분간 상장을 노리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이밖에 이달 재상장에 도전하는 게임사 에스앤케이(SNK) 역시 큰 차익을 낙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마켓컬리의 경우 역시 초기 단계에 투자한 기업이라 큰 차익이 남을 것으로 보이지만 엑시트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B 증권사 PB는 "알펜루트자산운용의 펀더멘털에 문제가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면서도 "조사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승리가 홍보 역할을 한 비상장 회사 주식을 편입한 펀드들은 리스크가 높아질 수 있어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C 증권사 PB는 "펀드 수익률이 잘 나오고 있어 불만을 가지는 고객이 그리 많지는 않다"면서도 "최근 불거진 문제가 더 큰 위험요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환매를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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