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실리는 KCGI…한진그룹 신용도 '양날의 검' [Rating Watch]유휴 부지 매각 등 등급 상향 도모…공격적 주주 환원책은 부정적
양정우 기자공개 2019-04-12 08:17:00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0일 15시3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별세로 토종 행동주의 펀드인 KCGI의 위협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한진가(家)의 상속세 이슈가 불거지면서 경영권 분쟁을 점치는 시각도 이어진다. 아직 결과를 속단하기 힘든 시점이지만 KCGI의 입김이 세지고 있는 건 분명하다.KCGI 측은 '신뢰회복 프로그램 5개년 계획'이 관철되면 한진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BBB0)의 신용도가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신용등급까지 오르면 지주사인 한진칼(대한항공 연대보증)도 역시 등급이 상향된다.
반면 주주 친화 정책은 크레딧 측면에서는 양날의 검과 같다.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공격적인 주주 환원책으로 연결될 경우 오히려 신용도가 후퇴하는 악수가 될 가능성이 높다.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KCGI는 최근 한진칼의 지분율을 13.47%로 끌어올렸다. 지난해 말 지분율은 10.71% 수준이었지만 세 차례의 추가 매수를 단행했다. 한진그룹 오너 일가는 조 회장(지분율 17.84%)의 갑작스런 별세로 상속세 재원을 마련해야 하는 처지다. 한진칼 지분 처분이 유력한 카드로 부상하면서 KCGI의 전세 역전도 점쳐지고 있다.
향후 경영권 분쟁에 대해 섣불리 예단할 수 없다. 다만 어떤 식으로든 한진그룹에 대한 KCGI의 입김이 더욱 강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KCGI는 △대한항공이 항공업 이외 투자를 지양하는 원칙 마련 △유휴부지(송현동, 율도) 매각으로 고금리의 차입금 상환, 부채비율 하락 △항공우주사업부(민항기정비부문, 자산 1조2000억원)의 상장계획 검토 등을 제안한 상태다.
신용평가업계는 유휴 부지 매각과 항공우주사업부의 분할 상장시 대한항공에 1조원 이상의 현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당장 대한항공의 등급조정 트리거인 '조정순차입금/EBITDAR(상향 4.5배 미만)', '조정순차입금/조정자기자본(500% 미만)' 지표에 보탬이 되는 이슈다. 당분간 투자부담 축소와 현금흐름 증가 추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KCGI의 요구가 수용되면 신용도 회복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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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정비비 절감, 유가 및 환율 변동성에 대한 노출 축소, 전 노선 흑자 전환 등 장미빛 계획도 신용도 상승에 긍정적인 대목이다. 신용평가사 출신 강성부 대표는 대한항공의 AA급 등극까지 도모하려는 눈치다.
반면 행동주의 펀드 KCGI가 오히려 크레딧 측면에서 악수를 둘 여지도 있다. 무엇보다 공격적인 주주 환원 정책이 단행되는 경우다. 주가 부양을 위해 배당 확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친화적인 정책이 강화되면 기업의 보유 현금이 유출될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선 투자 재원이 사라지는 동시에 차입 부담이 늘어나는 구조다. 주주 환원 정책이 실제 신용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사례가 적지 않다.
KCGI는 물론 배당 확대와 자사주 매입 등 주주 환원 정책과 선을 긋고 있다. 어디까지나 경영 개선이 목표인 장기 펀드라는 입장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한진칼은 올해 초 중장기 비전을 발표하면서 배당 성향을 50%(당기순이익 기준)로 확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KCGI의 의도와는 무관하지만 행동주의 펀드의 시도가 결국 주주 친화 정책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한진그룹이 당근책을 제시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CGI가 궁극적으로 투자 수익을 노리는 펀드라는 것도 감안한 결정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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