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 성장판 꺾인 비LPG 사업…딜러업만 돈 된다 [전환기 맞은 정유업]②LPG 사업 변동성 커, 다각화한 사업도 매출 감소
구태우 기자공개 2019-04-19 07:49:18
[편집자주]
종합석유화학회사로 탈바꿈을 시도한 지 수년이 지났으나 정유업체의 고민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저유가 때문만이 아니다. 2010년대 들어 '환경' 중심으로 바뀐 세계경제 패러다임에의 적응, 비정유사업 투자 재원 확보, 에너지 산업의 혁명적 시프트(Shift) 시대 준비 등 불확실한 미래 과제가 한두개가 아니다. 작년말 유가 하락으로 실적 쇼크를 경험할 정도로 외생변수 변화에는 여전히 취약하다. 산업 전환기 기로에 선 정유업체들의 현황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4월 18일 11: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1의 비LPG 사업은 유통업과 임대업으로 비교적 단순하다. 신발 등 의류와 자동차·모터싸이클을 수입해 판매하는 게 비LPG 사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태양광 설비 관리와 물류업이 있지만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 미만이다. LPG 사업과 유통업을 양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짰지만, LPG 사업 쏠림이 두드러진다. LPG 사업의 변동성에 대비해 안정적인 수익성을 유지하려면 비LPG 사업이 성장해야 한다. 올해 E1은 비LPG 부문의 해외 트레이딩 사업과 친환경 에너지(셰일가스·태양광·풍력) 개발을 확대한다. 신사업과 기존 사업을 적극적으로 확대해 비LPG 부문을 키우겠다는 전략이다.◇LPG 사업 변동성에, 비LPG도 침체
E1의 비LPG 사업 중 매출이 가장 많은 부문은 브랜드 유통업이다. 경쟁사인 SK가스가 윤활유 저장, 프로필렌 및 부산물 판매로 비LPG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짠 것과 대비된다. E1의 비LPG 사업 중 기여도가 가장 큰 사업은 수입차·모터싸이클 판매업이다. 4륜차와 2륜차를 판매해 지난해 2251억원의 매출을 냈다. 전체 비LPG 사업 매출의 50%가 이 부문에서 나왔다. E1 자회사 중 4륜차와 2륜차 수입 판매하는 업체는 베스트토요타(토요타), 케이제이모터라드(KTM), 스포츠모터싸이클코리아(BMW)다.
E1의 자회사는 프로스펙스와 몽벨 등 의류 브랜드를 유통·판매한다. 자회사 LS네트웍스와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이 지난해 의류를 판매해 1919억원의 매출을 냈다. 사무실 임대를 통해 얻은 수익은 309억원에 그친다. 임대업은 LS네트웍스와 ㈜흥업이 맡고 있다. 유통업과 임대업 중심으로 비LPG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짰지만, 수익을 내는 건 딜러업과 임대업 뿐이다. 지난해 토요타 딜러사인 베스트토요타를 제외한 대부분의 자회사가 영업손실을 냈다. 국내 토요타 딜러사는 총 7곳인데, 이중 1곳을 E1의 자회사가 하고 있다. 베스트토요타는 지난해 93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5.1%)을 기록했다. KTM과 BMW의 모터싸이클과 자전거를 수입하는 자회사는 영업손실을 냈다. 엠비케이코퍼레이션이 지난해 6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의류부문도 적자를 냈다. 지난해 E1의 자회사는 3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는데, 베스트토요타의 영업이익을 E1 자회사가 끌어내린 셈이다.
비LPG 사업의 전체 매출은 4458억원으로 E1의 전체 매출(4조6301억원)의 9.6%를 차지하고 있다. 이마저도 꾸준히 하락하는 추세다. 2016년 비LPG 사업의 매출 비중은 12.1%에 달했는데, 2017년 10%로 낮아졌다. E1의 주력 사업은 LPG 유통·판매업이다. 중동 등에서 원료를 수입해 저장, 국내외 유통한다. 사업구조는 단순하지만, 국내 LPG 시장의 둔화와 해외 시장의 변동성으로 인해 실적이 유동적이다. 지난해 전체 영업이익에서 비LPG 사업의 영업이익이 급증한 게 한 예다. 2017년 비LPG 사업의 영업이익 비중은 10.3%에 달했는데, 지난해 22.1%로 급증했다. 해외 LPG 트레이딩 사업의 평가손실이 커지면서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비LPG 사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97억원)보다 66억원 줄었는데, 자회사의 기여도는 오히려 높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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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PG에서 태양광·풍력까지 종합에너지 기업 꿈꾼다
E1의 유통업과 임대업은 매년 들쑥날쑥한 실적을 나타내면서 성장판이 닫혔다는 평이다. 해외에서 소비재 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것으로 향후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운 분위기다. 때문에 신사업에 대한 요구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변화가 감지됐다. 구자용 E1 회장은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셰일가스 개발을 확대하고, 신재생 에너지를 중심으로 신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회장은 "LPG의 수익성 회복은 앞으로도 불투명한 상황"이라며 "중국, 인도 등의 우량 거래처를 발굴하고, LPG가 아닌 다른 제품에 대한 트레이딩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간·산업 분야의 LPG 수요 증가를 기대하기 어렵고, 기존 사업으로는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깔렸다.
E1의 자회사 중 셰일가스와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하는 곳은 3곳이다. 셰일가스는 E1의 미국법인인 'E1 America LLC'가 맡고 있다. E1은 2014년 500억원을 출자, 미국 법인을 설립했다. E1 미국 법인은 미국 '삼천리미드스트림 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에 300억원을 투자해 미국 카디널 가스 서비스의 지분 10%를 확보했다.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해, 카디널 가스 경영에 참여하기 위한 의도였다. 카디널 가스 서비스는 셰일가스 관련 미국 에너지 기업으로 미국 북동부 인근 지역의 셰일가스 사업권을 갖고 있다. 이 지역에서 500개의 가스전이 개발된 상태다.
㈜넥스포에너지와 ㈜넥스포솔라는 태양광 발전 설비를 관리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E1은 태양광 에너지 관련 사업을 하기 위해 지난해 법인을 설립했다. 사업 초기는 태양광 관련 설비를 관리하고 운영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낼 계획이다. E1은 풍력 에너지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풍력 에너지의 사업성을 검토하는 단계다. 풍력 에너지는 공해 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장점에도 전력을 얻기가 쉽지 않아 사업성이 높지 않다. E1의 에너지 사업은 이전까지 LPG 사업에 한정됐지만, △셰일가스 △태양광 △풍력까지 확대된다. 신재생 에너지의 후발주자로 참여하는 만큼 향후 성장성을 예측하기는 조심스럽다는게 에너지 업계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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