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은행, KB국민은행 제쳤다 '지각변동' [펀드판매사 대격변]①은행권 '사모펀드', 증권 '기금'이 순위 갈라
최필우 기자/ 김슬기 기자공개 2019-05-13 13:00:00
[편집자주]
시중은행과 증권사들은 펀드 시장 핵심 플레이어다. 이들은 막강한 영업력을 바탕으로 대형펀드를 키워낼 키(key)를 쥐고 있다. 최근 업권별 1위 펀드 판매사가 바뀌며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더벨이 대격변 속의 펀드판매사 현황과 판매 전략을 알아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09일 11: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회사간 펀드 판매 순위가 요동치고 있다. 기존의 선두 금융회사들이 판매고 감소에 시달리고 있는 반면 2위 그룹들은 약진했다. 은행업권에서는 우리은행이 사모펀드를 내세워 1등 판매사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자산관리(WM) 사업 후발주자인 우리은행이 막강한 판매채널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을 제치는 이변을 일으킨 것이다. 증권업계 판매사 1위 자리를 지켜 온 한국투자증권은 국토교통부 주택도시기금 이탈 여파로 순위가 4위까지 미끄러졌다. 그 틈을 미래에셋대우가 치고 들어왔다.◇사모펀드 승부수 우리은행 '대약진', '역성장' KB국민은행 제쳤다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기준 우리은행 펀드 판매잔고는 19조528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에 비해 1조4606억원(8%) 늘어나면서 기존 최대 판매사였던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은행업권 1위 판매사로 등극했다. 업계에서는 충격으로 받아들일 정도의 순위 변화다.
최근 몇 년새 우리은행은 펀드 판매에 있어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나타냈다. 2015년만 해도 우리은행은 펀드 판매 규모는 13조7559억원으로 3위에 그쳤다. 2년 만인 2017년에는 16조원을 돌파하며 신한은행을 따라 잡고 2위에 올랐다. 지난달에는 처음으로 KB국민은행보다 높은 판매잔고를 기록했다.
우리은행의 급성장 배경에는 사모펀드가 있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액은 12조3191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에서 37%를 차지한다. KB국민은행(25.9%), 신한은행(24.6%), KEB하나은행(23.4%)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높다. 2015년 말 11%였던 것을 감안하면 3년 남짓 되는 시간 동안 비중이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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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은 펀드 판매잔액이 역성장하면서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KB국민은행 펀드 판매액은 19조1826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말 대비 1.6% 감소한 금액이다. 사모펀드가 2332억원(4.5%) 줄어든 데다가 공모펀드도 소폭 감소하며 힘을 쓰지 못했다. 주력 상품인 공모 주식형펀드에서 환매가 이어진 게 판매잔고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서는 우리은행과 KB국민은행의 순위가 뒤바뀐 게 펀드 시장이 사모펀드 중심으로 재편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투자자 수요에 맞춰 다양한 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사모펀드가 자산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지지부진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공모펀드는 신뢰를 잃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중에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판매에 힘을 쏟은 반면 KB국민은행은 여전히 공모펀드 위주 판매 전략에 변화를 주지 못하면서 순위가 뒤바뀐 결정적인 배경이 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상품 다변화 과제는 남아 있지만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세일즈 능력은 주목할만 하다"며 "KB국민은행은 뒤늦게 공모펀드 의존도를 낮출 방안을 모색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은 각각 3위, 4위 판매사 자리를 지켰다. 신한은행은 올들어 펀드 판매액을 7854억원(4.5%) 늘렸다. KEB하나은행은 1조1211억원(7.7%) 증가했다.
◇증권 판매사간 경쟁도 '치열', 미래에셋대우, 주택도시기금 이탈 한국증권 제치고 1위 등극
증권업권에서도 순위 변동은 치열했다. 특히 연기금 유치 유무가 큰 영향을 미쳤다. 한국투자증권은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과 증권사를 통틀어 압도적인 판매잔고 1위 자리를 지켜왔다. 하지만 지난해 주택도시기금 전담운용기관 자리를 NH투자증권에 내주면서 증권업권 내에서 순위가 4위까지 밀려났다.
한국증권은 지난해 4분기에만 펀드 판매잔고가 12조3065억원(24.13%) 감소했다. 주택도시기금 자금이 빠진 뒤 사모 채권형(-11조1355억원), 재간접형(-2조515억원), 파생형(-1조8516억원)이 급감했다.
반면 2017년까지 4위에 위치해있던 NH투자증권은 주택도시기금을 전담하게 되면서 업계 3위로 한계단 상승했다. 2017년말까지만해도 20조원을 넘지 못했던 판매잔고는 올해 3월말 기준으로 42조471억원까지 확대됐다. 안정적인 운용을 요구하는 기금의 특성상 채권형 펀드로 대부분 자금이 유입됐다. 2015년에 비해 채권형 펀드 판매액은 15조3281억원(743%) 늘어난 17조3916억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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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는 한국증권이 1위 자리를 내준 틈을 타 지난해 말 전 판매사 중 가장 몸집이 큰 판매사로 자리매김했다. 2015년 말 기준으로 옛 대우증권(15조9632억원)과 옛 미래에셋증권(16조1457억원)의 펀드 판매액을 합치면 총 32조1089억원이었다. 미래에셋대우는 2016년 말 통합 이후 꾸준히 판매 규모를 늘리며 현재 44조4210억원까지 커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약진도 돋보였다. 신한금투의 올 3월말 펀드 판매규모는 43조4225억원으로 2015년말(24조2966억원) 대비 79% 증가했다. 신한금투는 채권형 펀드(+5조1209억원)을 비롯해 부동산 펀드(+3조6406억원), 특별자산 펀드(+3조5032억원), 혼합자산 펀드(3조4583억원) 등 고른 성장을 보였다.
증권사 7곳 중 가장 성장폭이 작았던 곳은 삼성증권이다. 2015년 13조8486억원이었던 판매잔액은 올 3월 18조5806억원으로 여전히 10조원대에 머물고 있다.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올 들어 20조원을 넘어섰다. KB증권의 경우 현재 24조3130억원을 기록, KB증권과 현대증권 통합 전인 2015년에 비해 10조원 가량 몸집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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