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액면분할' 풀무원, 투자자 '엑시트' 길 터줄까 분할 이후에도 낮은 주가흐름…FI, 전환비율·전환가액 조정 나설듯
박상희 기자공개 2019-05-13 09:28:58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1:1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풀무원이 10대 1 주식 액면분할을 실시한 가운데 신주가 지난 7일 상장됐다. 지난해 전환상환우선주(RCPS) 투자로 풀무원 주요 주주(지분율 9.58%)가 된 재무적투자자(FI) 아이비케이에스그린 사모투자합자회사가 보통주 전환을 통해 본격적인 엑시트에 나설지 주목된다. 기대와 달리 액면분할 이후에도 지지부진한 주가 흐름이 발목을 잡고 있다.풀무원은 앞서 2월 이사회 결의를 거쳐 기존 1주당 가액 5000원을 500원으로 분할하기로 했다. 액면분할에 따른 주식 수 증가는 보통주와 우선주 모두에 적용된다. 이에 따라 발행주식총수는 보통주 3809만950주, 종류주 403만4580주로 각각 늘어났다.
풀무원이 액면분할에 나선 건 재무적투자자의 요청 때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계약에 따르면 RCPS 1년 후부터 보통주 전환이 가능한데, 주가 흐름이 상환가액을 밑도는 상황이었다. 액면분할을 통해 유통 주식 수를 늘리면 거래량이 늘어 주가가 상승하는데, 이를 노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풀무원은 지난해 3월 아이비케이에스그린 사모투자합자회사를 대상으로 RCPS 40만3458주를 발행했다. 발행총액은 약 700억원으로, 발행 후 1년이 되는 시점부터 전환 청구가 가능하다. 전환비율은 우선주 1주당 보통주 1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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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가 원하면 올 3월부터 보통주 전환을 통한 일부 엑시트가 가능했지만, 주가 흐름이 발목을 잡았다.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15만원에 육박하던 주가는 연말 8만원 선까지 내려왔다. 올해 들어서도 주가흐름은 지지부진했다.
1주당 상환가액이 17만3500원(액면분할 이전 기준)인 점을 감안하면 보통주 전환을 통한 엑시트는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상환 요구는 2023년부터 가능하기 때문에 조기 엑시트는 보통주 전환을 통한 장내 매각이 최선이다. 그런데 주가가 상환가액을 밑돌면서 이마저도 여의치가 않았다.
그래서 나온 고육지책이 액면분할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통상적으로 액면분할은 주가 흐름에 '호재'로 받아들여진다. 투자자 접근성이 확대되고, 유통주식수 증대로 거래량이 늘어나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가 많다. 풀무원도 액면분할 실시 배경으로, 유통주식수 확대에 따른 유동성 개선 및 거래 활성화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를 들었다.
문제는 액면분할 이후에도 풀무원 주가가 크게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9일 종가는 1만2000원에 그쳤다. 1주당 상환가액이 액면분할을 통해 17만3500원에서 1만7350원으로 낮아진 점을 감안해도 주가 흐름은 여전히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다만 액면분할로 전환비율이 조정될 수 있는 여건은 마련됐다. 풀무원과 FI 계약 조건에 따르면 △시가를 하회하는 발행가액으로 유상증자 △ 주식배당을 통한 주식 발행 △주식분할 △시가를 하회하는 전환가액 내지 행사가액으로 메자닌을 발행하는 경우에 전환가액을 조정가능하도록 했다. 전환비율이 조정될 수 있는 경우에 주식분할이 포함된다.
액면분할로 전환비율이 조정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된만큼 재무적투자자가 전환비율 조정을 풀무원 측에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재무적투자자를 대상으로 RCPS를 발행하던 지난해 초와 비교하면 1년 사이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서 "재무적투자자 입장에서는 액면분할 등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거나 전환비율을 조정하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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