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5월 10일 13:4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스터피자'를 운영하는 MP그룹이 결국 상장폐지 기로에 놓였다. 그동안 추가적인 재무구조 개선 노력을 통해 상폐 고비를 넘겨보려 했지만, 결국 시험대를 넘어서지 못했다. 여기에 그룹 회생의 돌파구로 여겨지던 MP한강마저 수익성 악화와 신사업 계획 차질로 위기에 몰리게 됐다.

MP그룹은 지난 9일 한국거래소로부터 코스닥시장위원회 심의 결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았다. MP그룹은 2017년 그룹 총수인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횡령 및 배임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되면서 상장 적격성 심사를 받아왔다. 이후 거래소로부터 몇 차례 개선 기간을 부여받았고 지난달 10일 추가 개선 기간이 끝났다.

그동안 MP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에 주력해왔다. 최대주주 일가가 경영에 개입하지 않는 데 더해 4년 연속 적자로 악화된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었다. 이에 MP그룹은 서울 서초 본사 사옥과 MP한강 지분 일부를 매각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 힘써 왔다.

특히 지난달에는 '적정' 의견을 받은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개선계획 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그러나 거래소가 개선 내역이 미흡하다고 판단을 내리면서 상장폐지 결정을 받게 됐다.

MP그룹은 이의 신청을 통해 상장사 지위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코스닥시장 상장 규정에 따르면 상장폐지 통지를 받은 날부터 7일(영업일 기준) 안에 이의를 신청할 수 있다. 거래소가 이를 받아들이면 MP그룹은 개선 기간을 다시 부여받을 수 있다.


그러나 MP그룹의 추가 개선 여부는 불투명하다. 미스터피자의 브랜드 가치 훼손과 신뢰성 하락으로 MP그룹의 개별 사업만으로는 그룹의 재무 개선을 기대하긴 어려워 보인다.

여기에 그룹 알짜 자회사로 통하는 MP한강마저 최근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다. MP한강은 '키스미' 유통, 자체브랜드 '릴리바이레드' 등의 화장품 사업을 통해 꾸준히 수익을 내온 곳이다. 지난해 4분기에는 5억원가량의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로 돌아섰다.

추진 중이던 신사업도 난항을 겪고 있다. MP한강은 사업 다각화 목적으로 지난해 12월 필러 제조회사인 뉴메딕과 필러 유통회사인 퓨라섹 지분을 각각 195억원, 51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뉴메딕과 퓨라섹의 인수를 철회하면서 사업 계획이 틀어지게 됐다.

MP한강은 뉴메딕과 퓨라섹을 통해 해외 시장으로의 매출 확대, 화장품 사업과의 시너지를 기대했다. 뉴메딕 제품은 퓨라섹을 통해 중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에 독점 유통되고 있다. MP한강 측은 중국시장의 변화에 따라 두 회사의 매출이 급변하면서 계약을 해제하게 됐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MP그룹이 상장폐지를 모면하기 위해선 올해 흑자 전환이 필수적인데 상황이 녹록치 않은 셈이다. MP그룹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31억6100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2015년부터 최근 4년간 쌓인 적자 규모만 454억원에 달한다.

현재 MP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MP그룹과 MP한강 모두 부동산 개발업 및 시행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한편, MP그룹이 거래소에 상장폐지 이의를 신청할 경우 거래소는 15일(영업일 기준) 이내에 개선 기간 부여 여부를 포함한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