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퇴직연금 3조 돌파…양극화 심화 2%대 금리 앞세워 23개사 상품 출시…OK·SBI·페퍼 강자 부상
이장준 기자공개 2019-05-20 13:28: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17일 17:3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적금 규모가 3조원을 돌파한 가운데 저축은행 간 취급액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OK저축은행과 SBI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이 저축은행 퇴직연금 시장의 절대 강자로 부상한 반면 드림·더케이 등 중소형사는 취급액이 100억원대에 그치며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17일 더벨이 자체 조사한 결과 저축은행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3조 1000억원 가량으로 파악됐다. 저축은행중앙회 역시 지난달 말 관련 취급액이 3조원을 넘겼다고 밝혔지만, 각 저축은행별 취급액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현재 퇴직연금 상품을 내놓은 저축은행은 23개사.
지난해 9월 퇴직연금감독규정 개정으로 저축은행 예·적금이 퇴직연금 운용대상에 편입된 이후 저축은행 업계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4월 말 기준 저축은행 퇴직연금 규모는 지난해 말(1조 2600억원)에 비해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 말 전체 퇴직연금 규모(190조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지만,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규모를 고려하면 적지 않은 수준으로 보고 있다. 일부 대형 저축은행의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은 총자산의 10%내외 수준을 기록했다.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시장에 적극 뛰어든 건 퇴직연금 활용 시 일반 수신 상품보다 인건비, 기타 수반비용을 줄일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정적으로 수신을 확보하면서 퇴직연금 외 상품 금리가 낮아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퇴직연금감독규정이 개정된 지난해 9월 말 기준 2.64%였던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지난달 말 2.27%로 떨어졌다.
저축은행 관계자들은 다른 퇴직연금 상품보다 금리가 높고, 저축은행 업계가 신뢰를 회복하면서 경쟁력도 갖췄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저축은행 퇴직연금 상품 금리는 약 2.4~2.6%선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퇴직연금 연간 수익률 1.01%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익률이다. 보다 안정적으로 운용되는 확정급여형(DB) 수익률(1.46%)보다도 100bp 가량 높은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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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저축은행 간 취급액 편차는 큰 편으로 나타났다.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이 가장 많은 곳은 OK저축은행이다. 지난달 말 기준 4501억원을 취급했는데, 이는 전체 수신액 중에서 약 9%의 비중을 차지한다는 설명이다.
OK저축은행은 시중은행, 증권, 보험사 등 20여개 판매사와 제휴를 맺고 영업기획부를 주축으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DB형 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하고 있으며, 덕분에 DB형 잔액이 업계 상위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사회공헌 활동과 스포츠단 운영에 힘입어 기업 인지도가 높아진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한다"며 "안정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게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다음으로 잔액이 많은 저축은행은 SBI저축은행으로 4200억원 가량을 취급했다. OK저축은행과 합치면 저축은행 퇴직연금 전체 잔액의 3분의 1 가까이 되는 수치다. SBI저축은행 역시 20개 이상의 판매사와 제휴를 맺고, 리테일 부문과 전략기획 부문의 협업을 통해 관련 상품을 개발해왔다.
페퍼저축은행도 3000억원의 잔액을 기록하며 강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페퍼저축은행의 경우 지점총괄본부가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으며, 10개 이상 판매사와 제휴를 맺고 있다.
이밖에 한화(1987억원), 유진(1960억원), 신한(1792억원), 대신(1600억원)저축은행 등이 뒤를 이었다. 취급액 기준 상위권에 속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특성상 수요가 가장 많은 12월에 경쟁사보다 금리를 높여 적극적으로 규모를 키웠다"고 밝혔다.
반면 11개 저축은행들은 1000억원에도 못미치는 잔액을 기록했다. 양극화가 심한 모습이다. 특히 드림저축은행과 더케이저축은행 등 중소형사는 200억원에도 못미쳤다. 두 저축은행의 지난달 말 퇴직연금 예·적금 잔액은 각각 136억원, 138억원을 기록했다. 덩치가 큰 한국투자저축은행(400억원)과 OSB저축은행(319억원)도 자산 규모에 비해 퇴직연금 관련 잔액은 미미한 수준을 보였다.
금융권 관계자는 "아무래도 대형사나 지주 계열에 속한 저축은행이 고객들에게 친숙해 실적을 내기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DB형의 경우 안정성을 따져 지주 계열을 택하는 경향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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