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부모의 노후준비는 자녀의 미래다 [WM라운지]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공개 2019-05-27 08:05:00

이 기사는 2019년 05월 23일 09: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은퇴한 부모가 자녀에게 해줄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무엇일까. 필자가 은퇴 강연 중 자주 묻는 내용이다. 대부분은 건강이나 경제적 자립이라고 답을 한다.

어떤 부모가 자식에게 자신의 노후를 맡기고 싶겠는가. 자녀도 마찬가지다. 과거에는 부모가 자녀를 양육하고 부양하면, 자녀는 훗날 나이든 부모를 다시 부양하는 선순환 구조였다. 즉 아들, 딸이 자식연금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나이든 자녀를 부모가 다시 역부양해야 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2001년 프랑스 영화 '탕기(TANGUY)'는 독립할 나이가 되었음에도 독립하지 않는 자녀, 탕기와 부모간의 불편한 동거를 그린 영화다. 영화 제작은 우연히 시나리오 작가가 신문을 읽는 중 사회면 기사에서 시작됐다. 부모가 자녀에게 집을 떠나 독립하라고 얘기했지만 자식이 거부하자 현관 자물쇠 비밀번호를 바꿔버렸다는 이야기가 기사의 내용이었다. 결국 부모가 자녀를 상대로 한 소송 기사를 영화로 제작하게 됐다는 후문이다.

소송의 결과가 궁금하지 않은가. 놀랍게도 프랑스 법원은 자녀부양법을 이유로 부모에게 자녀가 스스로 독립할 수 있을 때까지 부양하라는 판결을 냈다. 최근 미국에서도 유사한 내용의 소송사건이 있었다. 30세의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하지 못한채 부모 곁을 떠나지 않자 부모가 결국 아들을 상대로 퇴거명령 소송을 제기했다. 프랑스와 달리 이 사건은 자녀에게 퇴거명령을 내렸다. 부모와 자녀의 동거문제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영화 '고령화 가족'에서도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부모 곁으로 돌아오는 자녀들의 얘기를 다룬다. 이는 가족의 문제로 확장되기도 한다.

요즘 부모랑 같이 동거하는 자녀 비율은 상당히 낮다. 통계청에 따르면 고령자 가구의 약 70%가 자녀와 따로 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모 부양의 책임도 과거와 달리 가족보다는 부모 스스로 해결 하려는 의식이 강해지고 있는 추세다.

가끔 한국의 60대 이상 부모님을 빗대 늙은 염낭거미로 비유하기도 한다. 염낭거미는 독거미의 일종으로 먹을 것이 없으면 새끼를 위해 제살까지 먹이로 내주는 습성 때문이다. 부양문제에 있어서 실제 현실이 녹록치 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처럼 앞만 보고 자식 뒷바라지를 했지만 갑자기 도적처럼 찾아오는 것이 바로 노후다. 준비되지 않은 노후는 참으로 속수무책이다. 그렇다고 과거처럼 자식에게 손을 벌릴수도 없다. 이제는 맹목적인 자녀부양의 늪에서 지혜롭게 빠져나와야 한다.

과거와 다른 경제 환경과 부양 문화 변화로 노후준비의 생각과 방향은 조금은 달라져야 하지 않을까. 부모의 노후준비가 자녀의 미래가 될수 밖에 없고 또 자녀의 경제적 자립은 부모의 노후준비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김태우 한화생명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前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부소장
한화생명 은퇴연구소 연구위원
경희대학교 (Pension & Finance) 박사과정 수료
보험연수원 연금(은퇴설계) 전문가 양성과정 교수
생명보험협회 사회공헌위원회 위촉 노후설계 전문강사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