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북세일즈 맨' 출신 엄석오, 용산 1조 꿈 실현되나일레븐건설, 용인 개발사업 발판…유엔사부지 분양가 승인 관건
신민규 기자공개 2019-05-31 13:23: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5월 30일 15: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일레븐건설은 '북세일즈 맨' 출신인 엄석오 회장이 20년 넘게 출판업에 종사해 오다가 직종을 변경해 설립한 시행사다. 경기도 용인 택지개발 당시 참여한 사업에서 잇따라 성과를 낸 덕에 국내 1세대 디벨로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시장에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한 건 대규모 딜에 등장하면서부터다. 일레븐건설은 과거 경남기업 인수전 당시 원매자로 명함을 내밀었다. 최종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진 못했지만 디벨로퍼가 딜에 참여하면서 주목을 받았다. 용산 유엔사부지에 1조원대 입찰가격을 적어낸 것이 알려진 이후에는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다. 유엔사부지 개발이 당초 목표대로 실현되면 일레븐건설의 매출 외형 역시 퀀텀점프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남기업 인수전 참여·유엔사부지 베팅, '통큰' 승부수
엄석오 회장은 '북세일즈 맨'으로 사회 첫발을 디딘 후 출판사(양우당)에서 20년 넘게 경력을 쌓아왔다. 출판업을 접고 일레븐건설을 설립하면서 디벨로퍼 업계에 발을 들였다. 경기 용인을 중심으로 했던 초기 사업이 잇따라 성공하면서 신영, MDM, SK D&D 등과 함께 국내에서 손꼽히는 디벨로퍼로 안착했다.
지난 1999년 경기도 용인시 수지구 상현동 일대 2253가구 아파트 개발을 시작으로 2000년대 초반 신봉마을LG자이(4000 가구), 2008년 수지구 성복동(힐스테이트·자이 3600 가구) 사업을 통해 회사를 키웠다. 최근까지도 포스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해 상현동 479가구, 동천동 1310가구를 공급했다.
시장에 존재감을 보인 건 대규모 딜에 일레븐건설 이름이 등장하기 시작하면서다. 일레븐건설은 지난 2016년 당시 경남기업 인수전에 SM그룹, ㈜동일, 중국계 회사 등과 함께 디벨로퍼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다. 당시 거론됐던 경남기업의 몸값이 1500억원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공격행보를 보였던 셈이다.
이듬해 유엔사부지(용산공원정비구역 복합시설조성지구 일반상업용지) 입찰 과정에서 1조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한 이후에는 본격적인 유명세를 탔다. 당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유엔사부지 공급예정가격을 주거 4225억원, 상업 3504억원 등 총 8030억원으로 설정했는데, 일레븐건설은 무려 1조552억원을 제시했다.
◇유엔사부지, 유일무이한 랜드마크 목표…분양가격 승인 관건
유엔사부지는 일레븐건설 입장에선 명운이 달려있는 사업이다. 1조원이 넘는 베팅금액을 제시한 만큼 회사 차원에서 가지고 있는 포부도 남다르다.
일레븐건설은 해외 유명 랜드마크를 답습하기보다는 새로운 관점으로 그려나갈 생각이다. 애초부터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고 단일 업체로 입찰에 참가해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구현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업용지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진다는 시장의 지적이 있지만 오히려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세계 최정상 6성급 호텔을 비롯해 VVIP급 백화점 등이 조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하 7층~지상 20층 아파트 5개 동 426가구와 오피스텔 2개 동 1053실, 호텔·사무실 1개 동을 건립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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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레븐건설은 3년 연속 매출이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분양대금 유입과 함께 미분양 물량이 상당수 해소된 영향이 컸다. 매출 외형은 유엔사부지가 본격적으로 착공되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일레븐건설의 매출액은 5667억원이었다. 2016년(2235억원) 이후 3년 연속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유엔사부지의 경우 매입가격이 워낙 비쌌던 탓에 분양가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수익성이 다소 악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분양보증 권한을 가진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용산 일대 분양가를 통제하고 있어 협상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앞서 일레븐건설은 올해 초 유엔사부지 개발사업을 위해 4800억원 규모의 브릿지론(Bridge Loan) 조달을 완료했다. 조달 자금은 부지 매입 중도금을 납부하는 데 사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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