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벨로퍼 열전]다함그룹, 부동산개발 사업 효과 '반짝' 그치나다함이텍·다함레저·다함넷·다함하비오 지분법 인식, '흑자→적자'로
이명관 기자공개 2019-06-14 13:13: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3일 0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조업체로 시작했던 다함그룹은 이제 명실상부한 부동산 임대·개발 업체로 변모했다. 골프장과 호텔업도 하고 있지만 부동산 개발을 도맡고 있는 계열사인 다함하비오가 그룹에 미치는 영향력이 가장 크다. 특히 다함하비오의 지분을 나머지 계열사가 나눠서 들고 있다보니 실적과도 연동돼 있다.1조8000억원 규모의 송파 파크하비오 프로젝트가 활발히 이뤄졌을 때만 하더라도 그룹 계열사들의 수익성 지표는 모두 눈에 띄게 개선됐다. 하지만 해당 프로젝트가 마무리된 이후 뒤를 이을 개발 사업이 끊기면서 덩달아 나빠졌다.
다함그룹은 다함이텍을 비롯해 다함레저, ㈜호텔파크하비오, 다함하비오 등의 계열사로 이뤄져있다. 모태는 1973년 설립된 카오디오 제조사인 다함이텍이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부터 제조업을 포기하고 부동산 개발 사업에 본격 뛰어들었다. 그룹에서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담당하고 있는 곳은 다함하비오이다.
다함하비오는 서울시 송파구 소재 동남권유통단지 개발을 위해 설립된 프로젝트 금융회사로 2011년 디에이치PFV란 이름으로 설립됐다. 설립 자본금은 50억원으로 안 회장을 비롯해 다함이텍과 다함넷, 다함레저 등 다함그룹 계열사들과 신한캐피탈이 출자했다. 지분율로 보면 다함넷이 40%로 가장 많았고, 다함이텍과 다함레저가 각각 20%씩을 책임졌다. 안응수 회장이 15%, 신한캐피탈은 5% 순이었다.
이후 개발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주주구성에 변화가 있었다. 2014년 중 안 회장과 신한캐피탈이 보유 지분을 정리했고, 이를 다함그룹 계열사들이 사들였고 현재의 지분 구조가 됐다. 다함이텍이 지분 35.5%로 최대주주에 올랐고, 다함넷이 34.4%, 다함레저가 30.1%로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지분구조로 인해 다함그룹 계열사들은 다함하비오의 덕을 톡톡히 봤다. 사업비가 무려 1조8112억원에 달하는 '송파 파크하비오'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뒀는데, 이때 지분율 만큼 지분법이익으로 반영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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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함하비오는 송파 파크하비오 프로젝트를 통해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동안 매년 최고 실적을 경신했다. 연간 기준 매출은 5000억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1400억원을 넘어섰다. 순이익도 1000억원을 넘어섰다.
다함하비오의 실적은 고스란히 주주들의 지분법손익으로 반영되면서 다함이텍, 다함레저, 다함넷 모두 같은 기간 눈에 띄는 순이익을 기록했다. 마땅한 수익처가 없는 다함이텍의 경우 매출은 10억원이 채 안됐지만, 순이익은 2014년 408억원, 2015년 464억원, 2016년 711억원 등 3년 동안 1584억원의 순이익을 인식했다.
이외 다함레저는 1674억원, 다함넷은 785억원을 가외 수익으로 벌어들였다. 이 덕분에 이들 계열사들의 재무상태도 호전됐다. 잉여금이 쌓이면서 자본 총액이 증가했고, 부채비율이 대폭 낮아졌다. 계열사별로 부채비율을 살펴보면 2016년말 기준 다함이텍 4.35%, 다함넷 10.57%, 다함레저 15.34%를 각각 나타냈다.
다만 다함하비오가 '송파 파크하비오'를 이을 후속작 찾기에 실패하면서 주춤했고, 계열사들도 덩달아 악영향을 받았다. 다함하비오는 신규 프로젝트를 찾지 못하면서 2017년부터 실적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5000억원 중반대까지 급증했던 매출은 210억원까지 하락했다.
고정비가 증가한 탓에 수익성도 크게 나빠졌다. 2017년 영업이익은 391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전환했다. 순손실 규모도 704억원에 달했다. 2018년에도 부진이 이어지면서 손실이 이어졌다. 작년 순손실 규모는 310억원이다. 2년 동안 1015억원에 이르는 순손실을 냈다.
다함하비오의 대규모 손실로 다함그룹 계열사들도 전부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를 기록했다. 다함이텍은 2017년 242억원, 2018년 101억원 등 2년간 344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다함레저와 다함넷도 마찬가지로 같은 기간 각각 256억원, 195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사실상 부동산 개발사업으로 반짝 효과를 본 이후 내리막을 걷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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