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 투자' 에쓰오일, 재무 여력 괜찮나 [Company Watch]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 현실화, 신용등급 하향 전망 나와
박기수 기자공개 2019-06-28 08:00:54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7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쓰오일이 석유화학 2단계 프로젝트를 공식화하며 재무 여력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단계 프로젝트에 약 5조원을 쓴 에쓰오일은 2단계 프로젝트에 7조원이라는 예산을 책정했다. 계획대로 2단계 프로젝트가 진행될 경우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약 10년 동안 12조원의 자금을 쏟아붓는 셈이다.에쓰오일의 최대주주인 사우디 아람코(Aramco)에 따르면 아람코는 26일 잔사유 고도화 설비(Residue Upgrading Complex·RUC)·올레핀 다운스트림 설비(Olefin Downstream Complex·ODC)의 준공식에서 스팀 크래커 및 올레핀 다운스트림 프로젝트 협업에 대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스팀 크래커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에틸렌 및 석유 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시설로 2024년 완공 예정이다.
아람코는 보도자료를 통해 "이 MOU는 향후 10년간 사우디 아람코의 글로벌 입지 강화를 뒷받침하며, TC2C기술(Thermal Crude-to-Chemicals technology,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기술)의 전파를 통해 에쓰오일의 중점 사업 분야를 석유에서 화학으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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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을 정유사에서 '종합 화학기업'으로 변모시키고자 하는 아람코의 움직임은 2015년부터 시작됐다. 에쓰오일은 2015년부터 석유화학 1단계 프로젝트로 RUC·ODC 건설을 추진했고 이 프로젝트에만 총 4조7890억원을 썼다. '단군 이래 석유화학 최대 투자'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보다 약 2조원이 더 드는 2단계 프로젝트를 현실화하자 시장의 눈은 에쓰오일의 재무지표로 모아지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별도 기준 에쓰오일의 부채비율은 152%다. 순차입금비율은 77.5%다. 탄탄한 현금창출이 뒷받침되기 때문에 아직은 재무적으로 위기가 찾아온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공감대다.
다만 1단계 프로젝트가 시작될 때던 2015년 말과 비교했을 때는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이 눈에 띄게 높아진 모습인 것은 맞다. 2015년 말 에쓰오일의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은 각각 100.4%, 16.7%로, 현재보다 51.6%포인트, 60.8%포인트 낮았다.
올해 1분기 말 에쓰오일이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자산은 약 1조1826억원으로 7조원에 달하는 대형 투자를 진행하려면 외부 차입 등을 통한 자금 조달이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 부담이 가중되던 재무구조에 한층 더 부담이 얹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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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하향도 가능성이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매긴 에쓰오일의 신용등급은 AA+(안정적)이다. 한국신용평가는 △수요둔화, 대체원료와의 경쟁심화 등으로 마진이 축소될 경우 △내부 현금창출력 저하 등으로 투자자금의 외부 차입조달이 예상치를 상회해 별도기준 순차입금/EBITDA(상각전 영업이익) 지표가 3배를 초과하는 상황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순차입금/EBTIDA는 현금창출력에 비해 현금성자산을 제외한 순차입금이 몇 배 더 많냐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현금창출력 대비 차입금 부담이 높다는 의미다.
에쓰오일은 별도 기준으로 지난해부터 순차입금/EBITDA가 3배 이상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작년 말 에쓰오일의 별도 기준 순차입금은 5조8400억원이다. 작년 한 해 EBITDA는 9957억원으로 순차입금/EBITDA는 5.9배로 집계됐다. 석유화학업계의 다운사이클이 찾아오고 대규모 재고평가손실 등 악재가 겹치면서 현금창출력이 줄어든 탓에 차입금 부담도가 높아진 모습이다.
다가올 '7조 투자'에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예년보다 높게 책정될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유지해오던 에쓰오일은 1단계 프로젝트 이후 재무부담이 높아져 배당성향 등도 줄어들었던 전례가 있다"면서 "돈이 더 많이 드는 2단계 프로젝트를 진행할 경우 확실히 예전과는 다른 재무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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