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기로 반도체 기업 진단]해성디에스, 글로벌 업황 부진에 '흔들'스마트폰 수요 감소·미·중 무역분쟁 여파…신사업 키우기 숙제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05 08:17:38
[편집자주]
반도체는 한국 경제를 지키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하지만 중국 발 반도체 굴기의 공습으로 한차례 흔들리더니 미중 무역 분쟁과 글로벌 수요 침체까지 겹치면서 산업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 대형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은 적자 전환 우려에 직면했고 중견 반도체사들도 고사 직전에 내몰렸다. 팹리스, 부품, 장비 협력사 등 연관 산업도 타격을 받고 있다. 반도체 생태계 속 주요 기업들의 현황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4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모바일 반도체 패키징 사업을 영위하는 해성디에스는 지난 2014년 설립된 이후 꾸준히 매출 규모를 늘려왔다. 리드프레임 ELF의 경우 2017년 기준 세계시장 매출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등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안정적인 실적을 쌓았다.하지만 지난해부터 시작된 스마트폰 수요 감소가 해성디에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줬다. 올 들어서는 미·중 무역분쟁으로 글로벌 무역환경까지 얼어붙는 악재를 만났다.
해성디에스는 지난 2014년부터 2017년까지 꾸준한 실적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 같은 추세는 지난해부터 주춤하기 시작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해성디에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8% 증가한 3633억원을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1%, 13.2% 감소한 267억원, 2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도 실적 부진이 이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대비 93.2%, 90.5% 감소한 4억4488억원, 4억6904억원에 그쳤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773억원으로 12.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1분기 7.6%에서 올해 1분기 0.6%로 급감했다.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올해 들어 회복국면을 보이던 주가도 다시 꺾이는 모양새다. 지난달 초 1만6050원까지 올랐던 해성디에스 주가는 지난 3일 16.2% 떨어진 1만3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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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성디에스는 실적 약화 원인으로 스마트폰 수요 부진에 따른 반도체 업황 전반의 불황을 꼽는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장기화도 경기 위축을 불러와 타격을 줬다고 진단했다.
해성디에스 관계자는 "지난해 전반적으로 반도체 시황의 하락이 있었다"며 "미·중 무역분쟁의 장기화로 실물경기도 상당히 위축됐다"고 말했다.
해성디에스의 주요 사업은 반도체용 리드프레임(Lead Frame)과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ackage Substrate) 제조·판매다. 서브트레이트란 반도체 칩과 주기판인 인쇄회로기판(PCB)을 물리·전기적으로 연결하고, 습기나 불순물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구조물이다.
자동차 전장 부문의 경우 매출이 견고했지만, 리드프레임과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모두 모바일 부문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해성디에스 측은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고객사들이 새로운 제품 출시를 꺼려 재고 조정에 들어간 게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투자는 멈추지 않았다. 실적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이나 미래를 바라보고 내린 결정이다. 올해 1분기 투자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 67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34억원 늘었다.
앞서 관계자는 "메인 사업인 리드프레임과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 부문의 생산성 확장을 위해서 투자했다"며 "투자 확대로 자본적 지출 증가에 따른 감가상각비 증가가 동반하면서 일시적으로 수요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장기적으로 성장성 담보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2분기부터 실적이 조금씩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도 있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할 때 80~90% 가량 매출 상승세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손세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성디에스의 2분기 실적은 회복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최근 고객사 패키징 방식이 와이어 본딩(Wire Bonding) 식에서 플립칩(Flip Chip)식으로 전환되고 있는 과정에서 평균판매가격(ASP)이 증가하는 효과가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해성디에스의 가장 큰 숙제는 신규 사업 키우기다. 해성디에스는 온습도·환경·바이오 센서와 그래핀 사업 진출을 꾀하고 있다.
해성디에스가 최근 개발한 교체형 스마트 체온계는 스마트폰과 연동돼 실시간으로 체온변화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한국전자부품연구원(KETI)로부터 표면탄성파(SAW) 기반의 UV·조도·온도환경측정용 복합센서 기술을 이전받아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2016년 설립한 해성바이오를 앞세워 바이오센서 사업도 진출을 추진 중이다. 그래핀의 전기적 특성을 이용한 유해화학물질 감지 센서 등 환경 분야의 응용 제품도 개발하고 있다.
다만 해성디에스 신규 사업의 전체 매출은 올해 1분기 기준 1200만원 수준으로, 아직까지는 이렇다 할 성과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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