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 인프라사업 '격세지감'…줄어드는 사업 비중 [Company Watch]영업익 3년 새 65.3% 감소…플랜트 수주 가뭄 탓
김성진 기자공개 2019-07-29 08:32:35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6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상사가 영위하는 사업 중 인프라사업의 존재감이 줄어들고 있다. 매출규모는 여전히 비교적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영업이익이 큰 폭의 감소세를 보이며 전체 영업이익에 기여하는 비중이 대폭 줄었다.LG상사는 지난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매출액 2조6151억원, 영업이익 50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1.3%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7% 줄어들었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보다 266.8% 늘어난 1016억원을 기록했다. LG상사가 보유한 LG트윈타워 지분을 매각하며 얻은 수익이 영업외 수익으로 반영됐다.
인프라사업은 LG상사가 영위하는 세 가지 사업(△인프라 △물류 △자원) 중 가장 큰 매출을 일으키는 사업이다. 1980년대 들어 본격적으로 산업인프라 사업에 뛰어든 LG상사는 1981년에 국내 최초로 이집트에 철강 플랜트를 수출했고, 1982년에는 방글라데시 변전소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의 성과를 올렸다. 이후 1990년대에는 중동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을 확장했고 2000년대 들어서는 투르크메니스탄을 집중 공략하며 연속 수주 행진을 벌여왔다.
LG상사의 인프라사업 부문에는 산업인프라 사업과 함께 무역사업도 포함돼 있다. 국내를 포함한 세계 각 지역의 메탄올, 합성수지 등 화학원료와 디스플레이 부품 등 전기·전자부품들을 수출하고 수입하는 사업이다. 또 자동차 내·외장을 설계하고 부품 생산 및 조립하는 사업도 벌이고 있다.
LG상사는 플랜트와 무역을 중심으로 인프라사업을 키워왔지만 최근 들어 규모가 줄어드는 추세다. 4년 전인 2015년만 해도 LG상사는 인프라사업을 통해 8조400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지난해 5조300억원 수준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에 따라 전체 매출액도 13조2000억원에서 10조원 수준으로 줄었으며, 인프라부문이 차지하는 비중도 63.6%에서 47.4%로 16.2% 포인트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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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프라부문 매출 규모 감소에는 여러 요인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지난해 새로 도입된 회계기준(IFRS 15)에 따라 무역사업 매출규모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LG상사에 따르면 IFRS 15 도입으로 총액이 수익으로 인식되던 무역사업 매출거래가 순익 인식으로 바뀌며 외형이 크게 줄었다.
회계기준에 따르면 재화나 용역 거래 시 기업이 '본인'인 경우에는 총액으로 수익을 인식하지만 '대리인'으로 여겨지는 경우에는 순익으로 반영된다. '본인'임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인 '고객의 신용위험을 부담' 지표가 IFRS 15에서는 삭제됐고 이에 따라 LG상사는 지난해부터 무역사업 매출거래에 있어 신분이 '본인'에서 '대리인'으로 바뀌었다.
회계기준 변경에 따라 매출 규모가 줄어든 것과 별개로 LG상사의 인프라사업 영업이익은 지난 몇 년간 감소하는 추세다. 영업이익 감소 요인으로는 플랜트 사업 부진이 꼽힌다. 지난 몇 년 사이 유가하락에 따라 글로벌 플랜트 사업 발주가 줄어들면서 LG상사의 수주 물량도 줄어들었다.
2015년 1165억원에 달했던 인프라부문 영업이익은 매년 감소해 지난해 415억원을 기록했다. 3년 새 영업이익 규모가 64.4% 감소한 셈이다. 같은 기간 전체 영업이익 기여도는 약 140%에서 25%로 줄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들어 더욱 두드러진다. LG상사는 최근 몇 년 간 수주한 사업들이 모두 마무리되며 기성수익이 지속적으로 감소해왔다. 기성수익은 공사 진척도에 따라 받는 금액을 뜻하는데 후반부 공정으로 갈수록 기성율이 줄어들어 기성수익도 감소하는 특징이 있다.
LG상사가 올해 2분기 인프라부문에서 거둔 영업이익은 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이 1조1483억원에서 1조2388억원으로 7.9% 증가한 점을 감안하면 수익성 하락이 뚜렷하다. LG상사는 지난해 4분기 준공한 투르크메니스탄 석유화학 플랜트 건설 사업을 끝으로 현재 진행 중인 플랜트 사업이 없다. 이에 따라 올해 1분기부터 기성수익도 끊긴 상황이다.
LG상사는 지난 2007년 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국내 최초로 투르크메니스탄 플랜트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2009년 15억달러 규모의 가스처리 플랜트 수주를 시작으로 5.3억달러 규모 정유플랜트 프로젝트, 34억달러 규모 석유화학 플랜트 등을 수주했다.
LG상사 관계자는 "당사 인프라부문의 수익은 플랜트 사업 외에도 석유화학, IT부품 관련 트레이딩 물량 증감의 영향을 상당히 받는다"며 "앞으로 수주형 플랜트 사업 비중은 축소되고 민자발전 및 산업인프라와 같이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분야를 중심으로 실적 개선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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