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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내실성장 이끄는 정지호 부문장 [신한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 ⑧외환·RM 거쳐 중앙아시아 7년 근무…신규진출보다 수성 '무게'

원충희 기자공개 2019-08-02 10:42:41

[편집자주]

신한금융이 바뀌고 있다. 경영진의 세대 교체를 통해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50대의 젊은 피로 구성된 인재들을 중심으로 '원신한' 목표에 한발더 다가서고 있다. 조용병 회장 체제 이후 리딩금융그룹을 뛰어넘어 국가와 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일류 금융회사로 도약하려는 신한금융. 그곳을 이끌어가는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0일 11: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2017년 지주회사 내에 은행, 카드, 금융투자, 생명보험의 글로벌사업을 포괄하는 글로벌사업부문을 출범시켰다. 해외사업도 매트릭스 체제를 구성해 그룹 차원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다. 앞서 구축된 은행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비은행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고려한 방안이다.

이미 은행 당기순이익 가운데 글로벌 비중이 14%에 이르고 있지만 2020년까지 그룹 당기순익의 20%까지 확대하기 위해선 매트릭스 협업체제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다. 그룹 매트릭스 협업체제가 필수적인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 그 선봉에 선 인물이 정지호 글로벌사업부문장(부행장·사진)이다.

◇신한은행서 천직 찾은 주경야독 고시생

정지호 신한 글로벌부문장
신한금융이 현재 보유한 해외네트워크는 20개국, 총 159개로 그 중에서 일본과 베트남 시장에 강하다. 그렇다보니 그룹 내에서도 뉴욕이나 런던같은 선진국과 베트남 등을 거친 인사들이 글로벌 주류라인을 형성하고 있다. 뉴욕지점장을 거쳐 글로벌사업그룹장을 역임했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이 대표적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정 부문장은 주류에서 약간 벗어난 인물이다.

그는 우즈베키스탄과 카자흐스탄 법인장을 지내며 해외시장을 경험했다. 전임자였던 허영택 부행장(현 신한캐피탈 사장)이나 설영오 부행장(전 신한캐피탈 사장)이 베트남, 인도 등 '신남방' 국가 경험이 풍부하다면 정 부문장의 경우 '신북방' 국가에서 글로벌 경력을 쌓았다.

사실 그는 뱅커(Banker)가 되는 데 큰 뜻이 없었다고 한다. 신한은행 입행 전 공무원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 생활을 오래했는데 은행에 들어온 것도 직업을 구한다기보다 주경야독 목적이 더 컸다. 하지만 여기서 천직을 찾게 될 줄 누가 알았으랴. 1989년 입행한 그는 30년째 '신한인'으로 근무하고 있다.

행내에서도 알아주던 영업통을 불린다. RM(Relationship Manager)생활을 오래하면서 영업 관련 상도 많이 받았다. RM은 기업현장 방문영업을 기본으로 각종 정보제공, 재무관련 상담을 해주는 기업금융전문가다. 주로 외환사업과 기업금융 쪽에서 잔뼈가 굵었는데 1995년 외환업무부 대리 시절 외국환 업무를 통해 글로벌시장 감각을 익혔으며 대기업지원부, 영업1부, 분당기업금융지점 등에서 활동했다.

그 후 기업서비스센터 부실장, 외환사업부 팀장을 거쳐 실제로 해외에 나간 것은 2008년 신한은행 우즈베키스탄사무소 조사역(사무소장)부터다. 3년간 우즈베키스탄 근무를 마친 후에 곧바로 2011년 신한은행 신한카자흐스탄법인 조사역으로 일했다. 통상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던 이는 국내업무를 거쳐 다시 해외로 나가는 게 일반적이나 그는 해외거점에서 해외거점으로 이동하는 특이한 인사코스를 밟았다.

그렇게 중앙아시아에서만 7년 정도를 근무했던 정 부문장은 2015년 글로벌영업추진부장을 국내로 복귀했다. 2017년 외환사업본부장을 거쳐 올 1월 은행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 겸 그룹 글로벌사업부문장으로 올라섰다.

정지호

◇기존 진출국 우선성장, 다변화는 이후에

그가 신한금융의 글로벌사업 총괄을 맡게 되자 일각에선 유라시아 지역을 겨냥한 신북방정책이 가속화될 것이란 예측이 나오기도 했다. 신북방의 중심지역인 중앙아시아에서만 7년 넘게 있었던 경험을 십분 발휘하기에는 그만한 이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반년 간 정 부문장의 행보를 보면 신규진출보다 수성(守成)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 진출국가 다변화보다 기존 진출국에서의 정착과 성장이 우선돼야 한다는 것. 국가별로 각종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비용투입량도 늘어나는 만큼 그런 점을 감안하면 서둘러 진출국가를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론이다.

오히려 기존 진출국에서 안정화, 대형화를 통해 유의미한 실적을 쌓는 것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진출국 다변화는 그 다음 문제라는 것이다. '유의미한 실적'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곳이 신한베트남법인이다.

신한베트남법인은 은행권에서 성공적인 베트남 현지화 사례로 꼽힌다. 지난 2017년엔 호주계 은행 '안츠(ANZ)'의 현지 리테일 부문을 인수하면서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 자리에 등극했다. 그러나 성공모델이라 평가되는 신한베트남 역시 시장점유율은 베트남 전체 금융자산의 1% 이하 수준이다.

이 때문에 현재는 신규진출보다 이미 진출해 있는 점포의 대형화를 계획 중이라는 게 신한금융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한 관계자는 "현재 글로벌전략을 종합해보면 다른 진출국은 신한베트남법인 수준으로 키우고 베트남은 더 키우는 등 기존 진출국에서의 내실 있는 성장을 1차 목표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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