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연말 재고 정상화 후 '감산 철회' 전망 서버용 반도체 재고 8~9주→6주로…주서버업체 수요회복이 관건
윤필호 기자공개 2019-07-31 08:20:2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30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D램과 낸드(NAND) 플래시 메모리 반도체 감산을 결정했다. 시장의 관심은 감산 철회 시점으로 옮겨가고 있다.연말 재고 정상화를 거치면 내년 반도체 업황 반등 시기에 맞춰 감산 정책 철회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이 서버 업체의 수요를 유도하기 위한 방안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3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D램 고객단 서버용 반도체 재고는 작년 말 8~9주 수준에서 올해 2분기 말 6주 수준으로 소폭 감소했다. 낸드 재고의 경우 고객별로 편차가 있지만 2분기 말 대체로 4~6주 수준의 고객단 반도체 재고를 보유했다고 밝혔다.
D램과 낸드의 재고 수준이 차이를 보이지만 2분기 말 기준 6주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반도체 업계에선 4주 정도의 재고량을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 SK하이닉스는 2주 정도의 재고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SK하이닉스가 재고 수준을 단번에 2주 규모로 소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순차적으로 생산량과 수급을 조정해 재고를 줄여야 한다. 최소 6개월 남짓한 기간 동안 재고 수준을 낮추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
하반기 감산 효과와 서버업체들의 재고 확보가 이어지면 SK하이닉스의 재고 수준은 연말에서 내년에 걸쳐 정상화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감산 정책는 이르면 연내, 늦어도 내년 초엔 철회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생산을 다시 늘리기 위해서는 재고 감소와 투자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올해까지 시황이 바닥을 찍고 내년부터 개선세가 이뤄지면 감산 정책을 철회하고 라인 정상화 수순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
반도체 업계에서 감산 정책은 양날의 칼이다. 감산 정책을 쓰면 반도체 가격을 올리고 수요 업체들에게 물량을 확보하도록 자극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섣불리 감산에 나섰다가 남 좋은 일만 시켜줄 수 있다. 감산 시그널을 구매자층에 보내면서도 실질적인 감산은 최소화하는 게 유리하다. 메모리 반도체 시장은 사실상 과점 시장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3사에 의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현재 감산 정책을 펴기로 한곳은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이다. SK하이닉스는 하반기부터 낸드플래시 웨이퍼 투입량을 15% 이상 줄이고 D램 캐파(CAPA) 일부를 CMOS 이미지 센서(CIS) 양산용으로 전환하는 감산 정책을 시행한다. 앞서 마이크론도 D램 5%, 낸드 10% 감산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이 없다고 못박고 있다. 대신 라인 최적화를 통해 감산의 효과를 낼 순 있다고 전제했다.
일각에선 이번 감산 정책이 서버업체를 겨냥한 압박용이라고 보는 시각이 있다. 본격적인 감산이 아니라 메모리 반도체 업체들과 서버업체 간의 신경전인 셈이다. 실제로 감산이라고 부를 정도의 규모가 아니고, 대상도 핵심 제품이 아닌 비중이 작은 부문을 대상으로 한 사실상 생산 효율화 작업이란 설명도 나온다.
SK하이닉스 감산 정책의 경우 투자 지연 정책과도 맞물려 있다. 회사는 청주 신규 M15 공장의 추가 클린룸(Cleanroom) 확보 등 장비 투자와 내년 하반기 준공 예정인 이천 M16 공장 장비반입 시기도 수요 상황을 고려하며 재검토할 계획이다. 올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어닝쇼크를 기록하며 실적 부진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투자 지연으로 당초 예상됐던 생산 증가 속도를 늦춰 자연스럽게 감산 효과도 기대하는 것이다. 내년도에 업황도 정상화와 투자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관건은 서버업체의 수요 회복이다. 서버업체들이 감산효과에 대한 우려로 재고 확보에서 나서면 예상보다 빨리 반도체 업황이 개선될 수 있다. 반대로 감산 정책을 단순 시그널로만 파악하면 서버업체들의 재고 확보 수순이 지연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에 감산에 들어가는 D램 제품군은 오래돼서 안 돌려도 되는 라인으로 실제 감산 효과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며 "낸드 플래시도 비중이 20% 남짓인 2D(단층) 생산량을 줄이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상 효율화 작업이라고 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감산의 규모보다는 서버 업체들의 수요 회복이 반도체 시황 개선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