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7월 30일 17시5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제철의 차량용 특수강 비중이 상업가동 4년 만에 50%를 돌파했다. 안정적인 매출처인 현대·기아자동차를 바탕으로 차량용 특수강의 비중이 높아졌다. 현대제철은 차량용 강판과 특수강 비중을 높이면서 자동차 부품사의 위상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30일 오후 2분기 실적 발표회를 진행했다. 이날 발표회에서 서강현 현대제철 전무는 "상반기 자동차용 특수강 비중을 51%까지 늘렸다"고 말했다. 현대제철 특수강 제품 중 차량용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제철은 2016년부터 연산 100만톤 규모의 고청정 특수강을 생산하고 있다. 특수강은 탄소강을 개량하기 위해 특수한 원소를 첨가한 강철이다. 내구성과 강도가 탄소강보다 우수하다. 특수강 제품은 자동차와 조선, 산업기계 등 다양한 분야에 쓰이고 있다. 자동차용 특수강은 크랭크 샤프트와 기어류 등 차량의 핵심 부품에 쓰인다. 현대제철의 특수강 중 자동차용 비중은 40%를 웃돌았는데, 이번 분기 51%로 비중이 늘었다.

현재 국내 특수강 시장은 세아베스틸과 현대제철이 1~2위를 다투고 있다. 현대제철이 특수강을 생산할 경우 특수강 시장의 판도 변화가 예견됐는데, 기정 사실화됐다. 세아베스틸의 차량용 특수강 비중은 현대·기아차에서 BMW와 폭스바겐 등 수입차 위주로 옮겨가고 있다. 세아베스틸이 수출하는 특수강 제품 중 차량용 비중은 51%에 달한다. 현대·기아차의 특수강 물량이 줄어들면서 해외로 공급망을 다변화했다.

현대제철은 자동차 부품사로서 위상이 강화됐다. 이번 분기 차량용 강판 판매량은 20만톤으로 전분기보다 3만7000톤(22.6%) 증가했다. 이 수치는 현대·기아차가 아닌 글로벌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집계한 것이다. 올해 80만톤의 판매 목표를 세웠는데 상반기 목표치의 45.3%를 달성했다. 현대제철은 2020년까지 연간 120만톤의 차량용 강판을 해외 완성차 업체에 납품하는 게 목표다. 현대·기아차 의존도는 여전히 높지만,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비중을 높여 의존도를 낮추는 게 목표다.

투자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중국, 체코 등 해외에 스틸서비스센터(SSC)를 두고 있다. 해외 SSC는 국내에서 냉연강판을 공급받아 자동차용 강판을 생산한다. 현대제철은 580억원을 투자해 체코 SSC에 핫스탬핑 공장을 짓는다. 2021년부터 연산 335만 PCS를 생산하는 게 목표다. 핫스탬핑 공법으로 생산된 강판은 초고강력강으로 생산돼 내구성이 뛰어나고, 복잡한 형태로 가공할 수 있다.

현대제철의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5조5719억원, 영업이익은 2236억원(영업이익률 4.2%)을 기록했다. 누적 매출은 10조6434억원, 영업이익은 4450억원이다. 원재료인 철광석값이 급등하면서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38.1% 감소했다. 현대제철은 하반기 완성차 업체와 조선사와 협상을 통해 제품가를 인상할 방침이다. 고객사가 제품가 인상을 반대하지만,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하반기 철광석 공급이 안정화되면서 가격도 안정될 것"이라며 "원가상승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