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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IT기업 지배구조 분석]케이씨, 오너가 장악력 '탄탄'…승계만 남았다지주사 체제 구축, 반도체 등 라인업 완성…'장자 경영' 본격화

윤필호 기자공개 2019-08-14 07:54:23

[편집자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질의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중견 IT기업에 대해선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매출액이 수천억원이 돼도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더벨이 탄탄한 사업구조를 지닌 중견기업을 꼽아 그들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봤다. 창업자를 비롯해 그들의 후계구도 등을 분석해 계속 기업 가치에 대해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2일 16: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케이씨(KC)는 설립자인 고석태 회장을 중심으로 케이씨텍 등 10개의 계열사를 보유한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제조회사다. 설립 이후 꾸준히 덩치를 키웠고 체계화된 관리 차원에서 2년전 물적분할을 통해 고석태 회장에서 케이씨를 중심으로 하는 지주사 체계를 구축했다. 지배구조를 명확하게 정리한 고 회장은 올 초 아들과 딸에게 주식을 증여하며 승계를 위한 준비를 진행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제조업체인 케이씨는 1987년 설립된 케이씨테크(KCTech)가 모태다. 당시 일본에서 장비를 들여와 공급하다가 1990년 자체 연구소를 설립하고 장비 국산화에 나섰다. 회사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가스(Gas) 공급장치와 화학(Chemical) 공급 장치를 전문적으로 다루며 안정적인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주사 체계 구축, 주식 증여…승계 절차 활발

케이씨는 가스와 화학 공급장치를 기반으로 전자소재 등 관련 사업을 꾸준히 확장했다. 설립자인 고석태 회장은 최대주주로서 최정점에 자리하고 있다. 고 회장은 지난 2017년 6월 케이씨텍을 케이씨와 케이씨텍으로 인적 분할했다. 이를 통해 고 회장에서 케이씨, 케이씨텍으로 이어지는 지배체제를 확립했다.

존속회사인 케이씨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로서 유틸리티 사업·투자, 자회사 관리 등의 역할을 맡고, 케이씨텍은 신설회사로서 기존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와 소재 사업부문을 가져갔다. 회사 관계자는 "자산규모가 5000억원에 미달해 요건을 갖추지 못해서 법적인 지주사는 아니다"면서 "장기적으로 요건을 갖추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계획이 나오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고 회장은 당초 케이씨의 주식 456만8848주를 보유했지만, 올해 1월 아들인 고상걸 케이씨 부사장과 딸인 고유현씨에게 각각 125만주와 15만주를 증여하면서 140만주가 빠져나갔다. 이에 따라 보유 지분 도 33.71%에서 23.38%로 감소했다. 회사는 이를 통해 지주사 체제를 갖추고, 지분도 증여해 이후 승계를 위한 준비를 착실하게 진행 중이다.

승계 준비를 밟아가고 있는 고 상무는 콜드스프링하버연구소 뇌과학 박사로 케이씨텍에서는 미래전략팀장을 맡고 있으며 최근 상무로 승진했다. 그는 이번 증여를 통해 지분 9.22%을 보유한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앞서 그는 2017년 인적 분할 직전 개최한 정기주주총회에서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됐으며, 올해 분할 설립된 케이씨텍의 사내이사이기도 하다. 다만 딸인 고유현씨의 경우 지분도 1.11%에 불과하고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케이씨 지배구조
2019년 1분기말 기준

◇케이씨텍 중심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 확장세

케이씨가 보유한 계열사는 10개다. 핵심 사업을 담당하는 케이씨텍은 인적분할로 신규 설립된 이후 유가증권시장에 재상장됐다. 케이씨 그룹은 케이씨텍을 중심으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관련 장비와 소재·부품 관련 사업을 점차로 확장시키고 있다.

고석태 회장은 1월 케이씨와 마찬가지로 케이씨텍의 보유주식 100만주도 자식들에게 증여했다. 이에 따라 지분율도 27.3%에서 22.26로 변동했다. 수증자인 고상걸 부사장과 고유현씨는 각각 80만주, 20만주씩을 받았으며 4.03%, 1.01%의 신규 지분을 보유한 특수관계인으로 포함됐다.

케이씨텍의 사업은 크게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기타 부문 등으로 나뉜다. 전체 매출액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67.2%, 32.6%다. 회사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반도체 업체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로 반도체 업계를 중심으로 국산화에 대한 중요성이 커졌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장비업체들에 대한 국산화에 따른 수혜 기대감을 제시했으며, 습식공정 장비업체인 케이씨텍도 이들 중에 하나로 꼽히고 있다.

케이씨텍은 지난 2014년 반도체 제조 공정에 활용되는 화학기계연마(CMP)와 슬러리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납품하고 있다. 또 디스플레이용 세정장비(Wet station)와 코팅장비(Coater)를 양산해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와 거래하고 있다.

다른 계열사로 비상장사인 케이씨이앤씨(KCENC), 케이씨티앤에스(KCTNS)가 있다. 케이씨는 1분기 말 기준으로 이들 지분을 각각 57.24%, 50% 씩 보유하고 있다. 케이씨이앤씨는 지난 2000년 케이씨텍에서 분사해 설립한 회사로 케이씨의 주요 종속회사 가운데 하나다. 디스플레이와 반도체 분야에 UHP배관을 비롯해 크린룸, 플랜트 설비 시공을 전문으로 한다.

2016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으나 여의치 않아 연기했으며, 지난해 10월 NH투자증권과 주관사 계약을 체결하고 재도전에 나섰다. 아울러 2008년 설립된 케이씨티앤에스의 경우 산업·특수가스 제조와 무역, 스마트 팩토리 디지털 솔루션 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케이씨는 합작회사(JV)로 설립한 케이씨이노베이션(KC이노베이션)과 케이케이테크의 지분을 각각 58.14%, 40% 보유 중이다. 케이케이테크의 경우 2006년 일본 카시야마(Kashiyama) 사가 합작 설립했다. 반도체 장비인 건식진공펌프(Dry Vacuum Pump)와 부스터 펌프(Booster Pump)를 제조한다.

케이씨이노베이션은 1995년 일본의 재팬 피오닉스(Japan Pionics)와 합작으로 설립한 반도체 장비사로 가스 스크러버(Gas Scrubber)와 정제기(Purifier)를 생산한다. 2005년 일본의 쇼와철공의 지분 출자를 통한 IR 오븐(IR-OVEN)을 개발해 디스플레이 분야로 사업다각화를 이뤘다. 케이씨이노베이션은 2016년 반도체 제조용 기계와 부품 제조 등을 목적으로 케이씨솔루션을 설립했으며 60%의 지분을 보유 중이다.

이 밖에 케이씨는 중국과 대만, 베트남에 4개에 현지 법인을 계열사로 보유 중이다. 대만과 중국 법인인 대만개사과기유한공사와 개사정밀설비유호(무석)유한공사의 지분을 각각 100% 보유 중이다. 다만 중국의 한국 피오닉스 차이나(Korea Pionics China)와 케이피씨 베트남(KPC VIETNAM CO)은 케이씨이노베이션이 지분 100%씩을 보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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