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PLP 사업 내년까지 예상 적자 '3400억' 내년까지 만성 적자 탈피 불가…업황 부진에 투자도 쉽지 않아
김장환 기자공개 2019-08-19 08:14:43
이 기사는 2019년 08월 19일 07: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삼성전기로부터 지난 6월 양수받은 패널레벨패키징(PLP) 사업 부문이 올 하반기부터 내년 말까지 3400억원대에 달하는 누적 적자를 낼 전망이다. PLP 사업 안착을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향후 내놓을 신제품 등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막대한 투자가 더 필요하다. 정작 삼성전자는 반도체 등 주력 사업 부진이 확산되고 있어 PLP 사업에 힘을 싣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16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PLP 사업에 대한 실적 전망치를 통해 올 6월~12월까지 1273억원대 영업손실을 낼 전망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내년에도 적자가 지속돼 PLP 사업부문 영업손실이 2155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예측했다. 순손실 규모도 엇비슷한 수준으로 이 기간 누적 적자가 3428억원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PLP 사업 부문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건 삼성전자를 비롯, 주요 고객사 제품에 응용이 아직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 초소형에 고성능, 저전력 기술 구현이 가능한 기술이어서 미래 성장성 측면에서는 '가야 할 길'이란 판단도 있지만 아직은 이를 전면 적용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PLP는 반도체와 디바이스(기기) 메인보드를 연결한 상태에서 이를 포장(패키징)하는 기술의 일종이다. 실리콘 웨이퍼 칩이 메인보드에 신호 전달을 가능하도록 만들면서 불순물·습기·충격 등으로부터 칩을 보호하는 공정이다. 스마트폰 등 어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제조 과정에 들어가는 반도체 후공정 위탁생산(파운드리) 분야로 볼 수 있다.
애플 아이폰 AP 패키징 일감 상당수를 맡아 왔던 삼성전자는 2015년 공동 납품업체였던 대만 TSMC에 관련 일감을 모두 뺏겼다. TSMC가 팬아웃-웨이퍼레벨패키지(FO-WLP)란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다. FO-WLP는 기존보다 회로 연결을 보다 단조롭게 만든 기술로, 값비싼 인쇄회로기판(PCB) 없이 패키징이 가능해 비용 측면에서 유리하다.
삼성전자는 이후 새로운 패키징 기술 개발에 돌입했고 FO(팬아웃)-PLP 방식을 개발했다. WLP와 PLP의 차이는 같은 기술을 두고 둥그런 웨이퍼로 하느냐, 네모난 패널로 패키징을 하느냐로 갈린다. 패키징 과정에는 칩 절단이 필요한데, 원형 보다는 네모난 게 버리는 면적이 적어 FO-PLP가 보다 효율적인 기술이란 게 삼성전자 측 입장이다.
FO-PLP 기술 개발 전면에 섰던 게 바로 삼성전기다. 2015년 삼성전자에서 몸을 옮겨 온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구상했던 기술이다. 이 사장은 권오현 당시 삼성전자 DS총괄 부회장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고 FO-PLP 개발과 투자를 이어갔다. 하지만 속도를 확실히 내지 못했다. 사업 성공을 위해서는 대규모 투자비가 필요했는데 이를 삼성전기가 감당하기는 어려웠기 때문이다. FO-PLP 성공을 위해서는 대규모 자금을 들고 있는 삼성전자가 나서야 했다.
삼성전자는 삼성전기로부터 PLP 사업부문을 양수받기로 하고 올 6월 이를 단행했다. 2600억원을 들여 충남 천안에 만들어 둔 PLP 생산라인을 보다 늘릴 예정이다.
문제는 부진한 업황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보인다는 점이다. 수요 약세와 공급 과잉 악재로 D램 등 주요 반도체 가격이 흔들리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23조1563억원에 달했던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올 같은 기간 7조5206억원으로 3분의1 넘게 축소됐다. 여기에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우대국)에서 배제하고 반도체 주요 소재의 수출 허가 규제까지 단행하면서 삼성전자의 실적 정상화 고민은 더욱 깊어진 상태다. PLP 사업 정상화에 힘을 쏟을 여유가 당장은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향후 3년 동안 180조원 투자 계획을 세우는 등 대규모 자금을 써야하는 상태인데 반도체 사이클이 꺾이기 시작했고 일본 등 외교적 문제마저 겹쳐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갤럭시워치 외에 PLP를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 나와야 하는데 당장 이를 추진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고, PLP에 당장 대규모 자금을 투입하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