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8월 23일 11: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매자가 인수의사를 철회하면서 대원저축은행이 다시금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왔지만 시장 반응은 아직까지 뜨뜻미지근한 분위기다. 경북권에 위치해 있어 영업 매력도가 높지 않은데다가, 앞선 거래에서 프리미엄이 다소 높게 책정돼 매도자 측 눈높이가 높아진 영향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발광다이오드(LED)업체 씨티젠은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심사 지연으로 인해 대원저축은행 주식 양수결정을 철회한다고 지난 9일 밝혔다. 이후 현재까지 약 2주가 지났지만 원매자는 나타나지 않은 상황으로 파악된다. 대원저축은행 측은 별도의 매각주관사를 두지 않고 자체적으로 원매자들의 문의사항에 대응하고 있다.

매각대상은 대아저축은행이 보유한 대원저축은행 지분 100%다. 1998년 대아저축은행은 오성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해 대원저축은행을 설립했다. 현재 대원저축은행은 경상북도에서 두 곳의 지점을 운영 중이며, 경주시에 위치한 본점과 포항시에 소재한 지점 한 곳을 보유 중이다. 올 3월 기준 대원저축은행의 총자산은 206억원으로 중소형 저축은행으로 분류된다. 지난해 영업수익은 15억원으로 전년대비 23%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결손금 532억원이 누적된 점 등이 고려돼 대원저축은행의 감사인 BDO성도이현은 올 1분기 감사의견으로 한정을 제시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앞서 책정된 인수가가 시장에서 다시 받아들여지긴 어렵다고 내다보는 분위기다. 대원저축은행의 여신규모가 올 1분기말 기준 37억원으로 전년 동기대비 24억원이 감소하는 등 영업확대를 이루지 못하고 있으며, 앞서 책정된 영업권 프리미엄이 평균대비 높아 새로운 잠재적 원매자가 나타날 경우 비슷한 인수 가격을 다시 제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저축은행은 신규인가가 불가능한 특수성이 감안돼 경영권 거래시 영업권 프리미엄이 별도로 가산된다. 본점 소재지를 기준으로 △서울 △인천·경기 △부산·울산·경남 △대구·경북·강원 △광주·전남·전북·제주 △대전·충남·충북 등 6개 영업구역으로 나뉘는데, 통상 서울(200억원), 경기(150억원), 부산(100억원), 기타 지역(50억원)을 프리미엄 참고 가격으로 삼는다. 물론 각 저축은행의 특수성에 따라 포트폴리오 건전성, 현금흐름 등 다양한 고려 요소가 있어 지역별 영업권이 절대적 지표가 되지는 않는다.

씨티젠은 순자산과 영업권 등을 고려해 162억원을 들여 대원저축은행을 매입하려했으며, 대원저축은행은 경북권에 위치해있는 저축은행임에도 씨티젠으로부터 부·울·경 권역에 준하는 영업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최근 거래가 완료된 삼보저축은행을 포함해 중소형 저축은행 매물에 관심을 보여왔던 김병진 회장이 대원저축은행의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한 영향으로 풀이되지만 새로운 인수희망자가 비슷한 밸류에이션으로 매물을 평가할 지 여부는 미지수라는게 시장 전망이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원매자 측에서 100억원 상당을 대원저축은행 영업권 프리미엄으로 고려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대원저축은행으로서는 향후 새로운 원매자와 협상을 진행하더라도 기존 거래가격을 기준점으로 삼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눈높이 격차가 거래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유효한 원매자 확보 및 협상 진행 등에는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대아저축은행 관계자는 "씨티젠 측에서 대원저축은행 주식 양수결정을 철회한다고 밝힌 이후 인수 의향이 있다며 회사에 접촉해온 곳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