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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노리는 대우건설, 해외사업 '재시동' 국영건설사 업무협약…조 단위 고속도로 수주 총력

고진영 기자공개 2019-08-29 08:56:37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8일 14: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우건설이 베트남을 중심으로 해외사업에 다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2012년 이후 거의 매년 해외수주가 줄며 신중한 움직임을 보였는데 분위기에 변화가 감지된다. 베트남은 90년대 말 대우건설이 그룹 해체를 겪으면서도 신도시 개발을 공들여 추진해온 곳이기도 하다.

◇현지업체와 '맞손', 동남아 영토 확장 기지

대우건설은 지난 23일 베트남 국영건설사인 CC1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현지 건설시장 입찰정보를 교환하고 인프라, 부동산 개발, 오일&가스 플랜트 등 여러 분야에서 신사업 진출 기회를 엿보기 위한 것이다. 단순히 시공뿐 아니라 직접 부동산 개발을 하는 디벨로퍼 역할을 확대할 길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

대우건설은 최근 몇 년 해외수주에 소극적 태도를 유지해왔다. 연도별로 해외수주 실적을 보면 2011년 5조3841억원에서 2012년 6조3612억원으로 늘었다가 이듬해부터 계속 떨어져 2016년 1조5945억원까지 내려앉았다. 2017년에는 1조7817억원으로 소폭 올랐지만 2018년 다시 1조7014억원으로 감소했다. 6년 사이 4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셈이다. 저가수주로 손해를 보면서 프로젝트를 신중하게 고르다 보니 자연스레 수주가 줄었다.

000000000대우건설 해외수주

그러나 올해는 해외수주 목표를 3조1725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가량 높여 잡는 등 한층 활발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현재 나이지리아, 모잠비크, 카타르 등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서 LNG 액화플랜트 수주를 기대하고 있는데 베트남을 기지로 동남아에서도 영토를 넓히려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문재인정부 '신남방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데다 아직 사회간접자본(SOC) 시설이 부족해 건설사들로서는 매력적 시장이다. 더욱이 유가 하락 탓에 중동 일감이 줄면서 동남아지역은 더 주목도가 높아졌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수주 실적 자체를 올리는 것보다 양질의 일감을 선별적으로 골라야 한다는 기조는 여전하지만, 동남아에서 수익성 있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찾아서 해보려고 한다"며 "독자적으로 하는 것보다 현지업체의 협력을 얻으면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대우건설은 현재 베트남 북부 남딘성과 남부 빈롱성을 연결하는 654㎞ 길이의 남북고속도로 수주전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 사업은 총 50억 달러를 넘는 규모로 전체 11개 프로젝트 중 8개가 민관협력(PPP) 방식으로 진행된다. 대우건설은 이 가운데 탄 호아-응에 구간에 사전자격심사 서류를 제출했으며 중국 철도공사, 베트남 현지업체인 'Tasco JSC' 등과 경쟁을 벌인다. 본입찰은 10월이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CC1이 현지에서 뛰어난 토목 역량을 갖춘 업체이기 때문에 입찰에 같이 들어가려고 추진 중"이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같이 하려는 사업 중 하나이고 이 밖에도 여러 사업 기회를 찾아 정보 취합과 입찰 참가 검토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 시절 유산, 수십 년 투자 빛보나

국내 건설업계가 베트남에 앞다퉈 손을 뻗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대우건설은 현지에서 입지를 잘 쌓아둔 편이다. 처음 진출을 검토하기 위해 베트남을 찾은 것은 대우그룹 시절이던 1986년, 당시 도로에 포장도 안 돼 있을 정도로 개발상황이 열악했다. 대우 측은 인건비가 비싸 어려운 한국 공장들의 이전을 제안했고 1993년 베트남에 오리온전기 공장을 지으면서 터를 닦았다.

특히 2000년대부터 진행한 스타레이크 시티 개발사업은 대우가 그룹 해체 과정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성공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각별하다.

000000000대우스타레이크

스타레이크 신도시는 하노이 서호 지역에 서울 여의도 면적의 3분의 2 규모로 조성되는 행정복합도시다. 1996년 김우중 전 대우그룹회장이 베트남 정부에 하노이를 관통하는 하천 '송홍' 개발계획을 제안한 것이 그 시발점이 됐다. 그러나 1999년 그룹 해체로 사업이 표류하다가 2006년 다시 투자허가 승인을 받아내 본격화했다. 함께 컨소시엄에 참여했던 4개 업체가 금융위기 여파로 중도에 사업을 포기하는 우여곡절도 있었지만 대우건설은 끝내 컨소시엄 지분을 모두 인수한 뒤 2011년부터 단독으로 사업을 밀어붙였다.

현재는 20여 년 간의 노력이 결실을 보는 단계다. 신도시 1단계 건설을 마무리하고 리츠 자산관리회사를 통해 대형 오피스, 아파트 등이 들어서는 복합단지개발 공모 리츠를 추진한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대우건설이 그동안 베트남에서 축적한 신뢰가 상당하고 현지 도시 개발 경험도 있기 때문에 앞으로 새로운 사업을 따내는 데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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