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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변수들' 당장은 지배구조법상 문제소지 없어…지배력 위협요인은 잔존

원충희 기자공개 2019-09-02 14:18:00

이 기사는 2019년 08월 29일 18: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횡령·뇌물죄 파기환송 결정을 내리면서 재판이 고등법원으로 다시 돌아갔다. 최종심까지 대략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계열사 대주주 적격성에도 눈길이 쏠린다. 당장은 문제가 없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이 얽혀있기 때문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29일 이 부회장의 횡령·뇌물죄 최종선고에서 파기환송을 결정했다. 재판은 서울고등법원에서 재차 심리한 뒤 다시 대법원 소부로 올라가게 된다. 최종심 결과가 나오기까지 대략 1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통상 유죄 취지 파기환송이 원심에서 뒤집히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부회장이 뇌물·횡령죄 실형선고는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당장 삼성생명 등 금융계열사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아니다. 현행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요건은 금융관련법령, 조세범처벌법,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금고형 이상을 받은 경우로만 규정돼 있다. 다만 몇 가지 변수는 있다.

첫 번째 변수는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다. 금융회사지배구조법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대상은 '최다출자자 1인'으로 규정돼 있다. 이에 따르면 심사대상은 삼성생명 지분 20.76%를 가진 이건희 회장이지 이 부회장이 아니다.

사실 금융당국은 법 개정을 통해 최다출자자 1인과 특수관계인, 사실상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요주주로 심사대상을 확대하려고 했으나 중도에 무산됐다. 결국 이 회장이 살아있는 이상 이 부회장의 금융계열사 지배력이 법규로 제한될 소지는 적다.

두 번째 변수는 지난해 9월 국무회의를 통과한 금융회사지배구조법 개정안이다. 여기에는 '특정경제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특경가법)' 위반행위도 적격성 심사요건으로 포함됐다. 특경가법상 배임, 횡령, 국외재산도피, 사기 등으로 금고형 이상을 선고받는 경우가 해당된다. 이 부회장은 국외재산도피 혐의에서 무죄를 받았으나 뇌물로 사용된 돈이 삼성 법인자금이라 횡령에 걸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아직 국회 계류 중이라 언제 통과·시행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법률 통과 후 시행까지 유예기간을 두기는 하나 이 또한 국회논의 과정에서 정해진다"고 설명했다.

예전이라면 지배구조법 개정안 시행 후에 최종판결이 나도 이 부회장의 대주주 적격성에 영향이 없었다. 소급입법금지 원칙에 따라 법 시행 전에 발생한 사건으로 받은 실형은 심사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 판결로 인해 세 번째 변수가 생겼다. 대법원은 이 전 회장의 조세포탈 위반에 대해 금융사 대주주 적격성 심사기준을 '형 확정 시점'으로 해석할 수 있는 취지의 판결을 냈다. 그동안 '법 위반시점' 기준으로 적격성 심사를 해왔던 금융당국의 행보와 반대다. 즉 지배구조법 개정안 시행 후에 최종심 판결이 실형으로 확정될 경우 적격성 심사대상에 포함될 여지가 있는 셈이다.

앞서 세 가지 변수가 중첩돼 일어날 확률은 낮은 편이다. 다만 이 부회장의 금융사 지배력을 위협할 수 있는 요인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지난 2016년 8월 시행된 지배구조법에 따라 2년 주기로 금융사 최다출자자 1인에 대해 적격성 심사를 해왔다. 심사요건 법령위반으로 금고 1년 이상 실형을 받는 경우 보유주식 가운데 10% 지분에 대해 의결권 제한조치가 내려진다. 만약 대주주가 의결권 제한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주식처분 명령도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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