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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B하나은행, 중국 전략 '강약조절' 은행장 취임 후 영업점 30→27 다운사이징…TF구성, 동남아 현지화 주력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05 10:32:01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2일 1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EB하나은행의 글로벌 전략에 일부 변화가 감지됐다. KEB하나은행은 대표적인 '중국통' 지성규 하나은행장이 취임 후 동남아 지역으로 무게추를 옮기고 있다. 중국지역이 특히 현지화 전략을 추구했던 만큼 미중 무역분쟁 장기화 등 글로벌 '외풍'이 지속되면서 현지 영업점들의 타격이 불가피해졌다는 판단이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최근 칭따오 영업점인 청도노산지행(일반 영업점)을 청도분행(지역거점 영업점)으로 통폐합했다. 지난 5월 베이징에 위치한 북경왕징신청지행과 북경왕징지행을 통폐합한데 이어 두번째 점포 다운사이징을 단행했다. 중국 현지 점포 수는 기존 30곳에서 27곳으로 총 3곳이 사라졌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올 들어 실적 추이가 반등기류를 탔지만 청도 지역 기업대출 수요가 급감한데다가 미중 무역분쟁의 여파로 불안한 실적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중국 영업점이 특히나 현지화가 잘 돼 대외적인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고 있는 탓에 다운사이징을 통해 글로벌 순익 의존도 낮추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나은행이 중국 현지 다운사이징에 돌입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15년 하나은행과 KEB외환은행이 합병하면서 해외 네트워크 정비 작업을 진행한 바 있지만 중국은 예외사항이었다. 하나은행은 2017년 4월경 까지 미국과 러시아, 베트남 등 국가 내 중복점포 정리작업을 마무리지었다.

미국의 경우 외환은행의 네트워크였던 미주외환송금센터(현지법인)가 하나은행의 뉴욕지점과 업무가 중복돼 폐쇄 조치를 취한 바 있다. 러시아에서는 옛 하나은행이 2008년 설립했던 모스크바 사무소를 폐쇄하고 관련업무를 외환은행의 러시아 법인으로 존속시켰다. 베트남에서는 호치민 지점과 기능이 중복된 현지 사무소를 철수시켰다. 다만 중국에서는 확장 정책만 있을 뿐 다운사이징 전례가 없었다.

금융권에서는 지 행장의 이번 중국 다운사이징 움직임을 두고 중국 의존도를 낮추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대신 동남아 지역이나 타 지역쪽 현지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후 '해외영업점 현지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기도 했다. TF를 신설한 이유는 동남아 현지 소매금융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현지화 작업이 중국 등 일부 지역에 치우쳐 진행됐다고 판단한 것이다. 실제로 하나은행은 해외영업력 강화차원에서 현지인력 채용 규모도 2015년 1427명에서 지난해 말 3000명 수준으로 두 배 가량 늘렸다. 그러나 현지화 성과의 대부분이 중국 영업점에만 해당되는 내용이었다.

지 행장은 중국에 오래 근무한 덕분에 현지 상황을 가장 빠르게 감지할 수 있는 인물로 분류된다. 지 행장은 지난 2001년 홍콩지점 부지점장을 거쳐 2003년 심양지점장, 2007년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설립단 부단장을 역임했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아 2014년부터는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 부동사장(은행장)으로 지내며 옛 하나은행과 옛 외환은행 중국법인의 성공적인 통합을 이끌었다.

당시 지 행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폈다.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을 공략거점으로 설정한 결과 괄목할 만한 실적 성과를 이끌었고 그는 2017년 말 글로벌사업그룹 부행장으로 승진 임명됐다. 업계안팎에서는 당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 해소를 계기로 중국 내 영업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관측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부터 그가 중국 영업점 축소에 나서기 시작했다. 하나은행이 투자했던 중국 기업들의 부실위험이 급증하는 등 현지 사정이 좋지 못하다. 무려 3620억원을 투자했던 중국민생투자(中國民生投資, 이하 중민투)도 유동성부족으로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바 있다. 중민투는 현재 중국 정부 주도로 회생을 위한 채권 재조정이 진행 중이다.

아울러 미중 무역갈등이 장기화된 탓에 현지 중국 기업 실적 악화에 따른 직접적인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의 지난 6월 말 기준 당기순이익 144억3600만원으로 지난 한해 거둬들인 순이익(543억7100만원)의 절반도 채 안되는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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