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09월 04일 08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형보험사가 전속 설계사 채널에 법인보험대리점(GA)보다 더 많은 보험모집수수료를 주면 GA는 경쟁에서 밀리고 큰 타격을 받을 것입니다."최근 파격적인 모집수수료 인상을 골자로 한 대형손보사의 신인 설계사 육성 제도 개편안을 두고 GA업계 고위관계자가 한 말이다. 이후 해당 손보사는 GA업계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개편안 수정을 약속했다. 그러나 그들의 분노는 쉽게 가시지 않았다. GA업계는 이달부터 해당 손보사 보험상품 불매운동에 돌입했다. 더불어 이 사건의 원흉으로 지적받는 또 다른 손보사의 상품도 10월 한 달 간 팔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이번 GA들의 단체행동이 공정거래법에서 금지한 담합의 여지가 있다는 점은 둘째치자. GA업계가 전속설계사 수수료를 높인다는 손보사에 강한 분노를 표출하고 불매운동까지 벌이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는 GA들이 본연의 기능과 경쟁력을 잊은 채 수수료를 통한 규모의 성장만을 추구해 온 것에 기인한다. GA 설립 취지는 여러 보험사의 다양한 상품을 소비자에게 비교 설계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GA만의 장점이다. 전속 설계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전속채널의 수수료를 늘리고 줄인다 해서 GA 경쟁력이 훼손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다만 이미 적지 않은 GA들은 수수료만 쥐락펴락하며 손쉽게 성장해 왔다. 수수료 앞에서 상품비교와 소비자 권익 제고, 정도영업은 골칫거리일 뿐이다. 그들은 고유의 DNA를 상실한 채 수수료를 더 준다며 전속 설계사를 끌어들이는 식으로 세를 불렸다. 이 상황에서 갑자기 보험사가 수수료를 늘린다니 겁이 날 만도 하다.
금융위원회는 수수료로 일그러진 보험영업시장을 바로잡고 소비자 권익을 높이기 위해 최근 보험모집수수료 개편을 예고했다. 아무리 보험사를 불매로 압박할 수 있는 GA라 해도 '소비자 보호'라는 전가의 보도와 규제의 칼을 함께 휘두르는 당국을 거스를 수는 없다. 벙어리 냉가슴 앓던 차에 엉뚱한 손보사들이 수수료를 이유로 GA들의 눈 밖에 났다. 결국 GA업계 안에 그간 쌓였던 분노의 화살이 이곳으로 한 번에 쏠린 셈이다.
GA가 워낙 전속 설계사를 대거 끌어와 성장해 왔기에 반대의 상황을 우려하는 것도 이해는 간다. 그러나 지금처럼 수수료를 꼬투리 잡아 불매에 나서는 식의 행동을 반복할 뿐이라면 강화될 규제의 철퇴를 맞고 도태의 길로 접어드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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