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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협력사 투자 성적표]삼성디스플레이, 아쉬운 에스엔유 투자9년 투자에 80% 손실…OLED 증착장비 개발 추진했지만 LCD장비 편중 심해

김슬기 기자공개 2019-09-09 08:18:06

[편집자주]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모델이 중요해지고 있다. 기술 개발 과정에서 대기업과 협력사간 공동 연구를 하고 안정적인 공급 체인을 만드는 것은 양측이 윈윈할 수 있는 모델이다. 더 나아가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를 하면서 관계를 더 공고하게 하는 모델까지 나오고 있다. 대기업들이 협력사 지분에 투자한 사례를 통해 상생 모델의 성적표를 분석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6일 15:4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에스엔유프리시젼(에스엔유)과 손을 잡은 것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증착장비의 국산화를 위해서였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아몰레드로 사업의 축을 옮겨나가고 있을 때였다. 2010년대 초반 삼성디스플레이는 시장 확대를 위해 에스엔유에 직접 지분을 투자했을 뿐 아니라 전환사채(CB)를 인수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투자 10년여가 지난 지금 투자금의 80%를 손실로 인식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분투자한 원익IPS(원익홀딩스 포함), 에스에프에이 등이 각각 370%, 280% 가량의 투자수익을 낸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과다.

6일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말 기준으로 삼성디스플레이는 에스엔유의 지분 3.13% 보유하고 있다. 지분으로 따지면 107만5446주였다. 당시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에스엔유의 지분가치는 31억2400만원이었다. 올 상반기말 기준으로 지분가치를 환산하면 총 27억3200만원으로 추정된다. 올해 6월말 에스엔유 종가는 2540원이었다. 지난해 말에 비해 12% 가량 가치가 줄어든 것이다.

에스엔유 지분가치

삼성디스플레이의 에스엔유 최초 투자시점인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최초 투자금액은 142억500만원이었다. 과거 최초 투자금액과 현재의 가치를 비교하면 81% 가량 줄어들었다. 에스엔유는 1999년 서울대 신기술창업네트워크에서 탄생한 기업으로 LCD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하는 업체다.

에스엔유 투자는 2010년 12월에 처음으로 이뤄졌다. 당시 에스엔유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하면서 총 107만5446주의 신주를 발행했다. 당시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주당 1만3208원에 지분을 사들였고 총 142억500만원을 들였다. 또 에스엔유는 5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CB 발행을 했다. 삼성 모바일디스플레이는 해당 CB를 총 152억5800만원에 인수했다. 당시 총 295억원을 투입해 에스엔유에 힘을 실어줬다.

에스엔유에 대한 지분투자는 사업협력을 공고히 하기 위함이 컸다. 2010년 8월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와 에스엔유는 지식경제부가 주관하는 국책과제 사업자로 선정돼 공동으로 5.5세대급 아몰레드 유기증착장비 개발 중이었다. 이후 2012년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가 삼성디스플레이에 흡수합병되면서 에스엔유에 대한 지분투자 역시 삼성디스플레이로 넘어왔다.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소식이 알려지면서 에스엔유 주가는 2010년말 1만7550원까지 상승했고 그해 말 지분가치는 188억7400만원까지 올라갔다. 하지만 이때를 정점으로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2011년 지분가치는 114억원으로 간신히 100억원대를 넘겼으나 이듬해 50억원대까지 내려갔다. 디스플레이 장비 수요 급감으로 관련 기업들이 부진을 겪었기 때문이다. 2013년에 다시 지분가치가 117억원까지 올라왔으나 2014년 이후에는 쭉 내리막길이었다.

성과가 올라오지 않자 2015년 삼성디스플레이는 가지고 있던 CB의 주식전환을 포기하고 원금과 이자 5.2%를 만기상환받았다. CB는 상환을 받음으로써 원금을 보존했지만 지분투자한 부분에 대해서는 손을 대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2015년말 지분가치는 44억원까지 떨어졌다. 지분투자한 142억원과 비교했을 때 3분의 1도 되지 않았다.

디스플레이 시장이 LCD에서 OLED로 빠르게 재편되고 업황이 부진함에 따라 에스엔유의 실적도 부침이 심했다. 에스엔유는 OLED 기술 개발 초창기에 증착 장비 개발을 했지만 양산용 제품은 일본 제품이 절대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해당 시장을 공략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2010년 이후 에스엔유는 2011년(72억원), 2012년(152억원), 2014년(105억원), 2016년(159억원) 등 총 네 차례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도 400억원에서 1000억원대까지 변동폭이 컸다.

에스엔유 재무현황

창업자인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과 교수는 2016년말 에스에프에이에 지분을 매각하며 경영일선에서 물러났다. 에스에프에이는 국내 디스플레이 장비기업중 매출 1조원을 처음으로 달성한 곳으로 사업다각화를 위해 에스엔유 뿐 아니라 반도체 패키징업체 STS반도체(현 에스에프에이반도체) 등도 인수했다.

대주주가 바뀐 이후인 2017년 116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도 800억원대의 매출을 나타냈다. 영업이익 역시 각각 59억원, 110억원 등을 기록해 이전에 비해 실적 호조를 보였다. 하지만 여전히 LCD 검사장비를 주력으로 가져가면서 향후 성장기회가 크지는 않은 상황이다. 2017년과 2018년 삼성디스플레이가 보유한 지분가치는 각각 42억원, 31억원으로 떨어졌다.

실제 에스엔유 전체 매출(올 상반기 기준)의 77%(230억5700만원)가 LCD 검사장비에서 발생했다. 에스엔유는 LCD 검사장비 시장에서는 세계 1위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으나 OLED 증착장비시장에서는 시장점유율이 미미한 상황이다. OLED 제조장비 매출은 20%(60억4100만원)에 불과했다. 최근 주가는 2000원대를 기록, 삼성디스플레이의 최초 투자단가였던 1만3000원대는 요원해보인다.

에스엔유 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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