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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그룹 사업구조 개편]'전기차 충전업'도 포기…안 되는 사업 솎아낸다낮은 사업성에 매각 추진, '비전보다 실적' 우선

구태우 기자공개 2019-09-11 10:51:01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0일 17: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포스코ICT의 전기차 충전 사업이 사업 개시 5년 만에 구조조정 대상에 들어갔다. '전기차 대세론'에도 충전업의 성장이 더뎠고 매출 규모도 미미해 매각 대상에 올랐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ICT는 다수의 업체와 전기차 충전 사업의 매각을 논의하고 있다. 매각자문사는 삼일회계법인(PwC)으로 선정됐다. 포스코ICT는 지난해 전기차 충전 사업의 분사를 결정하고, 조인트 벤처(JV) 설립을 추진했다. JV가 불발되자 매각으로 방향을 틀었다. 전기차의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만큼 포스코ICT의 충전 사업에 눈독을 들이는 업체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ICT는 국내 1호 민간 충전서비스 사업자다. 권오준 전임 회장 시절이던 2014년 전기차 충전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높았지만, 충전 인프라가 부족해 판매로 이어지지 않던 시기였다. 2014년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대수는 2946대에 달했는데, 공공형 급속충전기 보급은 60여대에 불과했다. 공공형 충전기는 무료 또는 유료로 누구나 접근해 이용할 수 있는 충전장비다.

포스코ICT는 전기차 충전 사업의 사업성을 보고 뛰어 들었다. 현대자동차와 BMW 등 국내외 완성차 업체와 함께 충전 인프라를 구축했다. 사업 시작 5년 만에 포스코ICT의 충전소는 5000여기로 늘었다. 이마트 등으로부터 전기차 충전소를 설치할 곳을 제공받고, 국내외 기업과 함께 인프라를 구축한 결과다. 2015년 국가 충전서비스 사업자로 선정돼 가장 많은 완성차 업체를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이러한 성과에도 포스코ICT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매물로 나오게 됐다.

업계는 전기차 충전 사업 매각 이유로 사업 시너지를 꼽고 있다. 포스코ICT는 시스템 엔지니어링과 IT 소프트웨어 개발을 전문으로 하고 있다. 빅데이터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연속생산 공정용 스마트 팩토리 플랫폼 '포스프레임'을 개발했다. 이를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에 적용해 생산 효율을 높였다.

이와 달리 전기차 충전 사업은 포스코ICT 사업과 시너지가 낮아 매물로 나왔다는 설명이다. 전기차 충전 사업은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usiness to Consumer) 사업으로 기업간 거래(Business to Business)를 주로 하는 포스코그룹의 사업과 연관성이 낮다는 관측도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적자가 계속돼 사업을 중단했다는 관측도 설득력 있다. 전기차 충전 사업의 매출 비중은 포스코ICT 전체 매출의 5% 미만으로 알려져 있다. 포스코그룹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미미하다. 전기차 시장이 커지면 관련 인프라 구축과 유지 보수에 따른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실상은 달랐다. 시장이 성숙해지는 속도도 더뎠다. 전기차 충전 사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낮아 사업을 정리했다는 설명이다. 충전 사업의 매출은 공시사항이 아니라 공개되지 않은 상태다.

내년부터 전기차 충전 사업은 누구든 사업에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방식으로 바뀐다. 기존에는 정부가 사업자를 선정하는 방식이었다. 내년부터 경쟁이 심화되는 점 또한 매각을 결정하는 데 영향을 미쳤다. 여타 대기업들이 전기차 충전업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장 전기차 충전사업의 매출 규모가 크지 않지만, 전기차 보급률이 늘어날 수록 충전사업은 빠르게 성장해 이를 보고 대기업들의 진출도 늘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업은 수년간 운영했지만 매출 규모도 낮고 적자가 계속되는데다 앞으로 경쟁이 심화되는 영역이라는 판단에 따라 과감히 정리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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