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IT기업 지배구조 분석]텔레칩스, 공동창업자 퇴사 후 자사주 카드 활용공동창업자 서민호 대표 이탈 후 이장규 대표 지분 22%선…자사주 7%로 경영권 보완
윤필호 기자공개 2019-09-18 08:30:24
[편집자주]
일본의 수출 규제로 양질의 기술력을 가진 중견·중소 정보기술(IT) 기업에 시선이 모이고 있다. 하지만 중견 IT기업에 대해선 알려진 내용이 많지 않다. 매출액이 수천억원이 돼도 지배구조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지 않다. 더벨이 탄탄한 사업구조를 지닌 중견기업을 꼽아 그들의 지배구조를 들여다봤다. 창업자를 비롯해 그들의 후계구도 등을 분석해 계속 기업 가치에 대해 조망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텔레칩스의 이장규 대표는 공동 설립자인 서민호 전 대표과 함께 국내 팹리스 1세대 경영인으로 꼽힌다. 두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던 1999년 당시 MP3 플레이어 시장 확대에 맞춰 오디오 칩을 만들어 팔았다. 이 과정에서 구축한 기술을 기반으로 이후 시대 변화에 대응하면서 지금은 자동차용 오디오와 디스플레이 칩 전문 생산하는 업체로 자리 잡았다. 이후 회사는 이장규 대표 체제로 들어서 자회사 설립 등을 통해 꾸준히 확장 정책을 꾀하고 있다.텔레칩스는 2000년대 휴대전화와 MP3플레이어, 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 등 모바일기기에 들어가는 칩을 만들었다. 그러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와 휴대전화 시장이 저물기 시작하면서 위기를 맞이했다. 오디오 칩 기술을 기반으로 차량 오디오 분야에 새롭게 진출했다. 특히 기존의 차량 오디오 용 CD나 MP3 플레이어 이외에 USB 호스토 기능을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지금은 국내 완성차 회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를 비롯해 해외에 BMW와 폴크스바겐, 도요타에 오디오·디스플레이 등의 칩을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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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칩스는 서 전 대표가 2014년 일신상의 이유로 사임하기까지 15년 동안 서민호 대표와 이장규 부사장 2인 지배체제를 유지했다. 서민호 전 대표는 삼성전자, 이장규 대표는 삼성반도체 연구원 출신이다. 이들은 당초 회사 지분을 각각 25.7%씩 들고 있었다. 그러다 2004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하면서 나란히 지분을 20.54%까지 감소했고 이후에도 지분율이 줄어 2013년 중반 각각 16.70%를 기록했다.
텔레칩스는 2013년 이후 이장규 대표 1인 체제로 전환을 준비했다. 이 대표는 그해 10월부터 지분을 매입했고 연말 기준으로 17.37%로 늘려 서 대표를 앞섰다. 이후 이듬해 서 전 대표가 사임과 함께 보유하고 있던 주식을 모두 처분했고, 이 사장이 이 가운데 일부를 다시 추가로 매입하면서 지분을 22.20%까지 늘렸다. 올해 6월말 기준으로 지분은 22.71%다.
당초 2인 대표 체제 시절엔 30%가 넘는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다. 부족해진 지분은 자사주를 통해 보완했다. 텔레칩스는 자사주 7.14%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 안정적인 지분유지가 가능한 셈이다.
자사주를 뺀 2대 주주로 손꼽히는 지분은 국민연금이다. 국민연금 지분은 9.85%에 달한다. 국민연금이 스튜어드십코드 활용을 높이는 추세인데 텔레칩스의 경우 국민연금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높다.
텔레칩스는 지분 확보보다 사세 확장을 통해 경쟁력 강화를 선택했다. 서 전 대표가 물러났을 당시 텔레칩스 자회사는 2009년 인수했던 칩스앤미디어와 2004년 홍콩에 설립한 현지법인 TELECHIPS HK LIMITED 두 곳이었다. 이후 5년이 지난 현재 계열사는 7곳으로 늘었다. 자회사 마인드인테크와 오토실리콘이 추가됐고 해외 법인으로 TELECHIPS USA INC와 TELECHIPS SHANGHAI CO. LTD, TELECHIPS SHENZHEN CO. LTD가 신규로 설립됐다.
자회사 가운데 유일한 상장사인 칩스앤미디어는 비디오 IP 개발을 영위하는 회사다. 텔레칩스는 2009년 4월 칩스앤미디어 지분 47.5%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에도 보유 주식수는 그대로 255만8510주를 유지했지만, 2015년 칩스앤미디어가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하면 공모·주식매수선택권 행사 등에 따라 지분율이 37.14%로 변동됐다. 칩스앤미디어 인수는 비디오와 오디오 등의 미디어 부문에서 사업을 펼치고 있어 시너지 기대감을 불렀다. 실제로 칩스앤미디어가 만드는 코덱 IP는 텔레칩스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에 들어간다.
여기에 거래선 다변화의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 텔레칩스의 경우 상대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를 중심으로 사업을 펼치고 있는 반면, 칩스앤미디어는 거래선이 해외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칩스앤미디어는 네덜란드 차량반도체 기업인 NXP를 상대로 한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또 다른 자회사 오토실리콘의 경우 지난해 어보브반도체와 공동으로 설립한 회사다. 양사는 각각 50%씩을 보유 중이다. 텔레칩스 관계자는 오토실리콘을 중심으로 협업을 위해 공동 자회사를 설립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상황을 말할 단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토실리콘은 시스템 소프트웨어 개발과 공급업을 영위하는 만큼, 차량 반도체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맡을 전망이다.
이 밖에 텔레칩스는 지난해 7월 설립한 마인드인테크의 지분 100%를 갖고 있다. 인공지능(AI) 반도체 사업을 목적으로 세운 마인드인테크는 음성인식솔루션, 객체 인식 등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연구개발(R&D)하고 있다. 이는 최근 텔레칩스가 새롭게 개발한 돌핀플러스(Dolphin+)를 통한 사업 확장과 연계된다. 돌핀플러스는 하나의 칩셋으로 ‘인포테인먼트 솔루션'(IVI), ‘계기판'(Cluster), ‘헤드업디스플레이'(HUD·전방표시장치), ‘어라운드 뷰 모니터링'(AVM) 등으로 구성되는 콕핏 시스템을 지원한다.
한편 텔레칩스는 지난해 티에스디반도체의 청산 절차를 완료했다. 티에스디반도체는 미국 시그마디자인(Sigma Design)사와 셋탑박스용 반도체를 공동개발하고 프로모션 하기 위한 일종의 브랜드 관리회사였다. 시그마디자인과 협업 과정에서 정산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었지만, 작년 초에 시그마디자인이 매각되면서 목적이 사라져서 자연스럽게 청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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