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운용, 오재환 대표 8년차 실적 '숨고르기' [자산운용사 경영분석]①부동산펀드 청산 기저효과, MMF 설정액 급감에 펀드운용수익 감소…일임 성장 지속 '위안'
김수정 기자공개 2019-09-26 08:13:48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0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재환 DB자산운용 대표(사진)가 취임 8년차에 접어든 가운데 그간 빠르게 성장해온 실적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다. 지난해 부동산펀드 성과보수 수취에 따른 기저효과와 카타르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사태에 따른 단기금융펀드(MMF) 설정액 급감 등의 여파로 펀드 운용보수 수익이 악화됐다. 일임 계약고와 수수료 수익이 안정적으로 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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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대표는 8년째 DB자산운용 키를 잡고 있다. 그는 쌍용투자증권과 쌍용템플턴투신운용, 노무라증권, 세이에셋자산운용, 우리자산운용 등을 거쳐 2011년 DB자산운용(당시 동부자산운용)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1년 만인 2012년 대표이사로 선임돼 현재까지 연임하고 있다. 이번 임기는 2021년 3월까지다.
오 대표 재임 기간 DB자산운용은 꾸준히 실적 기반을 다지고 순이익을 늘려 왔다. DB자산운용 순이익은 2010년 이후 2015년까지 10억~20억원대를 맴돌다가 2016년 47억원으로 급증했다. 2017~2018년에도 40억원대 순이익을 유지했다. 주식형펀드 등 고보수 상품을 출시하고 지배구조를 안정화하면서 일궈낸 성과다.
오 대표 취임 이후 DB자산운용은 'DB차이나본토[자](H)(주식)' 'DB진주찾기고배당1(주식)' 'DB신성장포커스[자](주식)' 'DB글로벌자율주행[자](주식)' 등 다양한 주식형 펀드를 내놨다. 'DB마이티K100증권ETF(주식)'를 상장하며 상장지수펀드(ETF) 라인업도 속속 구축했다. 다양한 라인업을 바탕으로 2015년 이후부턴 연간 140~190억원 상당의 펀드 운용보수 수익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성과를 고려해 DB자산운용은 2014년까지는 오 대표에게 매년 1년씩 임기를 부여하다가 2015년부터 한 회당 임기를 3년으로 늘렸다. 경영 안정성과 사업 연속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오 대표에 대한 주주들과 임직원의 신뢰가 강했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DB자산운용 관계자는 "오 대표는 단기 성과에 연연하는 대신 장기적인 시점에서 사업계획을 수립하고 성과를 기다려 준다"며 "우수한 운용 수익률을 꾸준히 유지하다 보면 고객들도 알아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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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엔 펀드 운용과 관련한 수수료 수익이 줄어들면서 순이익 악화에 큰 영향을 줬다. 집합투자기구운용보수는 7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04억원에 비해 36.8% 줄어들었다. 펀드 운용에 대한 기본보수인 투자신탁위탁자보수는 70억원으로 작년 83억원 대비 15.7% 감소했다. 성과보수 등이 해당되는 기타보수는 작년 20억원에서 올해 6억원으로 70.0% 줄었다.
이번 펀드 운용보수 역성장과 관련해선 기저효과를 무시할 수 없다. 지난해 상반기엔 부동산 펀드인 'DB사모부동산투자신탁제10호'를 6년 만에 청산하면서 20억원대 성과보수를 수취했다. 이 금액이 기타보수로 인식되면서 펀드 운용보수가 크게 늘었지만 올해는 이같은 이벤트가 없었다.
법인용 MMF와 각종 주식형 펀드들의 설정액이 줄어들면서 펀드 운용 수수료 수익이 감소한 측면도 있다. 올 상반기 말 기준 DB자산운용 펀드 운용자산(AUM·설정액 기준)은 9조805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 말 13조1239억원에 비해 25.3%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카타르 ABCP 사태로 환매 연기를 선언했던 'DB다같이법인MMF1'은 올해 들어서도 자금 유출이 이어지며 총 1조원 이상이 빠져나갔다. 작년 상반기 말 4조원을 넘어섰던 설정액은 1년 만에 180억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주춤하는 펀드 운용과 달리 일임사업은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일임계약고는 4조1578억원으로 전년(3조877억원) 대비 34.7% 늘었다. 연기금 자금을 꾸준히 유치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히 수탁고를 쌓고 있다. 수탁고가 늘어나면서 일임 수수료 수익은 31억원으로 작년보다 3.3% 증가했다.
판매관리비는 작년 상반기 73억원에서 올해 69억원으로 5.5% 줄어들었다. 임직원 급여는 45억원으로 작년 상반기와 동일한 액수가 유지됐다. 복리후생비와 퇴직급여 등은 작년에 비해 미미하게 늘어났다. 업무위탁수수료나 임차료, 판매부대비 등은 대체로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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