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은행, 상품 가이드라인 재정비…위험상품 '차단' 고위험 해외 부동산 상품 등 판매 금지
이민호 기자공개 2019-10-11 08:05:5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4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최근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재정비하고 투자위험이 높아 판매를 금지할 상품유형을 명확히 했다. 고위험상품이 개발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취지다. 이외에도 투자상품 실무자들의 자유로운 의견 개진을 통해 상품위원회 심의 전 위험상품을 가려내는 협의체를 가동하고 고객 성향에 맞춘 안정적인 상품 라인업을 확대해 위험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4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최근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을 손질하고 기초자산의 위험이 높아 판매를 금지할 상품 유형을 명시했다.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은 WM그룹 IPS본부 상품실무자들이 투자상품을 초기 개발할 때 참고하는 상품 기준이다. 기존에는 투자상품이 다양화되고 있는 만큼 이를 고려해 가이드라인에는 판매금지 상품유형을 따로 명시하지 않고 상품 심의단계에서 걸러내는 방식을 취했다. 비교적 높은 위험의 기초자산을 보유한 상품이라면 상품위원회에서 판매 불가를 결정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이번에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판매금지 상품유형을 명확히 정의하며 높은 위험의 기초자산은 상품으로 개발될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했다. 예를 들어 기존에도 부동산 투자상품 중 해외 개발사업에 투자하는 상품은 심의에서 꾸준히 반려돼왔다.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의 경우 지역별 부동산 관련 법 등이 상품 케이스별로 다른 경우가 빈번해 확인되지 않은 위험이 고객에 전가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었다. 상품 판매 가이드라인에 해외 부동산 개발사업 관련 상품은 판매할 수 없다는 내용을 명시하면 심의 단계를 밟기 이전이라도 관련 상품 개발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대신 은행 고객 대부분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성향을 보이고 있는 만큼 이를 반영해 채권형과 혼합형 중심으로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기로 했다. 고위험 상품에 대한 무리한 확장보다 고객 성향에 맞는 유형 내에서 상품 라인업을 넓히는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KB국민은행은 투자상품 실무자들의 열린 토론을 통해 상품위원회 심의 전 자산위험을 가려내는 사전협의체인 '투자상품협의체'를 조직해 운영에 들어갔다. KB국민은행은 지난달까지만 해도 상품부서 담당자의 상품 검토 이후 리스크·컴플라이언스 관련 부서의 점검을 거쳐 최종적으로 상품위원회가 심의하는 세 단계로 상품 위험을 관리해왔다. 하지만 판매상품 유형과 투자대상 자산이 다양해지며 투자상품 심의를 강화할 필요성이 내부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이 때문에 상품부서 담당자의 상품 검토 이후 투자상품협의체의 검토를 거치는 과정을 추가해 총 네 단계로 심의 단계를 강화했다.
투자상품협의체는 WM그룹 IPS본부에 소속된 WM투자자문부, WM투자전략부, WM투자상품부 등 세 개 부서 팀장급 인력과 팀원 10여명이 투자상품 위험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IPS본부장 주도로 부서장급 등 임원들이 주로 참여하는 상품위원회와 달리 상품 속성을 직접 들여다보는 실무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심의에 반영하겠다는 취지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9월말부터 운영을 시작한 투자상품협의체는 상품을 구석구석 잘 아는 실무전문가들이 격식 없는 토론을 통해 상품위원회 심의 전 사전적으로 위험상품을 걸러내자는 의미로 조직됐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고객이 가입한 상품별 수익률을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종합고객수익률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기존에 각 상품별 수익률에 집중하던 데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 중심의 자산관리를 통해 고객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겠다는 의도다. 이 시스템은 현재 개발 단계에 있으며 내년 중 '더 케이 프로젝트' 구축이 완료되는 시기에 맞춰 도입될 예정이다. '더 케이 프로젝트'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기술을 활용한 KB국민은행의 새로운 전산시스템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기존에는 직원들이 고객의 예금·펀드·신탁 등 상품별 수익률만 볼 수 있었지만 종합고객수익률 시스템을 이용하면 고객 포트폴리오 전체를 조회할 수 있다"며 "고객 관점에서의 수익률 관리가 용이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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