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웨이 재매각]넷마블, SPA 체결까지 완주할 수 있을까웅진과 가격갭 700억 차이…양사 이사회 결정 관건
한희연 기자공개 2019-10-15 10:08:29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4일 14: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웅진코웨이 인수전에 등장한 넷마블이 본입찰 참여 후 나흘만에 우선협상대상자(우협)로 선정됐지만 최종 딜 클로징까지의 변수는 아직 여럿 남아 있다. 웅진그룹의 품을 들고났던 지난 여러 해 동안 코웨이를 둘러싼 딜은 워낙 변수가 많았던 전례가 있어 무사히 넷마블을 새 주인으로 맞을 수 있을지 딜 종결 여부에도 관심이 모인다.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날 웅진그룹으로부터 웅진코웨이 인수 관련 우협으로 선정된 넷마블은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두고 상세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코웨이 재매각 작업은 지난 6월 말부터 진행됐다. 하지만 넷마블은 이전 예비입찰과 상세실사 등 과정에 참여하지 않다가 본입찰 때 깜짝 등장한 후보로, 상대적으로 상세 실사에 쏟은 시간이 부족했다. 넷마블은 남은 기간 자문사를 선정해 빠르게 상세 실사를 진행한 후 최종 가격으로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른 인수후보들이 실사 이후 인수 의지를 접은 상태라 넷마블이 새 주인이 되는 것은 기정사실화 되는 분위기다. 다만 밑지고 팔지 않으려면 우협 선정때 보다 좀더 가격을 끌어올려야 하는 웅진그룹과, 실사 과정에서 디스카운트 요인을 발견할 경우 가격을 끌어내리려 할 것이 예상되는 넷마블 간 줄다리기가 어떤 양상으로 벌어질 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웅진그룹은 지난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지분 22.17%를 1조6832억원에 사들였다. 주당 10만2893억원을 적용한 가격이다. 이후 GIC 등으로부터 블록딜 형태로 지분일부를 추가 매입, 현재 25.08%의 지분을 웅진씽크빅 이름으로 보유하고 있다. 장부가액은 1조8870억원 수준이다.
웅진그룹이 코웨이를 손에 넣기 위해 지불했던 각종 비용을 포함한 전체 투자금액을 1조9000억원이라고 했을 때 한국투자증권이 인수금융과 전환사채를 통해 책임진 1조5000억원(인수금융 1조원, 전환사채 5000억원)을 제하면 웅진그룹이 원금이라도 되찾기 위해 확보해야 하는 금액은 4000억원이다. 웅진은 코웨이를 인수하며 씽크빅 유상증자와 자체자금, 씽크빅에 대여후 출자전환이라는 방법 등을 통해 4000억원을 마련했었다.
넷마블이 본입찰 시 제시한 웅진코웨이 주식 25.08%에 대한 인수 희망가는 1조8400억원대라고 알려졌다. 이는 주당 9만9000원대의 인수가격이다. 반면 웅진그룹은 투자원금 보전을 위해 적어도 주당 10만3000원의 가격을 적용한 1조9000억원대는 받아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다. 우협 선정 절차까지 이뤄졌지만 아직 600~700억원대의 가격갭이 존재하고 있는 셈이다.
조 단위 딜에서 몇백원대의 갭이 딜을 좌우할 유인이 될 수 있느냐는 의문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웅진코웨이 매각의 경우 웅진그룹이 그룹 자금 사정 때문에 눈물을 머금고 떠나보내야 하는 매물이기 때문에 몇백억원의 차이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여지가 크다. 그간의 이자비용은 차치하더라도 웅진그룹이 적어도 원금을 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면 최종 문턱에서 딜이 원점으로 돌아갈 여지도 충분히 있는 셈이다.
넷마블과 웅진그룹이 SPA를 체결하기 위해서는 각사 이사회라는 산이 남아 있다. 양측 다 상장사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이 딜을 바라보는 시각도 무시할 수 없다. 특히 넷마블의 경우 실물 구독경제로의 진출이라는 큰 그림으로 일단 베팅해 우협의 지위를 확보한 상태지만, 이후 상세실사를 통해 자산을 더욱 꼼꼼히 들여다본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빠른 시일내에 상세실사를 함께한 자문사도 꾸릴 예정이다.
결국 실사 과정에서 발견되는 디스카운트 요인들을 얼마나 감내하고 기존 제시가격을 유지해 나갈 수 있느냐에 딜의 성사여부가 달려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기존 인수후보들은 2조원 대에 근접한 가격을 베팅하며 예비입찰에 참여했지만 실사 과정에서 웅진코웨이의 성장속도가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발견하고 고민을 거듭하다 인수를 최종적으로 접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웅진코웨이에 대한 넷마블의 전망은 긍정적인 편인 것으로 보인다. 넷마블은 14일 진행한 컨퍼런스 콜을 통해 "4차 산업 혁명에 대한 비지니스 기회에 관심을 갖고 시장을 지켜보는 와중에 경영진이 구독경제에 대한 잠재력을 크게 보고 웅진코웨이 투자를 결정한 것"이라며 "본입찰 참여 전 실사 결과로는 코웨이 성장성이 주춤한다는 분석에 동의하지 않고 있고, 한국 뿐 아니라 동남아와 미국에서 성장 잠재력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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