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한국물 최저금리 경신…전략의 승리 [Deal Story]발행 통화 고심, 시장 분위기 촉각…FRN·FXD 구성 주효
피혜림 기자공개 2019-10-21 13:56:2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8일 17: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이 6억달러 채권 발행에 나서 최저금리 기록을 경신했다. 올해 한국물 시장에서 발행된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 중 가장 낮은 가산금리(스프레드)를 형성했다. 지난 9월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직후 등장한 KDB산업은행의 달러채권이 발행과 유통시장 양측에서 호조를 이어가자 후발주자인 IBK기업은행으로 흥행 열기가 이어지는 모습이다.IBK기업은행이 꾸준히 시장 상황 등을 살피며 최적의 전략을 모색한 점 등도 주효했다는 평가다. IBK기업은행은 이번 발행에서 달러는 물론 유로화 조달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장 상황을 주시했다. 단기 금리커브가 역전 현상 등을 고려해 3년물을 변동금리부채권(FRN)으로 제시한 결과 스프레드 역시 최저치에 다다랐다.
◇한국물 호조, IBK기업은행이 이어 받았다
지난 17일 IBK기업은행은 6억달러 규모의 글로벌본드(144A/RegS) 발행을 확정했다. IBK기업은행은 만기를 3년물 변동금리부채권(FRN)과 5년물 고정금리부채권(FXD)으로 나눠 각각 3억달러씩 배정했다.
이번 발행으로 IBK기업은행은 올해 최저 스프레드 기록을 갱신했다. 3년물 FRN의 스프레드는 3개월 리보(Libor)에 40bp를 더한 수준으로, 올해 발행한 한국물 FRN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3년물 FRN을 발행한 한국수출입은행(6월)과 KDB산업은행(9월)의 스프레드는 각각 52.5bp, 47.5bp였다.
5년물 FXD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5년물 금리(5T)에 60bp를 더한 수준으로 결정됐다. 쿠폰(coupon) 금리는 2.125%다. 지난 9월 KDB산업은행이 발행한 5년물 FXD 수준까지 스프레드를 끌어내렸다. 글로별 신용평가사로부터 국가 신용등급과 동일한 크레딧을 부여받는 KDB산업은행과 달리 IBK기업은행의 크레딧은 국가 대비 같거나 낮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깊다.
최근 한국물 이슈어들이 줄줄이 금리 절감에 성공하는 과정에서 IBK기업은행을 포함한 발행사들은 선순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히 IBK기업은행의 경우 정책금융기관이라는 유사한 특성을 지닌 KDB산업은행 채권 호조의 영향력이 주효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9월 글로벌본드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서 발행금액의 4배가 넘는 주문을 모은 것은 물론 유통금리보다 낮은 수준으로 발행금리를 형성하는 데 성공했다.
프라이싱 흥행 이후에도 KDB산업은행 채권에 대한 인기는 식지 않았다. 발행 후 유통금리 절감 효과까지 더해지자 후발주자로 나선 유사한 크레딧의 IBK기업은행 역시 후광효과를 누렸다는 설명이다. IBK기업은행의 경우 한국수출입은행 등 국책은행 대비 한국물 발행물량이 적어 희소성이 높다는 점 역시 몸값을 높인 배경이다.
◇꼼꼼한 시장 모니터링, 분석 빛났다
시장 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한 점 역시 이번 흥행을 이끌었다. IBK투자증권은 발행 통화를 달러는 물론 유로화까지 열어두는 등 다양한 시장을 모색했다. IBK기업은행은 예비투자설명서에 달러화는 물론 유로화 조달 가능성을 명시하고 시장 분위기 등을 주시했다.
통화별 금리와 스왑 여건 등을 고려해 달러 발행을 결정한 IBK기업은행은 트렌치 다변화로 차별성을 줬다. 최근 1~2년 사이 단기 금리커브 역전으로 FRN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는 점을 주목했다. 3개월 리보 금리가 3개월물 국채 금리보다 50bp 가량 높은 상황이 지속되자 투자자들이 FRN 스프레드를 낮춰서라도 주문을 넣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다.
이를 겨냥해 IBK기업은행은 3년물 채권을 변동금리로 제시했다. 은행의 경우 변동금리 상품과 연계해 펀딩이 이뤄지는 탓에 조달 시 스프레드를 낮추는 게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는 점 역시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전략은 적중했다. IBK기업은행은 지난 16일 진행한 북빌딩(수요예측)에서 발행액의 5배가 넘는 32억달러 가량의 주문을 유치했다. 3년물 FRN에만 80개 기관으로부터 16억 5000만달러의 주문이 들어왔다. 투심에 힘입어 발행금리 역시 당초 제시한 이니셜 가이던스(IPG) 대비 20~25bp가량 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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