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포문 연 교보증권, 대형사들도 도입 채비 '분주' [개화하는 CFD]③수수료·금융이자 '쏠쏠'…증권사 수수료 경쟁 2라운드
정유현 기자공개 2019-10-28 13:01:00
[편집자주]
전문투자자 요건이 완화되면서 개인 투자자에게 제한됐던 공매도와 레버리지 거래 등이 쉽게 가능해지는 차액결제거래(CFD)가 주목받고 있다. 주식 거래 수수료가 사실상 제로(0) 수준으로 떨어지며 신성장 먹거리가 필요했던 증권사들도 잇따라 서비스를 준비하며 투자자 유치에 주력하고 있다. 더벨은 증권 시장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CFD의 현주소를 파악하고 향후 전망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1일 08: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1월부터 전문투자자 진입 문턱이 낮아지며 대형 증권사들도 새롭게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그동안 사업영역이 다양한 대형 증권사 입장에서는 CFD 도입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 중소형 증권사가 경쟁력을 제고하는 차원에서 고객에게 제공하는 프리미엄 서비스 중 하나라고 봤기 때문이다.전문투자자가 2000명 수준에서 최대 39만명 까지 늘어나는 환경이 조성되며 CFD를 원하는 대형사 고객들의 요구도 늘어나고 있다. 2016년 국내 증권사에서 처음 서비스가 개시된 수익이 쏠쏠하다는 분위기가 전해진 점도 대형사들이 CFD 도입 검토에 나선 배경 중 하나로 전해진다.
대형사들이 진입에 따라 CFD는 증시에 새로운 활력을 촉매제 역할을 하는 동시에 민감한 세금 이슈도 지속적으로 거론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도 관련 내용에 대한 검토에 착수한 상황으로 증권사들은 늦기전에 시장에 진출해 고객을 확보하는 것이 맞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해진 법규에 맞춰 준비하며 CFD의 순기능에 초점을 맞춰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 교보증권 '선두'..경쟁 증권사 줄줄이 도입 및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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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상품을 국내에 들여오는 개념으로 증권사들은 한국 주식 거래 경험과 대주 물량 등을 충분히 보유한 외국계 프라임브로커와 손을 잡고 서비스를 진행한다. 외국계랑 협업하는 이유에 대해서 한 업계 관계자는 "차입공매도 중개를 원활히 하면서 상품 확정성을 넓히는데 용이한 부분이 있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교보증권은 싱가포르 최대 증권사 CGS-CIMB, 키움증권은 모건스탠리, 하나금융투자는 소시에떼제네랄(SG)과 협업하고 삼성증권은 골드만삭스와 서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대부분의 증권사가 외국계 PB와 고객 사이에서 중개 역할을 하고 수수료를 받는다. 교보증권은 CGS-CIMB가 CFD상품을 공급하고 고객에게 이를 중개하는 구조다. 키움증권과 DB금융투자도 중개 형태를 띄고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경우 크게 구조가 다르지 않지만 매매 베이스다. 고객이 CFD 주식을 사거나 팔때 우선 거래 상대방이 하나금융투자가 된다. 고객의 주문을 하나금융투자가 받아서 PB와 거래를 하고 고객에게 매칭시켜주는 방식이다.
교보증권 해외주식 CFD 계좌는 해외주식을 기초자산으로, 레버리지 및 매도 거래를 할 수 있다. 미국달러만으로 미국, 홍콩, 중국시장을 거래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키움증권은 KOSPI200 종목, KOSDAQ150 종목 및 코스피,코스닥 주식 일부로 2320여 종의 종목이 거래가 가능하며 DB금융투자도 1300여개, 하나금융투자 1000여개의 종목에 대해 CFD를 제공한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국내 주식에 한정되지 않고 향후 기초자산을 확대하기 위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증권사들의 CFD 도입이 올해 본격화 된 것은 전문투자자 자격 요건 완화 덕분이다. 금융위는 개인 전문투자자로 인정받기 위한 금융투자상품 잔고 기준을 기존 5억원 이상에서 초저위험 상품을 제외한 5000만원 이상으로 낮아진다. 초저위험 상품은 국고채, 환매조건부채권(RP) 등이 해당한다. 현재 1억원 또는 총자산 10억원 이상인 소득과 자산 기준은 부부합산 1억5000만원 또는 주거 주택을 제외한 순자산 5억원 이상으로 바뀐다.
금융 관련 전문지식 보유자는 투자 경험 요건만 충족하면 전문투자자로 인정받을 수 있다. 개인 전문투자자로 인정을 받으면 일반 투자자에게 적용되는 투자 권유 절차 의무가 면제돼 투자 과정에서 절차를 간소화할 수 있다. 개인 주식 시장 활성화를 위한 빗장이 풀리며 증권사들이 새로운 먹거리 확보 차원에서 앞다퉈 서비스를 도입하는 것이다. 최근 DLF 사태 등에 따라 전문투자자 요건 완화에 제동이 걸릴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지만 CFD를 새로운 수익원으로 삼기위한 노력을 이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 BK 수수료 수익·금융 이자 수익 기대
CFD 거래에 활용되는 기초 자산이 주식뿐 아니라 지수, 금 ,원유 등으로 확대할 수 있지만 국내에 도입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해보인다. 이에 따라 증권사별 CFD 서비스의 가장 큰 차별 포인트는 거래 수수료다. CFD는 일반 주식 온라인 거래 대비 수수료가 비싸게 책정됐다.
교보증권은 온라인으로 주식 거래시 매수와 매도 총 0.3%의 수수료를 받는다. CFD거래시 매수 0.225%, 매도 0.475%로 총 0.7% 가량을 받는다. 매매 금액 별로 수수료에 차이가 있지만 CFD 수수료가 최소 2배에서 10배까지 비싸다. DB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0.25% 정도로 책정됐다. 온라인 주식 거래에서도 수수료 경쟁력을 자랑하고 있는 키움증권은 0.15%로 업계에서 저렴한 수준이다.
증권사가 CFD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브로커리지 수익과 금융이자다. 최근 증시 부진에 주식 거래가 줄었고 BK수수료 무료 경쟁 등이 치열해지며 관련 수익이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분위기였다. 거래 단위가 큰 전문투자자 대상으로 CFD 거래가 활발해지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고객이 레버리지를 일으켜 CFD를 할 경우 금융이자가 발생하는 점도 호재다.
CFD 거래에 대한 이자와 수수료 이익이 따로 산정되지 않기 때문에 구체적인 수치를 확인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개인 고객이 높은 관심을 보이며 수익 관련 긍정적인 시그널이 오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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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학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국내 CFD 계좌는 총 521개로 집계됐다. 일평균 거래액은 339억원이며 총 잔고는 2520억원 수준이다. 교보증권이 선도 기업인만큼 가장 많은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개인 전문투자자가 보유한 계좌는 총 462개 가량이다. 하지만 462명이 거래를 한다고는 볼 수 없다.
개인 투자자 한명이 한 번에 여러개의 계좌를 개설할 가능성이 더 크기 때문에 정확한 투자자의 수를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같은 사안도 2020년 한국거래소가 거래저장정보소(TR)을 설치하면 투명성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된다.
관련 장치가 아직 미비한 상황에 CFD 거래가 활성화 되는 분위기에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는 것에 대해서 증권사들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신규매도 (차입공매도)주문이 엄격하게 구분돼 시장규정을 철저히 준수하고 있고 추가증거금제도와 실시간 반대매매 제도를 통해 리스크 관리제도가 2단계로 구성돼있다"며 "CFD 제도의 위험성 등에 대해 고객들에게 안내가 자세히 진행되는지 등을 파악하면서 고객의 자산에 중대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하고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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