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본드, 저금리 시대 대응할 제도 보완 절실" [2019 캐피탈마켓 포럼]김용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
피혜림 기자공개 2019-10-25 08:52:51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4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원화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커버드본드)이 지난 5월 국내 채권 시장에 처음으로 등장했다. 첫 삽을 뜬 지 6개월도 채 안 돼 발행 물량이 2조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는 가파르다.시장 여건은 녹록지 않다. 저금리 기조 탓에 커버드본드 발행의 가장 큰 장점인 금리 절감 메리트가 줄어들고 있다.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거듭할 수록 예수금 인정 한도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발행사의 조달 유인 또한 감소하는 실정이다.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이 확대되기 위해서는 발행 혜택 확대 등 감독당국의 제도 개선이 맞물려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 열린 '2019 더벨 캐피탈마켓 포럼'에서 김용호 김·장 법률사무소 변호사(사진)는 "원화 커버드본드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라며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의 직접적인 동기가 되는 원화 예수금 인정 비율을 높이자는 논의가 진행 중인 만큼 해당 부분이 개선되면 시장이 커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014년 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관련법 제정 등에 앞장선 인물이다. 현재 국내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사들의 커버 자산(Cover Assets) 관리 체계 등을 마련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오고 있다.
|
커버드본드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절연성(Bankruptcy Remoteness)과 담보부사채의 이중청구권(Dual Recourse)이 결합된 형태의 채권이다. 발행사는 조달 전 주택담보대출 등을 기초로 한 커버 자산을 만들어 이를 담보로 채권을 찍는다. 발행 후에도 이슈어는 커버 자산의 신용상태와 규모 등을 일정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도록 관리해야 한다.
김 변호사는 "커버드본드는 도산시 발행사 자산에 대한 권리 행사가 가능한 담보부사채, 유동화자산이 발행사와 절연된 ABS의 특성이 다 구형된 형태"라며 "발행기관이 망하더라도 별도 커버 자산으로부터 상환을 받을 수 있고 모자랄 경우 발행사에 청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안정적"이라고 설명했다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은 발행사 도산과 같은 신용 이벤트 발생 때 더 두드러진다. 투자자는 커버 자산에 대한 현금흐름이나 매각자금 등으로 우선 상환받을 권리를 지닌다. 커버 자산으로부터 창출되는 현금은 발행회사의 파산 재단에 포함되지 않는다. 높은 상환 안정성 등에 힘입어 커버드본드는 통상적으로 발행사 신용등급보다 높은 신용도를 인정받는다.
안정성에 힘입어 커버드본드는 낮은 조달금리를 자랑한다. 통상적으로 커버드본드 발행 금리는 국채와 은행채 사이에서 형성된다. 그는 "국채와 은행채 금리 간격이 얼마나 벌어져있느냐에 따라 비용 절감 효과가 달라지지만 원화 커버드본드는 일반 채권 대비 3~6bp 정도 낮은 금리로 발행된다"며 "특히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등 금융위기가 발생할 경우 커버드본드의 안정성은 더욱 부각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저금리 기조 탓에 커버드본드의 금리 메리트가 부각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는 "저금리 기조 탓에 지금은 국채와 은행채 금리가 붙어있다"며 "그 중간으로 금리가 형성돼야 하는 커버드본드가 비집고 들어갈 측면이 낮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발행시장 성장을 위해 예수금 관련 혜택이 확대되야 한다고 지목했다. 국내 시중은행은 2020년부터 강화되는 예대율 규제를 맞추기 위해 커버드본드 발행 및 준비작업에 나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원화 예대율 산정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잔액을 예수금으로 인정해주고 있다.
하지만 인정 한도가 원화 예수금의 1%에 불과한 탓에 발행을 거듭할 수록 찍을 유인이 줄어든다. 실제로 첫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사로 나선 KB은행은 지난 반년 간 2조원이 넘는 물량을 쏟아내 예수금 인정 한도에 근접했다. KB국민은행의 원화 예수금 잔액의 1%는 2조 6700억원 수준으로, 인정 한도를 늘리지 않는 한 추가 발행 유인이 크지 않은 상황이다.
한도 확대를 통해 발행시장이 성장할 경우 투자 시장 활성화 또한 기대할 수 있다. 글로벌 커버드본드 시장에서는 펀드 역시 주요 투자자로 손꼽히지만 아직 국내 시장에서는 매입에 나서지 않고 있다.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아직까지 은행과 보험사, 연기금의 투자가 중심이 되고 있다.
그는 "투자펀드를 유인하려면 커버드본드 발행 물량을 크게 늘려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며 "시장이 커지면 그에 따라 투자 측면에서도 혜택 한도 등을 논의할 수 있는 만큼 감독당국의 제도 개선과 시장 확대가 맞물려가면서 커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