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사람들]변호사에서 경영총괄로 변신한 정진수 부사장②법무·감사·홍보·대관 비롯 경영 전반 총괄에 김택진 창업자 대리인 역할
성상우 기자공개 2019-11-05 13:00:00
[편집자주]
1997년 인터넷의 태동과 함께 등장한 엔씨소프트는 1년 뒤 PC온라인 게임 '리니지'를 내놓으며 폭풍처럼 성장했다. 이후 리니지로 PC와 모바일을 재패하던 시대를 지나 현재까지도 맏형으로서 약 13조원에 이르는 국내 게임업계를 이끄는 역할을 하고 있다. 게임을 넘어 인공지능(AI), 캐릭터 지식재산권(IP), 영화 등 종합 엔터테인먼트사로 변신을 꿈꾸는 엔씨소프트를 움직이는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07: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진수 최고운영책임자(COO, 부사장)가 엔씨소프트에서 차지하는 역할 범위는 단순한 회사 운영 총괄 부사장에 그치지 않는다. 창업자인 김택진 사장 겸 최고창의력책임자(CCO) 대신 회사를 대표하는 인물로 공식 무대에 나서면서 '대표이사'로서의 역할도 일정 부분 수행하고 있다.게임산업협회나 한국인터넷기업협회(KISA) 등 엔씨소프트가 소속돼 있는 협·단체에 정 부사장이 김택진 대표를 대리해 회사 대표자로 참석하는 모습도 자주 목격된다. 지난 2015년 벌어진 넥슨과의 지분 분쟁 사태 당시엔 정 부사장은 김택진 대표를 대리해 회사 대표자로서 박지원 넥슨 대표와 협의 채널을 꾸리고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한 바 있다.
공식적으로 회사의 운영 총괄자인 정 부사장은 법조인 출신인 본인 전문분야인 법무 부문을 비롯해 감사·홍보·대관 부문까지 대외업무 관련 전반 사항도 총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가 개발하는 모든 게임에 대한 개발 총괄자(CCO) 역할을 맡고 있는 김택진 대표의 관리자로서의 공백을 정 부사장이 모두 커버하고 있는 구조다. 정 부사장의 관리 역량에 대한 김 대표의 깊은 신임이 묻어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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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고등학교와 서울대 법과대학을 졸업한 정 부사장은 김앤장 법률사무소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2011년도에 전무급인 최고법률책임자(CLO)로 엔씨소프트에 전격 합류했다. 당시 정 부사장은 엔씨소프트 내외에서 발생하는 법률 이슈 관리를 비롯해 회사의 근간 조직인 연구·개발(R&D) 및 기술 부문의 법·제도적 절차를 정립하고 발전시키는 역할을 수행했다. '리니지' '블레이드앤소울' 등 국내 게임업계에서 가장 가치있다고 평가받는 자사 지식재산권(IP)을 보호 및 관리하는 업무도 그의 책임 하에 있었다.
정 부사장은 지난 2015년 전무(CLO)에서 부사장(COO)으로 승진하면서 엔씨소프트 주요 경영진 중 '키맨'으로 본격 부각됐다. 이때부터 회사 운영 총괄을 맡으며 김택진 대표를 대리하는 역할을 조금씩 맡기 시작했다
2015년 벌어진 넥슨과의 경영권 분쟁 사태는 경영 관리자로서 그의 역량을 충분히 입증한 시험대였다. 당시 넥슨의 박지원 대표와 상호 채널을 개설하고 양사간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서 여러 사항을 협의하는 대표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했다. 최종 의사결정권자인 김택진 대표를 대리해 협상 실무 총 책임자로서 양사를 윈윈 구도로 이끌었다는 게 내부 평가다.
그 이후 정 부사장은 회사 내부 운영 총괄자임과 동시에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됐다. 방준혁 넷마블 의장과 김정주 NXC(넥슨 지주사) 대표가 전문경영인을 따로 두고 있는 것과 달리 김택진 창업자는 엔씨소프트 대표이사를 겸하고 있다. 김택진 대표가 방준혁 의장, 김정주 대표와 함께 '창업자 라인'으로 분류된다면, 권영식 넷마블 대표와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에 대응하는 '전문경영인 라인'의 역할을 정 부사장이 하고 있는 셈이다. 게임산업협회나 한국인기협 등 외부 협·단체 활동에 각 회사 대표가 참석하는 경우에도 엔씨소프트에선 정 부사장이 나간다. 타사와 각종 사업 관련 협업을 할때에도 상대 회사 대표이사의 카운터파트는 정 부사장이다.
2017년 12월 단행된 조직개편을 통해 정 부사장의 역할 범위는 더 넓어졌다. 비(非)개발부서 조직 개편에서 감사·홍보·대관 조직을 흡수한 것이다. 당시 황순현 전무가 엔씨다이노스 대표로 옮기면서, 그가 맡고 있던 감사실·정책협력실·글로벌 커뮤니케이션실이 정 부사장 소관으로 이동했다. 이후 글로벌 커뮤니케이션실과 정책협력실은 '커뮤니케이션 센터'로 통합됐다.
엔씨소프트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정 부사장에 대해 "직원들 사이에서 합리적이고 꼼꼼한 성향을 가진 인물로 통한다"면서 "법조인 출신이지만 지나치게 원칙에 매몰되지 않는 모습도 자주 보여준다. 실무와 현장을 중시하고 담당 책임자에게 권한 위임도 적극적으로 하는 타입"이라고 설명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정 부사장의 역할은 큰 방향에서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회사가 지켜야 할 자산 및 가치를 지켜나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면서 "게임사인만큼 게임 개발이나 R&D쪽 책임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돋보일 순 있지만, 회사 전체의 균형추 역할을 하면서 회사가 안정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부터 사내이사직을 내려놓은 정 부사장은 현재 미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다. 지난 2012년부터 4년간, 2017년 3월부터 9개월간 사내이사직을 맡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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