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시멘트, '아세아 시너지'로 사모펀드 상흔 지울까 2020 경영 방침 발표, "내륙사·해안사 장점 살려 자산 효율화한다"
박기수 기자공개 2019-10-30 09:26:43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산 효율성 제고를 2020년 경영 목표로 삼은 한라시멘트가 '사모펀드 상흔'을 극복할 수 있을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아세아시멘트의 자회사 편입 3년 차가 되는 내년 해안사인 한라시멘트는 내륙사인 아세아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통해 재무지표 개선에 나설 전망이다.한라시멘트는 업계에서도 '알짜 회사'로 통하는 곳이었다.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면서 내륙사들이 지니지 못한 장점을 지니며 매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고 있었다. 그러던 한라시멘트는 시멘트업계의 인수·합병(M&A)전이 시작되며 재무구조가 180도 바뀌게 된다.
◇대규모 차입금에 자산회전율 '0.7회→0.4회'
한라시멘트는 원래 프랑스계 글로벌 시멘트사였던 라파즈홀심이 보유하고 있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한라시멘트는 사실상 무차입경영 기조를 이어가며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이어가고 있었다. 사모펀드로 넘어가기 전인 2016년 말 한라시멘트의 부채비율은 34.3%에 불과했다.
부채 부담이 낮다 보니 자연스럽게 영업 외 비용도 그리 많지 않았고,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순이익으로 착실히 쌓을 수 있었다. 실제 2016년 이전 대부분 해에서 한라시멘트는 영업이익률과 순이익률의 차이가 1%포인트 이상 차이 나지 않는다.
총자산회전율도 다른 시멘트 업체들보다 높았다. 한 해 매출을 연말 자산총계로 나눠 산출하는 총자산회전율은 전체 자산으로 얼마나 효율적으로 매출을 냈는지 평가할 수 있는 척도로 쓰인다. 한라시멘트는 2016년 이전 꾸준히 0.7회 이상을 기록해왔다. 아세아시멘트와 쌍용양회, 성신양회 등은 약 0.5회 정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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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글랜우드-베어링 컨소시엄에 경영권이 넘어간 이후부터 발생했다. 2017년 컨소시엄에서 글랜우드가 빠진 후 베어링PEA는 금융권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조달한 뒤 선제적으로 배당금을 집행하는 '자본재조정(리캡, Recapitalization)'을 단행했다. 영업활동을 통해 순이익을 먼저 쌓고 그 재원을 바탕으로 배당을 집행하는 일반적인 투자금 회수 방법과 비교하면 순서가 다른 셈이다.
이런 기법은 위법 사항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한라시멘트의 각종 재무 지표를 모두 훼손시켰다. 투자금을 회수한 이후 베어링PEA는 곧바로 엑시트(Exit)를 선언했고 경영권은 현재 최대주주인 아세아시멘트로 넘어가게 됐다. 이때가 2017년 11월의 일이다.
2016년 말 20억원 수준이었던 총차입금이 이듬해부터 5000억원에 육박하면서 부채비율, 차입금의존도, 총자산회전율이 모두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말 한라시멘트의 부채비율은 376.6%이다. 늘어난 차입금(부채)이 자산총계에도 포함되는 탓에 총자산회전율은 0.4회대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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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된 반등, 시너지 효과로 극대화할까
한라시멘트는 자산 효율화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돌파구로 '아세아시멘트와의 시너지 효과'를 내세웠다. 한라시멘트는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새 경영방침은 '환경 경영 강화에 맞춘 효율적·효과적 공장 운영' '시너지 정착화', '안전사고 제로''등 3가지 주제로 설정됐다"면서 "동종업체인 아세아시멘트의 계열사로 편입된 이후 내륙사인 아세아시멘트와 해안사인 한라시멘트가 합쳐져 발생하는 시너지 창출 부분이 내내 업계의 화두였다"고 밝혔다.
실제 아세아시멘트의 공장 대부분은 서울, 제천 등 내륙 지방에 있다. 반면 한라시멘트의 경우 옥계, 광양, 포항, 인천 등 해안에 근접한 곳에 있다. 아세아시멘트와 한라시멘트는 서로 보유한 전국 영업망과 운송 인프라 등을 공유하며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올해 영업 실적도 나쁘지 않다. 한라시멘트의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232억원, 184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은 8.2%다. 매출 2028억원, 영업이익 106억원을 거둔 지난해 상반기보다 매출은 10%, 영업이익은 73% 증가하면서 반등을 이뤄내고 있다. 14억원의 적자를 봤던 순이익도 올해 상반기 65억원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박찬호 한라시멘트 기획팀장은 "올해와 같이 내년에도 시멘트 업계가 처한 대내외 환경이 결코 밝지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 만큼 더 많은 시너지 창출을 위한 양 사의 상호교류 확대 방안을 찾으려 노력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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