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07일 15: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콘텐츠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플랫폼의 진화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콘텐츠가 소비되고 있으며, 파생되는 부가 가치 또한 엄청나다. 콘텐츠 품질에 따라 기업의 가치가 매겨지고 성장성과 지속 가능성이 결정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드라마 제작사 '래몽래인'과 시각특수효과(VFX) 전문기업 '위지윅스튜디오'는 최고의 파트너를 만났다는 평가다. 래몽래인은 올해 하반기 들어 대규모 자본 확충에 나섰다. 그 중심에 바로 위지윅스튜디오가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올 7월 래몽래인 유상증자에 참여해 총 5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했다. 이 거래로 위지윅스튜디오는 래몽래인 신주 125만주(38.15%)를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앵커 투자자가 등장하자 후속 투자가 뒤따랐다. 메이플투자파트너스를 필두로 총 4곳의 기관 투자자가 같은 시기에 33억8000만원을 지원했다. 가장 최근에는 P&I문화기술투자조합 등이 9억원을 내놨다. 이렇게 올 하반기 래몽래인이 조달한 자금만 93억원에 육박한다.


래몽래인은 대규모 자본 확충에 성공하면서 급변하는 드라마 제작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 2017년 승승장구하며 중국 시장까지 노렸던 래몽래인은 대외 정치 변수에 발목이 잡히면서 성장세가 주춤했다. 하지만 이번에 우군들을 대거 확보하면서 다시 한번 도약할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먼저 드라마 제작사의 경쟁력이라고 할 수 있는 드라마 라인업 확충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올해 '더 뱅커'와 '어쩌다 발견한 하루'를 제작한 래몽래인은 2021년까지 총 11개의 작품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 제작 편수가 늘어나는 만큼 외형 확대와 수익성 제고가 기대되고 있다.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는 '콘텐츠 IP (지적재산권) 확보 전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래몽래인은 이미 '성균관 스캔들' IP를 통해 수 십억원 대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드라마 제작사의 자립 운영과 수익성 제고를 위해서는 IP 확보가 필수적인 만큼 향후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OTT와 웹드라마 등 뉴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에 발 맞춰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는데도 재원이 배분될 것으로 보인다.

위지윅스튜디오 또한 노림수가 많아졌다. 주력인 컴퓨터그래픽 기술은 이미 검증이 끝난 상태다. 영화 '신과 함께'와 '안시성', '군함도' 등이 그 증거들이다. 다만 콘텐츠 시대에는 복합과 융합이 필수적이다.

이에 위지윅스튜디오는 영상기술 제작 뿐만 아니라 콘텐츠 기획과 제작으로 그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후반 제작만 담당했던 기존 VFX 사업 구조를 뛰어 넘어 웹툰 기반 IP 홀더 '와이랩', 북미 OTT회사 '온디맨드코리아' 투자, 각종 콘텐츠 투자조합 출자 등 산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수익성을 높이고, 다시 이를 콘텐츠 시장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래몽래인 투자 역시 그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또 래몽래인의 숙련된 기획력과 제작 노하우를 CG와 VFX 등 실감 영상 콘텐츠와 결합시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다. 특히 위지윅스튜디오가 5G 콘텐츠 제작 등을 통해 전방위적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 국내 OTT와 글로벌 전략 공유가 기대되고 있다.

위지윅스튜디오는 미국 월트디즈니의 유일한 국내 협력사로, 최근 다양한 할리우드 영화에서 특수효과 업무를 수행했다. 이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론칭 예정인 디즈니플러스에 래몽래인과 함께 참여하는 방안도 실현 가능한 시나리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