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20 Times Square EOD]중순위 메자닌 투자자 리스크 관리 '도마'검토 초기 우려 제기…손실위험에 평판 훼손 불가피

조세훈 기자공개 2019-11-21 13:46:0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06: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뉴욕 맨하튼 중심부에 위치한 '20 타임스스퀘어' 투자 부실이 부각되면서 중순위 메자닌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른다. 동종업계와 달리 위험신호가 있었음에도 고수익만을 바라고 투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손실 없이 투자금을 회수하더라도 평판 훼손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1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중순위 메자닌B에 투자한 국내 금융사는 NH투자증권(1000억원), 롯데손해보험(200억원), 신한캐피탈(100억원) 등 세 곳으로 알려졌다. 20 타임스스퀘어는 총 5단계로 나눠 셀다운(재판매)이 진행됐는데, 세 금융사는 두 번째로 위험한 자산에 투자했다. 가장 위험한 후순위 메자닌은 미국계 자산운용사 포트리스가 약 7500만달러(880억원)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금융사는 20 타임스스퀘어가 뉴욕 타임스퀘어 중심 '노른자위 땅'에 위치한 점을 높이 평가해 투자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에서는 20 타임스스퀘어 개발이 위험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사업 시행사인 메이필드 디벨롭먼트가 토지 소유권이 없는 상태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건설자금마저 대출로 조달했기 때문이다. 토지의 경우 부지임차료를 기반으로 해 안정적이지만 건물은 완공과 임대실적이 연동돼 있어 더 위험한 구조다.

지난달 확정된 20 타임스스퀘어의 기한이익상실(EOD·Events of Default)도 호텔 준공 지연과 일부 리테일 공간의 공실이 문제가 됐다. 메자닌 투자는 사실상 담보 없는 신용대출 형태로, 상황에 따라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다.

이런 점 때문에 대다수 금융사들은 투자를 검토하지 않거나 보다 안전한 선순위에 투자했다. 해외부동산 투자로 유명한 미래에셋대우 등도 초기 검토단계에서 투자하지 않기로 한 것도 이런 점을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NH투자증권은 1000억원 단위의 투자를 결정하면서 리스크 관리의 허점이 생긴 것 아니냐는 시각이 제기된다.

롯데손보의 투자는 의외라는 평가다. 최근 금리가 인하되면서 손보사들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등을 중심으로 장기 대체투자 취급을 늘리는 추세다. 다만 위험성이 높이 부각된 해외 부동산 투자에 중위권 손보사인 롯데손보가 사실상 후순위 메자닌에 홀로 들어간 것은 보기 드문 투자라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다소 공격적인 결정이었다는 것이다.

투자 당시부터 업권의 주목을 받은 곳은 신한캐피탈이다. 캐피탈사가 대형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선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신한금융그룹은 글로벌 투자금융(GIB)을 통해 그룹 차원에서 안정적인 인프라 투자에 나서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런 조건에서 독자적으로 해외 투자에 나서며 주목을 받은 것이다. 다만 해외 투자 경험이 부족한 신한캐피탈이 위험한 메자닌 투자에 들어간 게 적절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EOD를 선언한 20 타임스스퀘어의 이자와 투자 원금 회수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EOD 선언으로 중순위 메자닌 투자자들에 대한 이자지급이 중단됐다. 금융사들이 집단 반발하면서 최근 한 차례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자 지급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더 큰 문제는 디폴트 선언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초 EOD 선언 이후 차주가 우선적으로 책임지고 관련 문제를 치유할 수 있도록 30일~90일 정도 치유기간을 부여했다. 이때도 치유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디폴트 선언으로 이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국내 금융사들은 디폴트 가능성을 대비해 김앤장을 통해 법률 검토를 거친 상태로 알려졌다.

시행사는 리파이낸싱을 통해 국내 투자자에게 투자금을 돌려주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EOD 선언으로 리파이낸싱을 추진하는 투자 자산에 대한 미국 금융사의 불신감이 높아진 상태다. 현재 20 타임스스퀘어는 1~2층만 공실 상태며 일부는 허쉬 초콜릿이 입주해 있다. 20 타임스스퀘어는 공실 부분이 적고 타임스퀘어 중심에 있어 일반적으로 대출이 나올 수 있지만, EOD 여파로 대출 통로가 막혀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시행사는 1~2층 공실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고, 건물뿐 아니라 토지에 대한 리파이낸싱을 통해 미국 금융사들의 우려를 해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리파이낸싱까지 이를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 IB업계 관계자는 "미국 금융사의 불신은 높아진 상태여서 높은 수준의 금리가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럴 경우 국내까지 리파이낸싱 물량이 넘어올텐데 과연 마케팅이 유효할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원금과 이자를 모두 돌려받더라도 평판 훼손은 뼈아픈 지점이다. 해외부동산 투자 문제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리스크 관리의 허점이 드러난 것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20 타임스스퀘어 투자건은 처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다"며 "고수익만보고 위험에 '배팅'한 데 대한 평가는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