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은행 이사회' 엿 본 삼성…지배구조 공시가 '트리거' 올해부터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작성 후 외부공개…'금융권이 최적 참고 사례' 판단

김장환 기자공개 2019-11-25 08:16:32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9일 16: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이 이사회 내규 변경을 목적으로 은행권을 들여다보게 된 이면에는 올해부터 기업 역시 '지배구조보고서'를 공시하게 됐다는 점이 담겨 있다. 국내 '1등'이자 글로벌 선도 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는 삼성은 지배구조 관련 부문에서도 '선두 주자' 자리를 지키고 싶어한다. 이를 위한 최적의 '롤모델'이 은행권이라고 본 셈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 측은 최근 KB금융지주 이사회 사무국 관계자들을 만나 이사회 운영 규정 등을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은행권 이사회 사무국 역할을 벤치마킹해 운영에 참고하기 위해서로 알려졌다.

삼성 측에서는 단순한 '스터디 차원'일 뿐이란 입장이다. 삼성 관계자는 "지난해 이사회 기능을 보다 강화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한 다양한 업종을 들여다보고 있다"며 "은행 이사회 운영 방식을 전면 도입하기 위한 목적은 아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의 행보가 은행 이사회 운영 기준을 기업에 전면 도입하기 위한 시도로 보고 있다. 이를 계기로 삼성전자 등 계열사 전반 이사회 운영 기준을 개정하게 될 것이란 예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 이사회 거버넌스를 롤모델로 삼아 실험적으로 도입하려고 한다"며 "이사회 운영 기준에 대한 상법과 은행법이 서로 강제성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기업이 은행처럼 보다 높은 기준을 도입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clip20191119154038

삼성이 은행 이사회 운영기준을 연구하기 시작한 건 올해부터 기업 역시 지배구조보고서 공시 대상이 됐다는 게 핵심 이유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총수의 법적 문제로 부침을 겪고 있는 삼성 입장에서는 사소한 사안이라고 해도 당국과 마찰을 빚는 것이 부담이다.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공시는 금융위가 주도해 올해 처음으로 시작된 제도다. 자산총액 2조원이 넘는 코스피 상장사는 이를 공시해야 한다. 15개 핵심지표를 준수하고 있는지 여부가 중점이다. 핵심지표는 크게 주주, 이사회, 감사기구 등 관련 준수사항 세부항목을 잘 지키고 있는지로 삼고 있다.

KB금융지주 이사회를 찾은 삼성물산 경우 15개 지표 중 4개 항목만 지키지 않고 있다. 대부분 주주 분류로 엮여 있는 사안이다. △주총 4주 전 소집공고 △전자투표 실시 △주총 집중일 외 개최 등이다. 이외에 이사회 항목으로 △집중투표제 채택이 있다. 다만 삼성물산은 영위하고 있는 주 산업인 건설업계에서 지표를 가장 잘 지키고 있는 기업 중 한 곳이다.

삼성물산 외 나머지 계열사들을 들여다보면 '중구난방'이다.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SDS, 삼성전기 등 삼성 각 계열사들은 지배구조보고서 핵심지표 준수 양상이 모두 다르다. 다른 대기업 계열사들과는 또 다른 양상이다. 통일성이 없다. 이를 어느 정도 갖추는 게 필요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사회 거버넌스 개편 과정에 계열사 전반의 통일성을 갖추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삼성이 이사회 규범 변경을 시도하려는 사유로 지목되고 있는 지배구조보고서의 핵심지표 원천이 '금융권'에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은행 경우 이미 오래 전부터 금융감독당국에 지배구조보고서를 제출해왔고 이를 발전시켜왔다. 지배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올 때마다 이사회를 비롯해 감사기구 등의 운영기준을 지속해 바꾸며 당국과 협의해왔다.

기업 지배구조보고서 역시 금융위가 포문을 연 사안인 만큼 은행권 관련 규정을 도입하는 게 가장 합리적인 방편일 수 있다. 삼성이 이사회 거버넌스 개편을 위해 은행권을 살피게 된 것도 결국 이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실제 삼성 외에도 최근 주요 기업들이 은행권 이사회 구성원들과 만남을 갖고 지배구조 재편 방안을 구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먼저 실현한 곳이 이사회에 은행 'DNA'를 이식한 최초의 기업이 된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